최근 몇 년간 KBO 올스타전을 돌아보면, 딱 떠오르는 장면이 없다. 그나마 지난해 이승엽 은퇴 시즌에 맞춰 이런저런 행사가 기획된 지난해 올스타전이 기억에 남기는 하지만 크게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경기력 또한 예년과 딱히 다를 게 없는 올스타전이었다.

오는 7월 13일과 14일 이틀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진행되는 '2018 신한은행 MYCAR KBO 올스타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 선수단 투표가 모두 끝났고, 막바지에 접어든 팬 투표도 마감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 대부분의 포지션에서는 윤곽을 드러낸 반면 일부 포지션은 여전히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올스타로 선정되길 바라면서도 '재미있는 올스타전'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이벤트성' 경기라고 하더라도 매년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올스타전 경기 이후 불꽃놀이가 개최되는 모습. 팬들 기억에 한 두 장면 정도는 기억에 확실히 남을 만한 올스타전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지난해 올스타전 경기 이후 불꽃놀이가 개최되는 모습. 팬들 기억에 한 두 장면 정도는 기억에 확실히 남을 만한 올스타전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 유준상


재미도, 팽팽함도 없는 KBO 올스타전에 대한 비판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벤트성 경기인 점을 감안해 감독들이 소속팀에서 중심 타선에서 활약하는 타자들을 테이블세터에 배치하는 등 정규시즌에 볼 수 없는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이것만으로도 팬들에게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올해 드림 올스타 1루수와 포수 부문에서 1위가 유력한 이대호, 양의지 두 명의 타자가 테이블세터로 나서는 것을 상상하면 재밌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

때로는 선수들끼리 준비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올스타전 단골손님' 홍성흔은 현역 시절 다양한 퍼포먼스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든 선수였다. 올스타전은 실력을 갖추기도 해야 하지만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야 초대받을 수 있는 자리이자 자신을 선택한 팬들에 대해 보답해야 하는 자리임을 잊어선 안 된다.

최근에는 특이한 라인업도, 눈에 띄는 퍼포먼스도 볼 수 없다. 그렇다고 두 가지가 사라진 올스타전에서 팽팽함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부상을 염려해 몸을 사리는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즌 내내 정교한 제구와 뛰어난 구위를 선보인 투수들은 올스타전만 되면 많은 피홈런을 허용한다.

나눔 올스타에서는 양현종, 드림 올스타에서는 니퍼트가 선발 투수로 나선 지난해에는 무려 32개의 안타가 쏟아졌고, 그중 8개의 안타는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타구였다. 승부의 추가 일찌감치 드림 올스타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긴장감도 없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지만,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거나, 또는 팽팽한 경기력을 선보이거나 적어도 한 가지 이상 올스타전에서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이도저도 아닌 올스타전은 크게 의미가 없다. 물론 실질적으로 동기부여가 될 만한 것이 없기는 하지만 '올스타'라는 자부심을 갖고 뛰어야 한다.

올스타전을 현장에서 보려는 팬들의 열정도 생각해줘야

올스타전을 포함해 전반기 마감 이후 4일 정도 정규시즌 일정이 열리지 않는다.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에게는 휴식의 기회이기도 하다. 올스타전에 출전하더라도 평소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는 날이다. 내년부터는 휴식기가 확대되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좀 더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올스타전을 관람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야구팬들도 생각해야 한다. 팬이 없으면 프로야구가 존재할 수 없고, 올스타전 또한 팬들의 투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평소에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없는 화려한 선수들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행사이자 경기이다.

전국 각지에서 하루에 10개 구단 팬들이 모여드는 광경을 보는 것도 올스타전이 아니면 볼 수 없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잠시 뒤로하고 모든 야구팬들이 하나가 된다. 편하게 쉴 수 있는데도 야구장으로 향하는 팬들의 열정도 선수들이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KBO리그 전반기 마감까지, 올스타전 개최까지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한여름에 울산에서 펼쳐지는 '별들의 잔치'가 '노잼' 올스타전이 아닌 선수와 팬 모두가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자리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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