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이후 상승세를 타던 LG 트윈스가 5연승에 실패했다. LG 트윈스는 20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7-11로 역전패했다. LG는 하루만에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LG의 패인은 선발 임찬규의 난조다. 그는 3이닝 8피안타 4사구 2피홈런 8실점(7자책)으로 뭇매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되었다. LG 타선은 7득점에 성공했지만 임찬규가 그보다 더 많은 점수를 빼앗겨 결코 승리할 수 없었다.


LG가 1회초 채은성의 적시타로 선취 득점했지만 임찬규는 곧바로 역전을 허용했다. 1회말 2사 2루에서 호잉과 송광민에 연속 적시타를 허용해 1-2로 뒤집어졌다.

이어 송광민 타석에서 임찬규는 1루 견제 악송구 실책을 저질러 2사 2루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송광민에 1타점 중월 2루타를 맞아 1-2가 되었다. 임찬규 본인의 실책이 역전으로 이어졌다.

2회말과 3회말 임찬규는 실점하지 않았지만 잘 맞은 타구가 계속 나와 불안했다. 결국 그는 4회말을 넘기지 못했다.

LG가 4-2로 앞선 4회말 임찬규는 오선진에 우전 안타, 하주석에 우월 2점 홈런을 맞아 다시 4-4 동점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인 최재훈에 사구, 이용규에 볼넷을 내줘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한 뒤 강경학에 1타점 중월 적시타, 이성열에 3점 홈런을 통타당해 순식간에 4-8로 재역전되었다. 강경학에는 체인지업이 높았고 이성열에는 1:3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속구를 밀어 넣다 맞았다.


이날 임찬규의 체인지업은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며 한화 타자들에게 공략당했다. 하지만 체인지업의 비중을 낮추지 않고 고집하다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되었다. 포수 유강남의 공 배합은 물론 벤치의 지시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LG 벤치가 임찬규의 강판을 미룬 것 역시 패착이었다. 지난해 임찬규는 24개의 몸에 맞는 공으로 리그 최다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머리와 오른쪽 어깨의 사이가 벌어져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릴 때 임찬규는 사구 허용이 많았다. 사구 남발은 임찬규의 고질적 약점이다.

이날 임찬규는 1회말 2사 후 김민하에 첫 번째 사구를 내줬다. 4회말 하주석에 동점 2점포를 허용한 직후 9번 타자 최재훈에 두 번째 사구를 허용했다. 피홈런 직후 사구 허용이라는 점에서 투수 교체 시점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징후였다.

9번 타자 사구 허용 뒤 상위 타선으로 이어져 흐름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LG 벤치는 투수 교체 타이밍을 미뤘고 이성열에게 홈런을 허용해 점수차가 4-8로 크게 벌어진 후에야 임찬규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임찬규의 교체를 서둘렀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 더 있다. 첫째, 임찬규는 지난 14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 2.1이닝 2피홈런 10실점으로 난타당해 패전 투수가 되었다. 이날 경기도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되었기에 다소 이른 시점에서 임찬규의 강판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 했다.

둘째, LG는 21일 청주 한화전의 선발 투수로 윌슨을 준비키시고 있었다. 최근 3경기 평균 소화 이닝이 8이닝에 달하는 이닝 이터 윌슨의 등판 전날인 만큼 20일 경기에는 좀더 빠른 시점에서 불펜을 투입해 승부를 이어갈 여력이 있었다.

하지만 LG 벤치는 임찬규의 교체 타이밍을 놓치고 무려 8실점이나 한 뒤에야 교체했다. 임찬규의 난조도 난조지만 LG 벤치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도 복기해 볼 여지가 있다. 2경기 연속 대량실점으로 선발 낙마 위기에 몰린 임찬규가 다음 등판에서는 팀내 최다승(8승) 투수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체크스윙] '국대' 오지환, LG 2위 도약 이끈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