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에 위치하던 LG 트윈스가 2위 경쟁에 뛰어들면서 중위권 판도에 변화가 일어났다. 5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선두 싸움의 중심에 있었던 SK 와이번스가 4위까지 내려왔고,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나란히 연승 행진을 달리면서 자리 다툼이 더욱 치열해졌다.

많은 홈런으로 야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SK는 공-수 양면에서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홈런 의존도가 여전히 크고, 마운드도 시즌 초와 비교했을 때 안정감이 떨어진다. 결국 팀 전체가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두 계단이나 내려와야만 했다.

반면 4, 5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중위권 팀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시즌 초반 부진에 허덕이던 롯데가 상승세를 보이더니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7위로 도약했다. 5위 넥센과 1.5경기 차에 불과할 정도로 간격이 좁혀졌다.

4위 자리가 낯선 SK, 추격하는 팀들 걱정해야 할 처지

서로 미루다 실책 위기 1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SK의 경기. 5회말 1사 한화 3번타자 이성열의 외야타구를 SK 유격수 박성한(왼쪽)과 2루수 김성현이 간신히 처리하고 있다. 2018.6.10

▲ 서로 미루다 실책 위기 1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SK의 경기. 5회말 1사 한화 3번타자 이성열의 외야타구를 SK 유격수 박성한(왼쪽)과 2루수 김성현이 간신히 처리하고 있다. 2018.6.10 ⓒ 연합뉴스


우승후보였고,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를 위협할 팀으로 손꼽혔다. '에이스' 김광현이 복귀를 앞둔 시점이었고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전력에 마이너스 요인이 보이지 않는 팀이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그 이상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4월까지 30경기 동안 20승 10패 승률 0.667로 두산 베어스와 함께 2강 체제를 구축했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는 기대만큼의 구위를 선보였고, 지난해 단일 시즌 최다 팀 홈런을 경신한 타선의 위력은 그대로였다.

그러나 5월 한 달간 두산과 4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두산을 압박할 기회를 눈앞에서 놓쳤다. 더 큰 문제는 필요한 경기에서 승수 쌓기에 실패하는 동안 SK와의 격차를 좁힌 한화 이글스가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결국 10일 한화전 패배로 3위로 내려온 SK는 2위로 올라갈 기회를 쉽게 잡을 수 없었다. 17일 롯데전 패배와 동시에 3위 자리마저 LG에게 뺏겼다. 2위를 지키는 것은 어려웠지만 4위로 추락하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이었다.

15일 롯데전부터 이어진 연패는 20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계속 이어졌다. 2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8회말에 터진 다린 러프의 역전 투런포로 삼성이 6-4 승리를 기록했다. 2회초 박정권의 3점포를 비롯해 4점을 뽑아낸 SK는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태훈의 부진으로 4연패 늪에 빠지고 말았다.

5위 넥센부터 8위 삼성까지 3경기 차

중하위권 팀들로선 5위까지 주어지는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현재 통합 2연패를 목표로 잡은 KIA가 5할 승률을 유지하는 게 다소 버겁고, 롯데와 삼성 두 팀이 KIA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구단 안팎으로 잡음이 들린 넥센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구단 운영에서 허점이 드러난 넥센은 악재를 딛고 5할 승률 유지에 사활을 걸었다. 넥센은 이번주 두산과 주중 3연전에서 일찌감치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고, 4위 SK와 승차를 2.5경기 차까지 좁혔다. 타자들의 고른 활약과 접전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불펜의 견고함이 돋보인다.

7위 롯데도 주목해야 할 팀 중 하나다. 최근 5연승으로 중위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슬럼프로 고생한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는 이번 달에만 10개의 홈런을 몰아치면서 팀의 반등을 이끌었다. 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전준우와 손아섭의 방망이도 뜨겁다.

9위 kt 위즈가 경쟁에서 이탈하면서 8위 삼성과 5경기 차로 벌어졌다. 5위 자리를 놓고 5위 넥센, 6위 KIA, 7위 롯데, 8위 삼성까지 총 네 팀으로 경쟁 구도가 압축됐다. 69경기를 치른 KIA와 롯데를 제외하면 모든 팀들이 7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이제는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 따라갈 기회가 많지 않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리그가 중단되는 8월 16일 이전까지 어떻게든 4위 또는 5위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것이 모든 팀들의 바람이다. 당분간 순위 변동이 잦을 가능성이 높지만 여러 팀들의 압박을 최대한 버티는 팀이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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