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의 대명사' 박용택의 대기록 달성이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 19일 청주 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LG와 한화의 경기에서 박용택이 안타 2개를 추가하며 최다 안타 신기록까지 5개의 안타를 남겨두게 됐다.

이 날 지명타자로 3번 타순에 배치된 박용택은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 팀의 4연승 질주에 크게 기여했다. 여기에 선발 투수 차우찬이 7.2이닝 4피안타 2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으로 군더더기 없는 피칭을 선보였다. 이 날 승리를 거둔 LG는 한화를 끌어내리고 2위 탈환에 성공했다.

한화와의 3연전이 진행되고 있는 청주 구장,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이 열릴 잠실구장 모두 이번주 비 예보가 없다. 지금 박용택의 페이스라면 이번주 내로 최다 안타 신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팬들은 하루 빨리 최다 안타 기록의 주인공이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타 추가하는 LG 박용택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LG 박용택이 우익수 오른쪽에 흐르는 안타를 날리고 있다.

▲ 안타 추가하는 LG 박용택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LG 박용택이 우익수 오른쪽에 흐르는 안타를 날리고 있다. ⓒ 연합뉴스


아무나 달성할 수 없는 기록, 리그 분위기는 '글쎄'

2007년 양준혁(당시 삼성, 現 MBC SPORTS+ 해설위원)의 KBO리그 첫 통산 2000안타 달성이 임박했을 당시 모든 야구팬들의 시선은 오직 양준혁 한 명만을 향했다.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팬들도 많았다. 그해 6월 9일, 양준혁은 잠실 두산전에서 2000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그 이후 300개가 넘는 안타를 기록한 양준혁은 '2318'이라는 숫자를 남긴 채 선수 생활을 마감했고, 최다 안타 기록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리그에서 오랫동안 롱런하지 않는 이상 양준혁의 아성을 뛰어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 사이 차근차근 안타 개수를 늘려나간 선수, 박용택이었다. 2002년 데뷔 이후 2008년을 제외한 전 시즌에서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고,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타율 3할을 지켰다. 여전히 박용택다운 타격을 선보이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KBO리그는 많은 야구팬들이 기다리는 대기록을 맞이할 준비가 됐을까. 양준혁이 2000안타와 가까워지고 있던 때와 비교했을 때 분위기는 그리 뜨겁지 않다. 리그 차원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도 아니다.

원정 경기에서 기록 달성이 이뤄질 경우 전광판에 축하 메시지가 표출되고, 상대팀과 소속팀인 LG에서 꽃다발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홈에서 대기록이 완성된다면 경기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전광판에 기념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다. 물론 꽃다발 전달도 진행된다.

KBO, '기록'도 마케팅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대기록 앞둔 LG 박용택 KBO리그에서 양준혁(은퇴·2천318개)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천300안타 돌파 기록을 앞둔 LG 트윈스의 박용택이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대기록 앞둔 LG 박용택 KBO리그에서 양준혁(은퇴·2천318개)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천300안타 돌파 기록을 앞둔 LG 트윈스의 박용택이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대팀과 LG만 박용택의 기록을 축하할 뿐 리그 차원에서 준비한 것은 없다. 기록의 가치를 감안한다면 단순히 양 팀의 축하만으로 끝나는 것은 뭔가 아쉽다. 그런 점에서 리그 차원에서 기록을 통해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하나의 축하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케팅이라고 하면 특별한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굿즈를 판매하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기록 역시 마케팅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보유한 LG에서 준비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지만 LG팬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박용택이라면 그를 위해 리그 차원에서 기록을 기념하는 마케팅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는 어떤 형식이 됐든 큰 문제가 될 게 없다.

경기를 멈추고 대기록을 축하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 날이 지난 이후에도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 기록이 남기 위해서는 리그가 노력해야 한다. 그토록 기다린 대기록 달성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KBO의 움직임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