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러브인메모리', (우)'연애플레이리스트'

(좌)'러브인메모리', (우)'연애플레이리스트' ⓒ 엄진아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로 드라마를 보는 시대, 요즘은 웹드라마가 강세를 이루고 있다. 웹드라마는 2013년에 국내에서 최초 웹드라마인 '러브 인 메모리'가 등장하면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연애 플레이리스트'(아래 '연플리')를 보면 누적 조회수 3억뷰 돌파, 페이스북 팔로워 160만 명, 유튜브 구독자 81만 명을 기록했다. 웹드라마는 10분 남짓의 짧은 영상으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클릭 하나로 쉽게 볼 수 있다. 바쁜 일상 속 TV 드라마를 챙겨 보기 쉽지 않은 현대인들에게 틈새 시간 동안 단숨에 정주행할 수 있는 웹드라마는 꽤나 매력적이다. 콘텐츠의 신흥강자로 등장한 웹드라마,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

 티몬 '신선한 사랑' 캡쳐

티몬 '신선한 사랑' 캡쳐 ⓒ 엄진아


첫째, 앞으로도 웹드라마의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웹드라마 형식의 광고에 대한 인기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이와 같은 형식의 광고를 선호하고 원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티몬의 '신선한 사랑'과 같이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드라마처럼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고, 광고 성적도 조회수 370만 회, 좋아요 8만, 공유수 8500회, 댓글 4만 개 등 좋은 결과를 냈다. 이로 인해 웹드라마의 형식 역시 우리가 TV로만 봐왔던 드라마와 같은 순수한 드라마보다는 상업적인 콘텐츠로 발달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웹드라마는 그 자체로 수익성 있는 상품이 되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 기반이 될 것이다. 2014년 방송된 웹드라마 '후유증'은 미국, 일본, 중국에 콘텐츠를 수출했고 중국에서는 오픈 2달 만에 조회수 6천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아래 전짝시)'은 방영된 에피소드와 유명 가수의 신곡을 뮤직비디오 형태로 제작했고, 에세이 형식의 책을 출간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해냈다. 또한 해당 제작사의 다른 웹드라마와 '전짝시'가 세계관을 공유하여 서로 다른 시리즈 속의 캐릭터들이 만나는 스핀오프 에피소드도 등장한다. 한 웹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세계적 콘텐츠 기업인 마블, 디즈니처럼 웹드라마도 하나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셋째, 러닝타임이 점점 길어질 것이다. 주로 웹드라마는 짧고 자극적인 영상이 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는 평을 받아왔지만, 웹드라마 제작사들은 스토리의 기승전결을 담아낼 만큼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한계를 느끼게 됐다. 하지만 스토리의 몰입도, 흥미 그리고 시청자의 기억에 남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면 러닝타임의 한계는 줄어들 것이다. 이에 대해 기린 제작사 박관수 대표는  '미생 프리퀄'의 사례를 들었다. 각 에피소드가 10분 이상이지만 6분으로 제작된 마지막 편의 시청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고, 10분이 넘어가는 러닝타임에도 길다는 반응은 적었다고 밝혔다.

1824 타깃으로한 웹드라마, 이젠 중장년층도?  

 (좌)'사당보다는 먼, 의정부보다는 가까운', '오구실', (우)SNS 이용 추이 및 이용 행태(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5)

(좌)'사당보다는 먼, 의정부보다는 가까운', '오구실', (우)SNS 이용 추이 및 이용 행태(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5) ⓒ 엄진아


넷째, 웹드라마의 타깃층이 확장될 것이다. 대부분의 웹드라마 작품들은 로맨스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1824세대를 타깃으로 한다. 하지만 '사당보다는 먼, 의정부보다는 가까운'은20대 후반 직장인을, '오구실'은 30대 싱글여성을 주 타깃으로 하면서 누적 조회수 1천만 이상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웹드라마 시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30대 이상의 시청자들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SNS 이용 추이 및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3, 40대, 50대 이상의 SNS 이용률은 2013년 대비 2014년에 모두 14% 이상 증가했다. 또한 2017년에는 유튜브, 네이버 등을 통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이용률이 각각 76%, 66%, 57%에 육박한다. 즉, 웹드라마 시청자로 중장년층이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왼쪽 위부터)중앙선관위 '중립적인 사람들', 식약처 '프로의 탄생', 법무부 '저스티스 팀'

(왼쪽 위부터)중앙선관위 '중립적인 사람들', 식약처 '프로의 탄생', 법무부 '저스티스 팀' ⓒ 엄진아


마지막으로 웹드라마를 만드는 목적, 주체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현재 존재하고 있는 대부분의 웹드라마 작품들은 대기업, 전문 스튜디오들이 수익 목적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부, 지자체, 공기업 등에서 정책 홍보, 공익 캠페인 확산, 소통 창구 마련을 위해 웹드라마에 투자·제작하고 있다. 그 예로 법무부가 기획·제작한 웹드라마 '저스티스 팀', 식약처 '프로의 탄생', 중앙선관위 '중립적인 사람들' 등이 있다. 또한 유명 게임 개발사인 엔씨소프트는 사원 교육을 위해 웹드라마를 이용했다. 이처럼 더욱더 다양한 주체가 다양한 목적으로 웹드라마 투자·제작에 뛰어들 것이다.

현직 전문가들은 웹드라마 산업의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쉘 위 링크>를 제작한 스튜디오 링크의 박경호 대표는 "이제는 크리에이티브한 내용,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TV와 모바일에 동시에 송출하는 것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취업전쟁>의 페이퍼 필름 강민구 대표는 "웹드라마는 점점 더 상업적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로 성장할 것이다"라며 "웹드라마의 활용 필드와 주체가 늘어날 것이다."라고 답했다.

2013년 '러브 인 메모리'부터 2017년 '연플리'까지 오는 동안 웹드라마는 독자적인 장르로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웹드라마가 원천 콘텐츠로서 완전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완성도와 작품성을 갖춰야 하고, 정부와 기업에서도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웹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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