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치는 김현수 2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한화 대 LG 경기. 7회 말 1사 때 LG 김현수가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18.5.20

▲ 홈런 치는 김현수 2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한화 대 LG 경기. 7회 말 1사 때 LG 김현수가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18.5.20 ⓒ 연합뉴스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국내로 돌아온 김현수의 방망이가 뜨겁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74,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팀 내에서 가장 페이스가 좋은 타자다. 김현수의 활약 덕분에 LG 트윈스는 중하위권 팀들의 거센 추격에도 4위를 수성하고 있다.

영입 당시 과감한 투자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오버페이라는 비난도, 팀의 사정을 감안하면 과감하게 투자할 만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결국 이러한 평가들을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은 선수의 몫이었다. 더군다나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돌아온 그에게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30일 현재 그의 올시즌 기록은 55경기 타율 0.372 9홈런 41타점이다. 전 경기에 출장하면서 최다 안타와 득점 부문에서는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2.91로 리그 전체 타자들 가운데 양의지(두산, 3.06)에 이어 2위다. 이 정도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용택 부진-가르시아 부상, LG에 김현수마저 없었다면

김현수는 지난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9회초 2사 1, 2루에서 롯데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결승 타점을 만들어냈다.

이날 LG는 13안타를 몰아치고도 찬스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8회초까지 양석환의 투런포를 제외하면 LG 타선이 뽑아낸 점수는 단 한 점도 없었다. 이날 등판 전까지 올시즌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적이 없는 손승락이 등판하면서 분위기가 롯데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김현수의 결정적인 한방으로 승기를 잡는 데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기둥 역할을 했던 박용택이 예년에 비해 부진하고, 시즌 초반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의 부상으로 중심타선이 다소 약해졌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타선에 김현수가 없었다면 LG는 지금보다 훨씬 어렵게 시즌을 풀어갔을 것이다.

물론 채은성, 양석환 등 지난해보다 기량이 발전된 선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지만 김현수가 있기에 이들의 부담감이 줄어들 수 있었다. 지난해 박용택 홀로 고군분투하던 타선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또한 수비에서도 김현수 효과가 나타났다.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꾸린 라인업에서는 항상 외야 수비의 불안함이 드러나곤 했는데, 올시즌에는 김현수-이형종-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외야 라인을 구축하면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야수들의 역할이 중요한 잠실에서는 그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뚜렷하게 나타난 김현수 효과, 과제는?

홈런 치는 김현수 2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한화 대 LG 경기. 7회 말 1사 때 LG 김현수가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18.5.20

▲ 홈런 치는 김현수 2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한화 대 LG 경기. 7회 말 1사 때 LG 김현수가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18.5.20 ⓒ 연합뉴스


아직 잔여 경기가 많아 김현수의 영입을 성공 또는 실패라고 단정짓기에는 이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어느 정도 자신의 몫을 했고, 팀의 공-수 모두에서 영입 효과가 나타났다. 젊은 야수들에게는 경기 외적으로도 김현수의 조언 등이 큰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김현수에 대한 의존도다. 박용택의 짐이 고스란히 김현수에게 전해졌을 뿐 타선의 상황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이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2% 부족한 느낌이다.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면서 팀 공격의 핵심이나 다름이 없었던 '주전 포수' 유강남(5월 타율 0.162 홈런 0개)의 방망이가 식은 게 가장 아쉽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4월까지 타율 0.340 8홈런으로 맹타를 휘두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유강남을 비롯해 모든 타자들이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LG가 김현수를 영입한 이유는 단순히 포스트시즌 진출 때문만이 아니다. 그 이상을 바라봤기 때문에 거액을 투자할 수 있었다. 아직 김현수는 영입 효과를 모두 다 보여주지 않았고, LG는 아직도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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