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를 달리는 두산에게도 해결해야 할 고민은 있다. 바로 주전 1루수와 우익수 문제다. 외국인 타자 파레디스와 지난해까지 팀의 주전 1루수로 경기에 나섰던 오재일이 시즌 초반 나란히 부진하면서 김태형 감독이 원했던 라인업을 꾸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외국인 타자 파레디스는 교체돼도 할 말이 없다. 여전히 팀이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넉넉하게 시간을 주고 있지만 그동안 그가 보여준 내용은 매우 실망스럽다. 3월 25일 잠실 삼성전 이후 담장 밖으로 날린 타구는 단 한 개도 없고 외야 수비와 1루 수비 모두 불안하다.

민병헌(롯데)의 FA 이적과 파레디스 고민으로 공석이 된 우익수 자리는 전쟁터가 됐다. 정진호, 김인태, 국해성, 조수행 등이 경쟁에 뛰어들었고, 최근에는 국해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런데 지난 27일 삼성전에서 4회말 주루 플레이 도중 무릎에 통증을 느꼈고, 이튿날 검진 결과 좌측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잔여 경기 출장이 불투명해졌다. 이는 개인과 팀 모두에게 '최악'이다.

안타까운 국해성의 이탈, 두산 외야진도 '비상'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한 국해성은 시즌 개막 이후 꾸준하게 1군에서 살아남기 어려웠다. 부상이 발생하기 전까지 2군에 세 차례 다녀왔다. 그 어느 때보다 외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다 보니 감독으로선 여러 명의 선수를 두루 살펴보고 싶었다. 김인태, 정진호 등 다른 외야수도 마찬가지이다.

국해성 부상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경기.

4회말 다리를 다친 두산 국해성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국해성 부상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경기. 4회말 다리를 다친 두산 국해성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랬던 국해성은 2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이튿날부터 선발 출전했다. 25~27일 삼성과의 3연전에서 7타수 4안타를 기록해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고, 26일에는 올시즌 첫 멀티히트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팬들의 눈도장을 받으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2008년 육성 선수로 두산에 입단하고 10년 가까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이종욱(NC), 김현수(LG), 정수빈(상무) 등이 주전으로 활약하는 시간 동안 종종 교체 멤버로 나서는 것에 그쳤다. 그마저도 '화수분 야구'를 자랑하는 두산에서는 쉽지 않았다.

부상 직후에도 본인은 트레이너에게 계속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할 수 있어요'라는 그의 말이 중계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고 이를 지켜본 두산팬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누구보다도 간절했다는 것을 잘 아는 팬들은 그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길 바랐지만 검진 결과를 감안했을 때 당분간 국해성을 그라운드 위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지난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정진호와 김인태가 말소됐고 28일 국해성까지 빠지면서 엔트리(29일 경기 전 기준)에 남아있는 외야수가 네 명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도현, 이우성, 사공엽 등 누군가가 올라올 가능성이 있지만 확실하게 신뢰를 줄 만한 야수는 없다.

현재 외야 자원은 단 네 명, 조수행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김재환, 박건우, 파레디스, 조수행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외야수다. 파레디스에게 외야 수비를 맡길 수 없다고 한다면 결국 김재환, 박건우, 조수행이 외야진을 책임져야 한다. 특히 국해성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하는 조수행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2군에 내려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 합류한 이후 줄곧 1군에서 활약했다. 44경기 동안 51타수 15안타 타율 0.294 7타점으로 출장 경기 수에 비해 많은 타석에 들어서진 못했다. 주로 경기 중후반에 나서다 보니 선발로 나설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수비 범위가 넓은 조수행이 나와야만 한다. 작전 수행이나 주루 능력을 보더라도 조수행은 선발로 출전하더라도 충분히 자신의 몫을 다할 수 있는 선수이다.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만큼 조수행의 역할에 기대를 걸 수 있다.

정진호와 김인태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이번 주중 3연전은 조수행에게 가장 중요한 3연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위 SK와의 3연전의 결과에 따라 팀이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고, 조수행도 이번 시리즈 활약 여부에 따라 좀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두산은 어느 특정 선수가 빛나기보단 모든 선수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팀이다. 변수에 의해 쉽게 흔들리지 않고 버텨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도 조수행, 그리고 두산은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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