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SK의 거센 추격으로 선두권 경쟁에 불이 붙는 듯했지만,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은 두산이다. 20승 고지에 선착한 이후 큰 위기 없이 순항하고 있다. 불안했던 마운드는 안정감을 찾았고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던 몇몇 타자들도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두산은 7일 현재 25승 10패 승률 0.714로 2위 SK와 간격은 2G 차이다. 중위권은 물론이고 3위 한화와 격차도 6.5G 차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팀 순위는 리그에서 가장 높지만, 투-타 지표를 휩쓸고 있는 것은 아니다. 두산이 꾸준하게 선두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WAR 타자 전체 1위' 아무도 대체할 수 없는 양의지의 존재감

두산 양의지 솔로 홈런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서울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초 두산 공격 무사 상황에서 두산 양의지가 좌익수 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18.4.24

▲ 두산 양의지 솔로 홈런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서울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초 두산 공격 무사 상황에서 두산 양의지가 좌익수 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18.4.24 ⓒ 연합뉴스


7일 현재 35경기 117타수 46안타 타율 0.393(전체 2위) 6홈런 23타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2.25(타자 전체 1위), 타격 기록만 놓고 보더라도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 기록의 주인공, 두산의 안방을 지키고 있는 양의지이다.

'안방마님' 양의지의 존재감은 단순히 기록만으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타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양의지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크다. 상대 타자와 수싸움, 투수를 리딩하는 능력, 도루 저지 능력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는 포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양의지의 올시즌 CERA(포수 출장 시 투수 평균자책점) 3.81로 1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가운데 가장 낮다. 그만큼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수 있게 이끌었다는 의미이다. 지난해보다 마운드의 평균 연령이 눈에 띄게 낮아지면서루 저지율도 0.467로 주자들의 도루를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포수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두산의 포수 자원은 다른 팀들보다 많은 편에 속한다. 박세혁, 장승현, 박유연과 더불어 군입대한 이흥련과 최용제까지 돌아온다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그럼에도 이들 중에서 양의지의 빈 자리를 100% 메울 수 있는 포수는 아직 없다. 그 누구도 양의지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기는 어렵다. 벌써부터 '예비 FA' 양의지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두꺼운 선수층, 이것이 '화수분 야구'

타율 0.294(리그 2위), 타점 198타점(2위), 2루타 76개(1위), 3루타 12개(1위), OPS 0.834(3위) 등 주요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팀 실책 12개(최소 1위), 수비율 0.989(1위) 등 수비에서도 강팀의 면모가 드러난다. 이러한 지표의 시작점, 바로 두꺼운 선수층이다.

두꺼운 선수층은 올  시즌에도 두산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외국인 타자 파레디스가 말소됐음에도 공-수에서 기존 야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해까지도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크지 않은 팀이었지만 그 격차가 올시즌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부상으로 이탈한 야수도 없다.

FA 민병헌의 이적, 파레디스의 부진으로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외야진에서는 정진호, 조수행, 김인태 등 백업 야수들이 한꺼번에 등장했다. 내야진에서는 주전과 백업을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

감독 입장에서는 탄력적으로 야수들을 기용할 수 있고, 선수들로선 다른 선수의 활약으로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경기를 점점 치르고 날씨가 더워지더라도 두산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화수분 야구는 남은 시즌에도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마운드 신구조화, 유희관 제외하면 큰 고민 없다

두산 선발 유희관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이스의 경기. 두산 선발 유희관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8.4.22

▲ 두산 선발 유희관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이스의 경기. 두산 선발 유희관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8.4.22 ⓒ 연합뉴스


마운드도 지난해보다 사정이 나아졌다. 제구 난조로 2군에 내려간 선발 유희관을 제외하면 고민을 찾아보기 어렵다. 선발과 불펜 모두 젊은 투수들의 활약으로 숨통이 트였고, 특히 매년 두산의 고민거리였던 불펜도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즌 초반 김강률과 이현승, 김명신 등 주축 구원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 등으로 이탈하면서 개막 직후에는 불펜 운영이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마무리로 활약한 김강률의 부진이 뼈아팠다. 그렇게 젊은 투수들만이 불펜에 남게 됐고, 걱정이 가득했다.

누구보다도 팀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젊은 투수들이 힘을 보태기 시작하자 먹구름이 사라졌다. 지난해 5선발로 나선 함덕주가 뒷문을 지켰고 올시즌 불펜에서 시즌을 맞이한 이영하는 선발 투수로서도 호투를 이어갔다. 박치국, 곽빈, 김정후 등 불펜에 가세한 투수들도 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

한때 하위권까지 처졌던 불펜 평균자책점이 4.87까지 내려오면서 리그 4위에 해당하는 수치를 나타낸다. 불안 요소마저 사라지고 있는 두산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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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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