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만 해도 인천 유나이티드의 시즌 초반 행보는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전북 현대를 잡는 이변을 일으켰고, 지난 1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6위까지 올라서는 등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는 지난 2016시즌과 2017시즌과 비교해봤을 때 확연한 차이가 난다. 2016시즌엔 초반 5경기에서 1무 4패, 지난 시즌에는 3무 2패의 성적을 기록했는데 결과적으로 두 시즌 모두 처절한 강등권 경쟁을 펼치다 힘겹게 잔류에 성공했던 시즌이었다.

그랬기에 초반 4경기에서 승점 5점을 기록해 인천이 현재까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상위 스플릿에 올랐던 2013시즌(초반 5경기 2승 2무 1패) 이후 가장 좋은 시즌 초반을 보내며 올시즌은 강등권 경쟁 탈출에 대해 기대를 해볼 법했다.

재미있는 경기 보여주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 채우지 못한다면...

격려하는 인천 선수들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1-1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4.1

▲ 격려하는 인천 선수들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1-1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4.1 ⓒ 연합뉴스


하지만 지난 7일 전남과의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따낸 이후 29일 경남전까지 무려 5연패를 기록하며 순위가 수직 낙하하면서 11위까지 내려 앉았다. 29일 치뤄진 경남과의 홈 경기에서는 2-1로 앞선 후반 5분 경남의 네게바가 퇴장당해 수적 우위인 상황에서 그 우세함을 살리지 못한 채 패했다는 점에서 인천에겐 뼈아픈 대목이었다.

시계를 3월 중순으로 돌려 보면 인천은 전북과의 경기를 3-2로 승리한 이후 경남전까지 8경기째 무승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간에 서울과의 경기는 패할 뻔한 경기를 송시우의 극적인 동점골로 무승부로 끝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문제는 수비가 불안하다 보니 다득점을 기록하고도 승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특히 매 경기마다 실점을 허용하는 수비진에서의 집중력 저하와 실책성 플레이는 아쉬움을 남긴다. 인천이 올시즌 무실점으로 마친 경기는 지난달 17일 대구와의 홈 경기가 유일하다. 0-1로 패한 상주전과 1-1로 비긴 서울전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선 2골 이상 실점을 하며 수비진이 무너지며 패배가 이어지게 됐다.

수비진의 실책과 집중력 저하가 가장 아쉬운 대목은 경기 종료 직전 허용하는 실점으로 승점을 잃는 경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난 7일 전남과의 홈경기에선 후반 45분 무고사가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종료 직전 곧바로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0-1로 패한 상주전에서도 종료 직전 임채민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한 경기였다. 또한 수원과 경남전에서는 앞서나가는 경기를 지키지 못해 동점을 허용하다 경기 막판 결승골을 허용해 패배를 기록했다.

공격진은 지난 시즌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무고사, 문선민, 쿠비를 비롯해 아길라르가 포진한 공격진은 올시즌 10경기 동안 14골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시즌 기록한 인천의 32골에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그리고 인천은 6위 이하 팀 중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8위 강원 15골). 하지만 수비가 뒷받침 되지 못하니 인천의 날카로운 공격은 무용지물에 그치고 마는 꼴이다.

벤치가 약한 것도 아쉬움이 남는다. 인천이 4월 들어 연패를 거듭하는 이유 가운데는 베스트11 변화의 폭이 넓지 않다 보니 이들을 대체할 선수가 많지 않아 빡빡한 일정 속에 체력저하를 피할 수 없다. 이는 결국 막판 집중력 저하로까지 이어지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이럴 때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뒷받침해줘야 하지만 베스트11 선수들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교체를 통해 경기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하지만 인천의 벤치멤버 중엔 경기흐름에 변화를 줄 만한 카드는 송시우 외엔 딱히 없는 게 현실이다.

분명 인천은 지난 시즌에 비하면 용병의 퀄리티도 한결 높아진 데다 미드필드에서의 노련한 경기 운영도 돋보이고, 다득점을 터뜨리면서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주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장점들을 살리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결국 잡을 수 있었던 경기들을 놓친 인천은 강등권 경쟁이란 결과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 경남FC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깔끔한 기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