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가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처럼 극적인 드라마를 쓸 준비를 마쳤다.

맨체스터 시티는 오는 11일 홈인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리버풀과의 경기를 치른다. 1차전 원정에서 0-3으로 완패한 맨시티는 2차전에서 실점 없이 4득점 이상을 해야 4강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맨시티가 처참한 패배 맛봤던 1차전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극강의 모습을 보여왔다. 리그에서 단 1패만을 기록했고, 매 경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밥 먹듯이 승점을 챙겨왔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만난 팀은 맨시티에게 유일한 1패를 안겨 주었던 리버풀이었다.

경기 시작 전 리버풀의 우세를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리버풀은 중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엠레 찬이 부상으로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반면 맨시티는 스톤스, 멘디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가 출격할 준비를 마쳤다.

맨시티는 왼쪽 수비수로 라포르테를 출전시키며 변형 4백을 들고 나왔다. 라포르테를 왼쪽 수비수로 출전시킨 것은 사실상 3백 형태로 중원 싸움과 공격력 우위에 중점을 두겠다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략이었다. 또한 권도간을 우측 윙어로 배치하며 중원에 무게감을 더했고, 지난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에서 야유 소리에 부진했던 스털링을 제외했다.

리버풀은 엠레 찬의 자리에 밀너를 투입했다. 활동량 면에서 엠레 찬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밀너이기에 클롭 감독은 주저 없이 밀너 카드를 꺼내들었다.

리버풀은 전반전에 승부를 띄웠다. 마네, 살라, 피르미누 등은 쉴 틈도 없이 상대 수비수들을 압박하며 맨시티가 좋아하는 수비 진영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을 잘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경기 초반 맨시티는 공격 전개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리버풀은 효과적으로 맨시티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후 리버풀은 한 차례 빠른 공격으로 상대 골문을 흔들었다. 수비 진영에서 롱패스를 통해 피르미누가 역습을 주도했고, 워커의 실수를 피르미누가 끝까지 집중력을 가지며 기회를 만들어냈고 마무리는 역시 살라였다.

맨시티도 곧바로 반격의 기회를 맞았다. 다비드 실바가 개인 능력으로 맨시티의 게겐 프레싱을 뚫어냈고, 사네는 1대1 기회나 다름없는 찬스를 맞았지만, 아쉽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맨시티의 공격 실패 후 다시 리버풀이 기회를 잡았다. 리버풀은 체임벌린이 중원에서 노마크 찬스를 맞았고, 이를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마무리하며 2-0 리드를 가져갔다.

'살라 1골 1도움' 리버풀, 맨시티 3-0 완파…4강 청신호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오른쪽)가 4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시티와의 8강 1차전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전반 12분 선제 결승 골을 넣은 살라는 31분 사디오 마네의 쐐기 골을 도우며 맹활약했다. 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리버풀을 3-0으로 꺾고 4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 '살라 1골 1도움' 리버풀, 맨시티 3-0 완파…4강 청신호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오른쪽)가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시티와의 8강 1차전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전반 12분 선제 결승 골을 넣은 살라는 31분 사디오 마네의 쐐기 골을 도우며 맹활약했다. 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리버풀을 3-0으로 꺾고 4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 EPA-연합뉴스


이후에도 리버풀의 기세는 이어졌다. 살라가 오른쪽 측면에서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냈고, 살라의 크로스를 마네가 헤딩 슛으로 마무리하며 3-0 리드를 만들어냈다. 경기를 거의 끝내버리는 골이었다.

전반전을 3-0으로 끝낸 리버풀은 후반전에는 지키는 수비로 돌입했다. 물론 강력한 압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좌우 윙백 로버트슨과 아놀드는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상대 공격수들을 저지했고, 앞선에서의 압박도 이어졌다.

맨시티는 측면의 사네와 데브라이너를 중심으로 기회를 만들기는 했지만 마무리를 짓지는 못했다. 특히 사네는 측면에서 스피드와 개인기를 이용해 상대 수비를 계속해서 흔들었지만 리버풀 수비 3~4명에 고립되며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경기 막판 맨시티는 스털링까지 투입하며 공격진을 강화했지만, 이는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맨시티는 3-0 처참한 패배를 맛볼 수밖에 없었다.

2차전 맨시티는 어떻게 달라질까?

1차전 3-0 패배를 당한 맨시티는 4강 진출 또는 연장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소 3골이 필요하다. 골을 많이 넣기 위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구에로, 제주스 투톱을 동시에 가동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아구에로와 제주스는 지난 주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출전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맨시티가 리그에서 5-0으로 리버풀을 잡을 당시 아구에로와 제주스는 나란히 선발 출전하여 둘이 합쳐서 3골을 기록했다. 비록 당시 마네가 퇴장으로 빠지는 변수가 있었기는 하지만,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투톱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2018년 1월 14일(현지 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게로가 리버풀의 수비수 요엘 마티프를 상대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2018년 1월 14일(현지 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게로가 리버풀의 수비수 요엘 마티프를 상대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수비진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 선발 출전했던 델프를 다시 왼쪽 수비에 놓고 오른쪽 측면 수비에는 리그에서 휴식을 취한 워커가 배치될 전망이다. 중앙 수비는 오타멘디를 중심으로 라포르테 혹은 콤파니가 오타멘디와 호흡을 맞출 거승로 보인다.

결국 리버풀 수비를 깨기 위해선 사네가 살아야 한다.

사네는 지난 리버풀과의 리그 2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였다. 자신의 압도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돌파, 그리고 환상적인 피니쉬 능력까지 보여주며 리버풀의 수비진을 마구 흔들었다.

지난 경기에서도 사네의 움직임은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사네는 드리블을 통해 1,2명의 수비는 가볍게 벗겨냈지만, 후속 대처에서 크로스 미스라던지, 드리블 미스로 마무리를 짓지 못하며 기회를 수차례 날렸다.

하지만 맨시티는 사네를 믿을 수밖에 없다. 리버풀의 가장 큰 약점은 이제 중앙 수비가 아니라 측면 수비이다. 시즌 초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던 리버풀의 중앙 수비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반 다이크의 합류 이후 확실히 달라졌다. 중앙 수비가 안정되자 흔들렸던 카리우스 골키퍼도 안정을 되찾았고, 지난 경기에서 무실점 활약을 펼쳤다.

결국 맨시티가 가장 흔들 수 있는 부분은 측면인 것이다. 사네가 주로 활동하는 지역은 왼쪽 측면이다. 맨시티의 왼쪽 측면을 막는 선수는 바로 1998년생 아놀드다. 이번 시즌 클라인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아놀드는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가장 없는 선수 중 1명이다. 어린 선수인만큼 큰 경기에서 한 번 실수할 경우 크게 흔들려 사네에게 많은 기회를 내줄 수 있다.

누가 봐도 리버풀이 4강에 진출할 확률이 더 높은 것은 확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가 4-0 스코어를 6-1로 뒤집었듯이 맨시티도 못할 법은 없다.

과연 맨시티가 새로운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맨시티 리버풀 축구 해외축구 챔피언스리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