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시즌 첫 홈경기 등판에서 7이닝12K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오타니는 시즌 첫 홈경기 등판에서 7이닝12K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 MLB.com 화면캡처


시즌 개막 후 오타니 바람이 점점 태풍으로 변하고 있다. LA 에인절스의 '야구 괴물' 오타니 쇼헤이는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1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7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친 오타니는 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기며 평균자책점을 2.08로 낮췄고 경기는 에인절스가 6-1로 승리했다.

한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 경기에서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타율 .325 3홈런 6타점 6득점). 특히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2사 1, 2루에서 오승환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올해 첫 코리안 빅리거 투타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오승환 평균자책점 3.60).

3경기 연속 홈런에 이어 6.1이닝 퍼펙트

오타니는 지난 3월 30일 메이저리그 개막 후 열흘 동안 한 편의 반전 판타지 드라마를 써내려 가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극심한 부진(평균자책점 16.20, 타율 .083)에 빠졌을 때만 해도 '마이너리그에서 한 수 배우고 오라'는 비아냥거림에 시달렸던 오타니는 시즌 개막 후 '야구괴물'이라는 별명에 완벽히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고교생 수준'에 불과하다던 타격에서의 반전은 놀라운 수준이다. 개막전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예고편을 보여준 오타니는 이후 3경기에서 3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빅리그 역사에서 데뷔 후 4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오타니를 포함해 총 6명에 불과하다. 타격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자 오타니의 진짜 재능은 타격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

하지만 오타니는 '투타겸업'을 선언한 선수답게 9일 오클랜드전에 예정대로 선발 등판했다. 장소가 O.co 콜리세움에서 에인절 스타디움으로 바뀌었을 뿐 데뷔전(6이닝 3실점 승리)과 같은 상대였다. 흔히 투수가 2경기 연속 같은 팀을 상대하면 투수에게 불리하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타자들이 그 투수의 투구패턴을 몸 속에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타니에겐 그런 일반적인 상식은 통하지 않았다.

1회부터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포문을 연 오타니는 6회까지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시속 160km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스플리터로 오클랜드 타자들을 완벽하게 힘으로 압도했다. 에인절스 타자들도 마이크 트라웃과 라이언 쉼프의 홈런을 묶어 6회까지 6점을 뽑아줬고 오타니는 홈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퍼펙트 도전을 이어갔다.

7회 선두타자 맷 조이스를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낼 때만 해도 오타니의 퍼펙트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는 듯 했다. 하지만 마커스 시미언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며 7회 1사에서 퍼펙트 행진이 마감됐다. 퍼펙트 마감 후 제구력이 급격히 흔들린 오타니는 제리 로우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지만 크리스 데이비스를 투수 땅볼, 맷 올슨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스스로 첫 위기를 끊어내고 이날의 투구를 마감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도 지난 2014년 5월 27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7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가 8회에 깨졌던 적이 있다. 아마 일본의 야구 팬들도 이른 아침부터 4년 전 한국 팬들이 느꼈던 설렘을 느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의 거구들을 완벽하게 힘으로 압도했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한동안 오타니 열풍은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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