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펼쳐진 '2017-2018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리버풀 FC는 맨체스터 시티 FC를 상대로 전반에만 3골을 터뜨려 3-0으로 승리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과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략 싸움으로 이목을 끈 리버풀과 맨시티의 경기는 두 팀, 두 감독의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받았다. 직선적이고 부지런한 축구를 구사하는 클롭의 리버풀과 계산적이고 세밀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과르디올라의 맨시티. 경기 전만 해도 과르디올라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리버풀이 내리 3점을 득점하며 비교적 이른 시간에 승리의 추가 기울었다. 세간의 예상과는 다르게 클롭은 어떻게 3점 차 대승을 거둘 수 있었을까.

자신의 무기에 집중할 것인가, 상대의 무기를 막는데 주력할 것인가. 이 갈림길에서 리버풀은 자신의 강점으로 상대의 무기를 삼켜버리는 것을 택했다. 전방 압박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맨시티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으며, 협력수비로 위협적인 맨시티의 측면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살라와 마네를 앞세운 빠른 공격 또한 효과적이었다. 강한 압박으로 높은 곳에서 공을 탈취한 리버풀은 측면에서의 스피드로 시종일관 맨시티의 수비진을 힘들게 했다.

반면 맨시티는 잘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페르난지뉴-데 브라이너-실바로 구성한 삼각 편대를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나갔고 오른쪽 날개에 중앙 미드필더 귄도안을 출전시키며 중원 싸움에 힘을 더했다. 좌우측 수비수로는 라포르테와 워커가 나왔다. 비교적 전진하지 않으며 후방 빌드업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라포르테와 직선적이고 공격적인 워커의 비대칭적 운영이 눈에 띄었다.

클롭의 선택은 적중했다.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실바와 데 브라이너를 끊임없이 괴롭혔으며 이는 양질의 패스가 맨시티의 공격진에게 가지 않도록 만들었다. 맨시티 답지 않게 롱볼로 처리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었다. 전방 압박에 실패할 경우, 빠른 수비 전환으로 협력수비를 구축하여 맨시티 선수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리버풀의 삼각편대, 마네-피르미누-살라의 공격력 또한 엄청났다.

특히 살라는 1골 1도움 이외에도 위협적인 장면을 수차례 만들어내며 EPL 득점 1위의 기염을 토했다. 10분 간격으로 3골을 넣은 리버풀은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하프타임 이후, 맨시티는 몇몇 변화로 만회하기를 모색했으나 결국 득점에 실패했다. 물론 챔피언스리그는 180분짜리 경기다. 아직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다. 리버풀도 방심하면 안 되겠으나 대처가 필요한 것은 맨시티이다. 과르디올라가 이번 경기를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홈이라도 1차전의 결과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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