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 1골 1도움' 리버풀, 맨시티 3-0 완파…4강 청신호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오른쪽)가 4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시티와의 8강 1차전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전반 12분 선제 결승 골을 넣은 살라는 31분 사디오 마네의 쐐기 골을 도우며 맹활약했다. 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리버풀을 3-0으로 꺾고 4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 '살라 1골 1도움' 리버풀, 맨시티 3-0 완파…4강 청신호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오른쪽)가 4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시티와의 8강 1차전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전반 12분 선제 결승 골을 넣은 살라는 31분 사디오 마네의 쐐기 골을 도우며 맹활약했다. 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리버풀을 3-0으로 꺾고 4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 EPA-연합뉴스


경이롭다. MOM(경기 최우수선수)을 꼽을 수 없다. 그라운드 위 11명의 전사가 '하나'로 똘똘 뭉쳤다. 약간의 틈도 없이 완벽했다. 역대 최고의 팀이라 평가받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3-0 완승할 자격이 충분했다. 리버풀이 이날 보여준 경기력이야말로 역사상 최고의 '팀'에 가까웠다.

리버풀이 5일 오전 3시 45분(아래 한국시각) 영국 머지사이드주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맨시티와 맞대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리버풀은 오는 11일 UCL 8강 2차전 원정에서 4점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는 한 준결승 진출이 가능해졌다. 

이날 리버풀은 큰 변화를 주지 않은 4-3-3 전형으로 나섰다. 호베르투 피르미누를 축으로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가 전방에 포진했고, 조던 헨더슨과 제임스 밀너,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이 중원을 구성했다. 버질 반 다이크와 데얀 로브렌이 중앙 수비를 책임졌고,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가 측면 수비를 맡았다. 골문은 로리스 카리우스가 지켰다.

맨시티는 깜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앙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간이 라힘 스털링을 대신해 우측 공격을 책임졌다. 가브리엘 제수스가 전방, 르로이 사네는 왼쪽 측면을 담당했다.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라이너, 페르난지뉴가 중원을 구성했고, 빈센트 콤파니와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카일 워커가 예상대로 우측 수비를 책임진 가운데 아이메릭 라포르테가 깜짝 선발 출전해 왼쪽 수비를 맡았다. 골문은 에데르손이 지켰다.

승부가 갈리는 데 걸린 시간 '31분'

예상대로 물러섬이 없었다. 홈팀 리버풀, 원정팀 맨시티 모두 '전진 앞으로'를 외쳤다. 공격이 끝나면, 상대의 역습이 빠르게 전개됐다. 공이 양쪽 골문을 오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맨시티의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이곳은 맨체스터가 아닌, 올 시즌 리그와 UCL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안필드(12승 8무)였다.

전반 12분, 리버풀이 균형을 깼다. 과도하게 전진한 맨시티 뒷공간을 공략했다. 살라가 역습에 앞장섰고, 피르미누에게 침투 패스를 찔렀다. 피르미누가 슈팅한 것이 에데르손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볼이 골문 앞으로 떨어졌다. 워커가 주춤하는 사이, 피르미누가 집중력을 발휘해 볼을 살짝 밀었다. 골문 앞에 있던 살라가 볼을 잡았고,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리버풀의 기세가 올랐다. 전반 21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챔벌레인이 아크서클 부근에서 기습적으로 때린 중거리 슈팅이 순식간에 골문 구석으로 꽂혔다. 지난 1월 맨시티와 리그 맞대결에서 터뜨린 득점과 비슷한, 엄청난 힘과 스피드를 자랑한 슈팅이었다. 

멈추지 않았다. 리버풀은 세 번째 골까지 터뜨렸다. 전반 31분,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빼앗아 빠른 역습을 전개했고, 우측에서 볼을 잡은 살라가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마네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치열한 접전 혹은 EPL 우승이 확실한 맨시티의 우세를 점쳤던 세계인을 당혹시킨 '31분'이었다. 

역사상 최고의 팀에 가까웠던 리버풀

단일 경기로 놓고 볼 때, 이날의 리버풀은 역사상 최고의 '팀'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전반 31분 만에 올 시즌 UCL 강력한 우승 후보 맨시티를 무너뜨렸다. 마네의 세 번째 골이 터진 순간, 경기는 끝났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후반 7분, '에이스' 살라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과 교체됐다. 맨시티가 만회골을 위해 강하게 몰아치는 시점이었다. 수비의 약점이 있는 리버풀은 흔들릴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없었다. 리버풀은 수비는 수비수만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보여줬다. 그들의 수비는 전방에서부터 시작됐다. 살라(전반전), 피르미누, 마네가 강한 압박 시도로 상대의 전진 속도를 늦췄다. 볼을 끊어내면, 빠른 역습과 득점 기회로 만들었다. 이들이 뚫려도 상관없었다. 중원에서 압박을 시도해 수비가 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후방에는 반 다이크가 있었다. 반 다이크는 자신이 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비수인지 증명했다. 압도적인 공중볼 장악력을 보였고, 문전을 향하는 패스 및 크로스를 모조리 끊어냈다. 상대 공격수와 1:1 싸움에서도 밀리는 법이 없었다.

리더십도 빼어났다. 끊임없이 소리치며 수비와 미드필더진의 간격을 조절했다. 한 선수가 압박 혹은 협력 수비에 들어가면, 누군가 그 공간을 메울 수 있게 지휘했다.

맨시티는 후반전을 주도했다. 살라가 교체로 나간 데 이어 피르미누까지 벤치로 물러나면서, 공격의 힘을 더했다. 실제로 리버풀(9개)보다 많은 슈팅(11개)을 시도했다. 그러나 유효 슈팅은 단 1개도 없었다. EPL 31경기 88득점을 뽑아낸, 잉글랜드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맨시티의 굴욕이었다. 그만큼 리버풀은 수비에서도 완벽했다.

리버풀의 UCL 준결승 진출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현재의 리버풀이 맨체스터 원정에서 4골 차 이상으로 패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특히, 맨시티는 안필드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했지만, 리버풀은 맨체스터에서 득점할 가능성이 있다. 살라의 부상 정도를 지켜봐야겠지만, 피르미누와 마네, 챔벌레인까지, 공격을 주도하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나도 좋다.

리버풀이 맨시티 원정에서 1골이라도 터뜨린다면, 사실상 승부는 끝이다. 맨시티가 1골을 내줄 경우, 준결승 진출을 위해서는 5골을 터뜨려야 한다.

리버풀은 경기장에 나섰던 자신들을 포함해 코칭스태프, 현장에서 함께한 팬, 밤잠을 설치며 UCL을 관전한 이들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제 목표는 정상이다. 이스탄불의 기적을 일궜던 지난 2005년 이후 13년 만에 유럽 최고의 자리를 노린다. 이날의 경기력이라면, 강자에게 더욱 강해진 리버풀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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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VS맨체스터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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