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뻘의 주인공 가수 강진

땡뻘의 주인공 가수 강진 ⓒ 전훈


'땡벌'이라는 메가 히트곡을 탄생시킨 트로트 가수 강진은 사실 처음부터 유명한 가수는 아니었다. 이름보다는 노래 '땡벌'로 인기를 먼저 얻게 돼 인기 가수 반열에 올라섰고 '땡벌' 이후로 '삼각관계', '화장을 지우는 여자', '달도 밝은데', '연하의 남자' 등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히트곡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랜 무명가수에서 일약 스타가 되기까지 그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땡벌'의 주인공인 가수 강진을 지난 27일 서울 동작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아래는 그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한동안 '땡벌'이 가져다 준 인기로 지상파 방송국 연말 가요시상식에서 10대 가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지요. 지금도 그 열기가 남아있습니다. 특히 2007년 주로 아이돌이 출연하는 KBS 2TV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기억에 남네요. 다만 모친께서 그렇게도 소망했던 아들의 성공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게 마음에 남습니다. 지금도 내내 가슴이 먹먹합니다. 시간만 나면 두 손을 비비면서 간절하게 아들 잘 되게 해달고 빌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 가요계 데뷔는 언젠가요?
"1986년 '이별의 신호등'으로 데뷔했지요. 그 당시에는 주로 문희옥, 주현미와 노래 메들리로 음반을 취입하여 활동을 했어요." 

- 가수 강진이라는 이름보다 '땡벌'이라는 노래로 더 많이 알려졌어요. 영화배우 조인성씨 덕분이라던데 맞나요?
"(웃음) 맞아요. 사실 이 노래 원곡자는 나훈아 선배였는데 2000년도에 제가 부르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2006년에 개봉한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이 이 노래를 부른 게 급속도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어요. 그 파급효과는 대단했습니다. 심지어 어린 유치원생까지도 "땡벌, 땡벌" 하면서 입에 달고 다닐 정도였으니까요. 20여 년 무명가수에서 일약 스타가 된 것입니다."

- 50대 이후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되기까지 어려운 과정이 많았을 텐데요.
"무명시절에는 경제적 어려움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이 마음고생이지요. 히트곡도 안 나오고 남들처럼 방송국에 출연하고 싶은데 기회도 없고. 하지만 다행인 것은 주변 사람들이 말하길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만큼은 꼭 잘 될거야'라고 격려해줬어요. 그래서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면 성공하겠지'라고 스스로 다짐하고 또 다짐한 것이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무명 시절 나름대로 '다운타운'에서 꾸준히 활동한 것도 도움이 됐고요."

- 가수라는 직업의 특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수는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살기 때문에 그 일부는 대중들의 몫입니다. 반드시 대중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살아왔어요. 사회 모범이 되고 언제 어디서나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대중을 두려워하고 고개 숙일 줄 아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6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넘치는데 혹시 비결이 있다면요?
"나이에 맞게 육식보다는 채식을 주로하면서 시간만 나면 헬스클럽에 가서 몸 만들고 있지요. 가수라는 직업 때문에 항상 몸도 긴장하고 마음도 긴장하면서 삽니다."

- 현재 전라남도 강진군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연이지만 이름하고 지명하고 같다보니까 인연이 되어서 홍보대사가 된 것 같아요. 매년 강진군 공식행사에는 꼭 참여하고 있습니다."

- 가요계 동료들 중에서 관계가 돈독한 가수들이 많다던데 소개바랍니다.
"무명시절부터 함께 지내 온 선배 태진아를 비롯하여 남진, 송대관, 현철, 설운도, 배일호,
조광조 등 많이 있지요. 특히 태진아 선배는 저보다 일찍 인기가수가 됐기 때문에 옆에서 항상 걱정해주고 격려해준 고마운 선배죠."

- 아내 이효선은 1980년대 활동했던 원조 걸그룹 희자매의 막내였다는데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후배 소개로 알게 되어 바로 결혼하였고 현재 두 아들을 두었습니다. 성격이 매우 소탈하고 다행히 같은 분야에 있었기 때문에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특히 신곡을 고민할 때 나훈아 선배의 노래 '땡벌'을 고른 것도 아내였지요. 일등 공신입니다(웃음)."
 
- 그런 부인을 위해 30여 년 만에 작은 무대를 만들어 줬다던데, 감회가 어떤가요.
"아내는 결혼과 동시에 은퇴했어요. 그동안 아이들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해 준 것에 대한 미안한 생각이 들었어요. 어찌 보면 지나온 세월에 대한 보상차원이라고 할까? '그동안 얼마나 노래하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처럼 같이 마련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아내의 즐거워하는 모습이 매우 좋았어요."

- 후배 가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무명 시절엔 언제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니까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노래 열심히 해서 실력도 쌓고 체력관리도 하고 준비 돼 있어야 합니다. 절대 조바심 내지 말고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좌절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면 반드시 좋은 기회가 옵니다."

- 향후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금년 가을에 특별한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지요. 기존 트로트 콘서트가 아니고 뮤지컬 형식의 콘서트입니다. 특히 노래 '땡벌'로 인해 젊은층의 팬들도 많아서 스토리가 있는 라이브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트로트가수 땡벌 무명가수 성인가요계 기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