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신태용호가 북아일랜드와의 친선 경기를 통해 '월드컵 워밍업'을 시작했다. 전반 6분에 권창훈의 골로 리드했다. 하지만 19분, 북아일랜드의 약속된 세트피스로 인해 김민재가 자책골을 넣으면서 동점을 허용했고 후반 86분, 폴 스미스가 득점하면서 역전패 당했다.

 북아일랜드전

북아일랜드전 ⓒ 대한축구협회


점유가 아닌 역습을 즐겨 하는 스웨덴을 견제하기 위해 북아일랜드와의 일정을 잡았다. 작년 10월, 모로코와의 친선경기 이후로 8경기 째 무패행진을 이어가던 대표팀이었지만 불필요한 실책으로 인한 실점이 잦았기에 수비적 결함을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이 택한 포메이션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수비 대신 공격을 강화한, 말 그대로 맞불 작전이었다.

4-2-3-1에 가까운 4-3-3이었다. 기성용의 파트너로는 박주호를 배치시켰고, 최전방 김신욱 아래의 세 명의 미드필더, 손흥민과 이재성, 박주호를 자유롭게 스위칭시켰다. 양쪽 풀백들에게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지시했고 이용, 김진수 (교체 투입 김민우)는 수비 진영보다 공격 진영에서 더 많이 움직였다.

가장 즐겨 한 공격 루트는 중원에서의 킬 패스-사이드에서의 크로스 혹은 슈팅이었다. 크로스의 경우에는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했고 슈팅의 경우에는 권창훈 혹은 손흥민이 사이드에서의 라인 브레이킹을 기대했다. 유효한 공격의 대부분이 사이드에서 시작했다. '선 수비 후 역습'의 북아일랜드는 두 줄 수비를 견고하게 유지했고 대표팀은 균열을 위해서라도 좌우 전환을 유용하게 활용해야 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벨기에전을 마친 후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벨기에전을 마친 후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최근 5경기 7골의 손흥민은 공격적인 전술 속, 사이드가 아닌 중앙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소속 팀 토트넘에서의 포지셔닝과는 사뭇 달랐다. 양쪽 윙어, 이재성과 권창훈의 쇄도를 돕기 위해 드리블링 혹은 패스로 공간을 만들어냈다. 세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자유롭게 움직였기에 손흥민 역시 측면에서도 종종 기회를 잡았다. 이는 토트넘에서의 포지셔닝과 동일했다. 측면 수비수와의 일대일 상황을 발재간으로 돌파해 슈팅할 공간을 만들고 피니싱을 시도했다. 아쉽게도 골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최근 득점했던 루트를 대표팀에서도 적용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공격적인 배치에 토트넘과 비슷한 지시사항이 내려졌음에도 손흥민이 득점하지 못했던 이유는 상대의 강한 압박 때문이었다. 토트넘에서는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패스에 능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강한 압박이 가해졌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그 모든 압박이 손흥민을 향해 가해졌다. 볼 터치 자체가 힘들 정도로 강력했기에 손흥민은 토트넘 때와 달리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기회를 자주 잡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두 가지 롤을 모두 지시한 것 역시 부담이었다. 손흥민은 피니셔와 키 패서,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너무나도 강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적어도 손흥민에게 익숙한, 피니셔의 역할을 지시하고 조력자들이 압박을 나눠 받는 운영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기 위해선 최전방의 김신욱이 수비에게 위협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며 중원에서의 킬 패스가 단순 롱 패스로만 이어져서는 안 된다. 중앙에서의 짧은 페네트레이션 역시 수비진에 균열을 초래하도록 공격적이어야 한다.

결국 최선의 공격은 최선의 방어가 되질 못했다. 손흥민뿐만 아니라 다른 포지셔닝에서의 보강 역시 필요하단 걸 보여줬지만 공격전 전술의 의도처럼,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가 되기 위해선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남은 기간 동안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는 신태용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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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7기 서보원
신태용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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