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비시즌동안 각 팀에서는 아직 얼굴을 알리지 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LG 트윈스 역시 마찬가지다. 늦깎이 여건욱(32)이 드디어 비상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LG로 이적했지만 최근 3년간 부상의 여파로 1군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여건욱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좋은 활약상을 보이며 1군 진입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LG트윈스 여건욱

LG트윈스 여건욱 ⓒ LG트윈스


여건욱은 광주일고 시절 무등기 MVP에 오르는 등 가능성이 있는 선수였다. 고려대 4학년 때는 베이징 올림픽 국가 대표 예비 엔트리로 뽑히기도 했다. 마침내 SK 와이번스가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여건욱을 5라운드 40번으로 지명했다. 프로 입단 초기 활약은 미진했다. 2011년 경찰청 야구단 입대 전까지 2경기 1.2이닝을 던진 것이 끝이다.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13 시즌부터다. 10경기 중 6경기에서 선발 등판하면서 선발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4월 3일 두산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준 시즌은 아니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후반기 호투로 더욱 큰 기대를 모았다. 13경기 36.2이닝 평균자책점 4.42로 본격적인 비상을 예고하는 듯했다. 특히 10월 6일 한화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 승리라는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이듬해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전반기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하고 이 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후반기 LG로 이적해서 2군 4경기에 나온 것이 전부다. 결국 토미존 수술이라는 큰 수술을 받았다. 같이 SK에서 온 동갑내기인 진해수는 홀드왕을 거머쥐는 등의 활약을 펼칠 동안 여건욱은 2년에 가까운 시간을 재활군에서 보내야 했다.

긴 재활 끝에 다시 마운드에 선 것은 2017년 여름이었다. 여건욱은 8월 6일 두산전에 구원투수로 등판, 1이닝을 소화하며 3년 만의 1군 복귀에 성공했다.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145km/h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등 재활이 순조롭게 잘 이루어졌음을 보여줬다.

여건욱은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다. 3년 만에 오프시즌을 재활 캠프가 아닌 1군 스프링캠프에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통증이 하나도 없어요. 프로 데뷔 후 지금 컨디션이 제일 좋아요. 그게 정말 제일 행복해요"라고 밝혔다.

 역투하고 있는 여건욱

역투하고 있는 여건욱 ⓒ LG트윈스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월 27일 한화전 1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3월 1일 청백전 2.1이닝 무실점, 5일 롯데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겨울임에도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나오는 등의 긍정적인 요소들이 보였다.

활약은 시범경기로도 이어졌다. 14일 롯데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 17일 두산전에서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연습경기 때부터 이어온 무실점 행진은 아쉽게 깨졌지만 올 시즌을 기대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여건욱은 인고의 시간을 보낸 끝에 시련을 극복해냈다. 건강히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 그의 목표다. 올 시즌부터는 다시 재활군에 가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여건욱의 야구 인생은 긴 고생의 연속이었다. 이제는 낙이 올 날만 남았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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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김재은
여건욱 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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