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200번째 레즈더비. 공식적으로 노스웨스트더비로 불리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와 리버풀의 리그 30라운드 경기는 무리뉴(맨유의 감독)의 승리로 끝이 났다. 클롭을 상대로 단 1승을 거두며 전적에서의 열세였던 무리뉴는 이로서 1승을 추가하며 클롭을 상대로 2승 4무 3패라는 전적을 기록하게 되었다. 60점으로 맨유에게 승점 2점을 뒤졌던 리버풀은, 반등의 기회를 놓친 동시에 승점차가 5점으로 벌어지게 되었다.

포그바 빠진 맨유, 예상대로 들고 나온 리버풀

맨유-리버풀 맨유가 리버풀과의 노스 웨스터 더비에서 2-1로 승리했다.

▲ 맨유-리버풀 맨유가 리버풀과의 노스 웨스터 더비에서 2-1로 승리했다. ⓒ 맨유 홈페이지


양팀의 선발 라인업은 꽤 인상적이었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례적이었다. 근래에 자주 사용하던 4-3-3 포메이션을 과감히 무리뉴의 주 포메이션인 4-2-3-1로 바꾸었다. 3선과 2선에서 자주 선발로 출전했던 포그바가 부상으로 빠진 결과였다. 2선에는 래시포드-산체스-마타를, 최전방에는 루카쿠를 세우며 리버풀 수비진을 공략하게 했다.

4-3-3을 즐겨 쓰는 클롭답게, 이번 경기에서도 위르겐 클롭은 4-3-3을 택했다. 윙백에는 로버트슨과 아놀드를, 3선에는 엠레 찬-밀너-체임벌린으로 균형잡히면서도 활동량이 많은 중원을 기대했다. 특히 부상 복귀로 인해 출전이 불투명해보였던 로버트슨이 선발로 출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반전부터 결정 난 흐름, 맨유가 선도하다

초반부터 양 팀은 치고 받으며 강하게 부딪혔다. 리버풀의 공격이 계속해서 막히는 가운데, 에릭 바이가 중앙을 완벽히 봉쇄하며 리버풀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덕분에 리버풀의 포스트 플레이는 전혀 진행되지 못했다. 포그바 없이 3선으로 출전하게 된 맥토미니와 마티치는 리버풀의 공격 전개를 확실하게 끊었고, 대각선으로 마네와 살라에게 향하는 패스의 길목을 차단했다.

덕분에, 마네와 살라는 중앙 중심적인 플레이를 계속하게 되었고, 이는 리버풀의 측면 공격이 살아나지 못하며 전체적인 공격이 진행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전반전 기준 맨유의 패스 수가 170개, 리버풀이 288개였고 터치 수가 맨유는 260개, 리버풀은 368개였던 반면, 정작 필요한 득점은 2-0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압도했던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맨유는 빠른 역습을 시도했다. 역습이 끊기면, 템포를 조절해가며 지공으로 바꿔가며 공격을 풀어나갔다. 하지만, 맨유가 공을 점유하는 상황은 압도적으로 적었다. 이 근거로, 전반전 양 팀의 점유율은 맨유와 리버풀이 각각 36%과 64%였던 것을 들 수 있다. 결국 맨유에게 남은 답은, 빠른 공격을 통해 득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맨유의 득점포가 가동됐다. 14분, 24분에 각각 득점한 래시포드의 골은 모두 왼쪽으로 전개되는 역습의 흐름에 따른 결과였다.

무리뉴 특유의 역습전략은 리버풀의 뒷공간을 노리기에 완벽했다. 맨유의 역습 속에서 래시포드는 비슷한 전개로 10분 만에 멀티골을 퍼부으며 리버풀의 템포를 뺏어냈다. 2-0으로 상황이 반전되자 리버풀의 양 윙백은 오버래핑을 깊게 들어가지 못했다. 이는 중앙 중심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던 리버풀의 공격에 큰 타격을 입혔다.

맨유의 비대칭적인 전술, 이번에도 통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경기에서도 승리의 주요한 열쇠로 꼽힌 맨유의 전략은 비대칭적인 전술이었다. 그날 경기에서는 인사이드 하프로 움직임을 자유롭게 가져간 포그바와, 2선에서의 프리롤인 산체스 등의 좌편향적인 움직임이 공격을 살렸다.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3선에서 넓게 움직이며 전개를 담당하던 밀너가 좌편향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맨유는 반대 공간인 맨유의 왼쪽을 공략했다. 래시포드와 산체스가 모두 왼쪽에서 교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동시에, 마타까지 왼쪽으로 올라가 경기를 푸는 모습도 종종 관찰됐다. 이러한 맨유의 움직임 덕분에 리버풀은 수비에서도 혼선을 겪었다. 이런 형태로 맨유는 2골을 이른 시간에 뽑아낼 수 있었다.

후반전 맨유의 텐백, 리버풀은?

리버풀의 이번 시즌 팀 컬러를 보면,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상대의 수비를 파괴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전, 후반 통틀어 리버풀의 공격진은 상당히 침체했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4대3 승리를 거두게 한 그 공격진의 모습이 아니었다. 또한, 3선에서부터 자신들의 빠른 템포를 가져가면서 공격진들이 빠르게 침투했어야했다. 하지만, 템포 조차도 살지 못하면서 결국 패배하게 됐다.

포스트 플레이라고 한다면, 전혀 되지 못했다. 마네는 마크맨을 따돌리기 위해 페널티 에어리어 앞쪽에서 움직였다. 왼쪽 측면으로 빠지는 장면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중앙에서 볼을 배급했다. 피르미누 역시, 본인의 스타일대로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볼을 배급했다. 이 상황에서 중앙으로 침투해야할 살라는, 스몰링과 영, 마티치 등의 수비에 막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버풀이 해야 했을 일은, 누가 됐건 양 측면을 벌리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좌우 터치라인부근을 서성이지도 않았다. 양 윙어가 이따금 넓게 움직임을 가져갔을 때에도 맥토미니와 마티치의 수비커버 때문에 제대로 공격이 전개되지 못했다. 가끔 측면에서 공이 맴돌 때에는 수비에게 막혔다. 그 결과, 리버풀은 경기 내내 13개의 코너킥을 찼다. 2~3명이 공을 잡은 리버풀 선수와 패스 길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상황에서 측면에는 몇 명의 선수가 더 투입되었어야 한다.

클롭의 교체, 60%는 실패

62분, 이른 시간에 클롭이 교체를 준비했다.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속도를 더하려했던 체임벌린을 빼고, 연계에 능한 랄라나를 투입했던 것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좋았다. 랄라나가 들어가며 지공 상황이 훨씬 많은 이 경기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앞뒤양옆으로 넓은 움직임을 가져가는 랄라나는 단 34분을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풀타임 경기를 뛴 루카쿠와의 터치 수 차이는 1개였다. 랄라나는 터치보다는 공간에 주력했다. 계속해서 빈공간을 찾아뛰고,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며 공격전개에 힘을 보탰다. 특히나, 수비시에는 맨유의 오른쪽에서 내려앉아 수비하는 마타를 피해 중앙으로 내려오는 마네와 교차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움직이기도 했다.

이렇게 랄라나를 교체했으나, 에릭 바이의 자책골 이후 골이 나오지 않자 클롭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오른쪽 풀백인 아놀드를 빼고, 바이날둠을 투입했다(개인적으로 바이날둠은 압박에 능하고, 체력이 왕성하면서도 빠른 공격가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리버풀의 공격전개에 힘을 보탤 것이라 생각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바이날둠은 오버래핑을 하프라인까지 올라가면서 중앙 지향적으로 움직였다. 결국 오른쪽 측면은 전혀 살아나지 못했다.

포스트 플레이를 위해서 84분에는 로버트슨과 도미닉 솔랑케를 교체시켰다. 동시에, 제임스 밀너는 왼쪽 수비수로 내려갔다. 하지만, 솔랑케는 오히려 89분에 교체된 맨유의 린가드와 산체스 등에 의해 진행되는 맨유의 공격 때문에 수비가담을 위해 내려가있었다. 결과적으로 포스트 근처에는 가지도 못했다. 리버풀이 공을 잡아도 솔랑케는 박스 안으로 침투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3개의 교체 중 60%인 바이날둠과 솔랑케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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