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중하위권 팀들의 적극적인 외부 영입으로 인해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전문가들도 쉽게 순위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예상된다.

모두가 기다린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10개 구단의 2018 시즌 전력을 점검하는 순서를 마련했다. 여덟 번째로 살펴볼 팀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미국에서 묵묵히 새 시즌을 준비한 넥센이다. - 기자의 말

빠져나간 전력은 크게 없었던 반면, '거포' 박병호가 복귀하면서 단숨에 넥센은 올 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을 7위로 마무리했으나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희망을 보여주기도 했다. 장정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두 번째 시즌, 넥센의 2018년을 들여다본다.

'박병호 효과' 기대하는 넥센 타선, 4년 전을 떠올리며

 지난 시즌 다크호스로 떠오른 팀이 SK였다면, 올핸 넥센이 아닐까.

지난 시즌 다크호스로 떠오른 팀이 SK였다면, 올핸 넥센이 아닐까. ⓒ 넥센 히어로즈


2014년 넥센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비록 6차전에서 삼성에게 무릎을 꿇으며 정상에 서지 못했지만 삼성을 위협할 만한 몇 안 되는 팀 중 한 팀이었다. 넥센이 1번부터 9번까지 가장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성했던 시기가 바로 이때였다. 박병호, 강정호, 유한준 등 한방을 갖춘 타자가 즐비했다.

2018년, 4년 전 타선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은 꽤 있으나 무게감만큼은 크게 차이가 없다. 비시즌 기간 동안 웨이트 훈련 도중 손가락 부상을 입었던 이정후가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했고, 올해도 어김없이 서건창이 이정후와 호흡을 맞춘다.

중심타선은 리그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이스-박병호-김하성, 이름만 들어도 투수들을 위협할 만한 타자들이다. 외국인 타자 초이스는 일찌감치 짐을 싼 대니 돈의 자리를 메우면서 46경기 동안 무려 17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표본이 적지만 나름 의미 있는 수치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박병호가 돌아온 것이다.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첫 시즌이기 때문에 박병호의 활약 여부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국 진출 이전과 비교했을 때 홈런 개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한 시즌에 3~4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가 가세한 것은 넥센에게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박동원, 김민성 등이 버티는 6번부터 9번까지의 타순도 만만치 않다. 11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서는 김태완(지명타자)-김민성(3루수)-임병욱(중견수)-박동원(포수)가 6~9번 타순에 배치됐으며 퓨처스 팀 훈련에서 스펜서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박정음, 허정협 등의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선발' 한현희-'마무리' 조상우의 활약이 기대되는 마운드

 많은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 박병호가 돌아왔다. 달라진 홈 구장이 변수로 떠올랐지만,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 박병호가 돌아왔다. 달라진 홈 구장이 변수로 떠올랐지만,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넥센 히어로즈


넥센은 지난해 외국인 선수와의 인연이 없었던 팀이다. 외국인 타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수 오설리반도 끝까지 동행할 수 없었다. 특히 오설리반은 몇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선발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장정석 감독이 일찌감치 교체 카드를 꺼낸 것이다.

다행히 오설리반의 대체 외국인 선수인 브리검이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하면서 최원태와 선발진을 이끌었는데 두 선발의 활약이 전부였다. 나머지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미미했다. 2016년 신인왕을 수상한 신재영은 6승을 거두는 데 그치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넥센 선발진에게 부족했던 2%, 새로운 외국인 투수 로저스와 한현희가 채우려고 한다. 로저스의 경우 11일 경찰청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5이닝 동안 71구를 던지면서 2피안타 1볼넷, 무려 11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km로 정규시즌에 맞춰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선발에는 한현희가 있다면, 불펜에는 조상우가 있다. 지난해 시즌 도중 마무리 김세현을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보내면서 뒷문이 다소 헐거워진 상황이다. 부상과 재활로 인해 오랫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조상우의 활약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여기에 오주원, 김상수, 이보근, 김선기, 문성현, 김동준, 하영민 등 많은 자원 가운데 조상우 앞에서 버텨줄 투수들이 나타냐야 한다.

젊은 투수들의 활약으로 마운드가 살아난다면 넥센은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과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스프링캠프 도중 대표이사가 바뀌는 등 구단 운영에 큰 변화가 있었던 넥센, 흔들리지 않고 시즌을 치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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