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올랐던 현대캐피탈이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으면서 챔프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남은 네 경기에서 크게 무리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 됐다.

27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대한항공이 세트스코어 3-0(25-20, 26-24, 25-15)으로 승리했다. 이 날 경기가 없었던 선두 현대캐피탈은 3위 대한항공의 승리 덕분에 남은 일정과 관계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최태웅표 토털 배구'가 통하면서 삼성화재, 대한항공 등을 따돌리고 당당히 정규시즌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이제 현대캐피탈은 조심스럽게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통해 장기 집권에 도전하려고 한다.

'또 통한' 최태웅표 토털 배구, 현대캐피탈은 올시즌에도 강했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를 확보한 현대캐피탈은 여유롭게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를 확보한 현대캐피탈은 여유롭게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배구연맹(KOVO)


올시즌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선수는 안드레아스가 아닌 바로티였다. 그러나 바로티가 부상으로 인해 팀에 합류할 수 없었고 결국 현대캐피탈은 급하게 대체 외국인 선수 안드레아스를 영입해야만 했다. 가스파리니(대한항공), 파다르(우리카드) 등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럼에도 안드레아스는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여러 기록이나 수치상으로 봤을 때 안드레아스의 존재감이 두드러진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토털 배구'에 크게 기여한 셈이다.

여기에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 명인 문성민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고, 신영석을 주축으로 리그 최고의 높이를 자랑했다. 송준호와 박주형 등도 팀에 힘을 보탰으며 이시우, 차영석 등 젊은 선수들도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1라운드를 3승 3패로 마무리하며 순탄치 않은 행보가 예상됐던 현대캐피탈은 어느 특정 선수만의 활약이 아닌 팀 전체의 활약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결국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지난해 현대캐피탈이 갖고 있던 힘이 그대로 나왔고, 삼성화재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로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되면서 조금은 싱겁게 현대캐피탈의 정규시즌 우승 여부가 결정됐다. 그만큼 현대캐피탈이 시즌 중반 이후에는 무너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위협적인 페이스를 유지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왕조' 꿈꾸는 현대캐피탈, 두 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 도전

 안드레아스가 엄청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팀에 녹아들었다.

안드레아스가 엄청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팀에 녹아들었다. ⓒ 한국배구연먕(KOVO)


정규시즌 1위를 확정 지은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바라본다. 만약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정규시즌과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 '현대 왕조'의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챔피언결정전이 열리는 3월 24일까지 20여 일 넘는 시간이 남았다. 남은 네 경기에서는 승리를 챙기는 것보다도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더불어 허수봉, 김재휘 등 주전 선수들을 받쳐줄 수 있는 후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수도 있는 기회이다.

이른 시점에 1위 주인공이 결정된 것에 비해 2위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7일 3위 대한항공이 2위 삼성화재에게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획득했고, 두 팀의 승점 차는 단 1점 차이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의 2위 탈환 도전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현대캐피탈이 두 팀의 행보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이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큰 V리그에서 '토털 배구'가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현대캐피탈은 왕조의 시대를 열기 위한 마지막 관문, 챔피언결정전 우승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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