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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 땅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 유치 직후엔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정치권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논란이 일면서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개막 이후엔 줄곧 호평을 받았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관중, 최고의 호평을 받은 선수촌, 완벽한 치안까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렇게 이번 올림픽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평창은 경기운영과 경기장, 안전, 선수촌, 마스코트 등 곳곳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개막 전 상당한 우려를 낳으며 잠시 표류했던 것과는 달리 모두가 박수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였다.

북한 위협? 세계 제일 안전 올림픽

폐막식 입장하는 남북 선수들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남북 선수들이 태극기, 인공기,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 폐막식 입장하는 남북 선수들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남북 선수들이 태극기, 인공기,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당초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하기 전 미국을 비롯한 일부 외신들은 "평창과 북한간 거리가 50km 밖에 되지 않는다"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외신기자들도 "북한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묻는 등 평창보다는 오히려 북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등 유럽과 일부 북미 국가들이 1월 초까지 평창 올림픽 불참을 시사하기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개막이 다가오자 대부분의 주요국가는 역대 최대 규모로 선수단을 파견했다. 그리고 북한이 참가의사를 밝히면서 오히려 핵 위협과 같은 안보문제보다는 '평화'쪽으로 초점이 옮겨갔다. 북한이 직접 참가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만큼은 없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예상대로 흘러갔다.

개막 직후 노로바이러스 등 위생문제가 발생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사고가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것에 외신들도 놀랐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소문이 나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평창 취재를 온 외신기자들은 "어떻게 올림픽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사고가 없을 수가 있냐"며 극찬했다.

경기장, 선수촌 호평 속 마스코트는 초대박

안전과 함께 호평을 받은 또 하나는 경기장과 선수촌이었다. 평창의 경기장은 대부분 올림픽이 개막하기 1년2개월여 전에 완공됐다. 옥에 티라면 정선 알파인 경기장 정도이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환경 문제와 시공업체 급여 미지급 관련 문제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홍역을 앓았지만, 테스트 이벤트 직전 간신히 최저 공정률을 맞췄다. 직전 하계올림픽이었던 리우데자네이루의 경우 개막 직전까지 주요도로와 경기장 공사를 진행하는 등 미완성 상태인 경우가 많았지만 평창은 달랐다.

경기장 내 빙질도 최상급이었다.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열렸던 강릉 아이스 아레나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등은 호평을 받았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올림픽 신기록과 세계 신기록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올 정도였다. 특히 두 종목이 동시에 열린 아이스 아레나의 경우 쇼트트랙과 피겨에 최적화 된 온도를 유지해, 직전 소치 올림픽과는 상당한 대조를 이뤘다.

선수촌은 선수들의 지상낙원과 같았다. 한국식 아파트로 건설된 선수촌은 온돌 시스템으로 마련됐는데 일부 외국 선수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인증샷을 남기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촌 내 식당은 까다로운 외국 선수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한식, 일식, 중식, 양식은 물론 갓 구운 빵과 특정 종교 선수들을 위한 음식 등도 준비했다.

또한 미용실, 당구장을 비롯한 레크리에이션 시설까지 겸비했으며, 안마의자 시설은 선수촌 내 최고 인기시설로 꼽혔다. 직전 소치 대회의 경우 화장실에 변기가 두 개 있는 등의 해프닝이 있었다.

마스코트와 공식용품샵은 그야말로 '초대박'이었다. 기자는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현장 취재를 하면서 많은 외국인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이 마스코트였다. 수호랑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사람들이 항상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대회 후반 공식용품샵에는 쇼트트랙이나 피겨 등의 모습을 담은 수호랑 인형이 모두 동이 나 컬링 등 남은 종목으로만 판매하는 등 인기를 독차지 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자원봉사자 헌신... 위생과 교통문제 옥에 티

김연아, 평창불꽃을 깨우다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 김연아가 성화 점화를 준비하고 있다.

▲ 김연아, 평창불꽃을 깨우다 지난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 김연아가 성화 점화를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또 한 가지는 자원봉사자다. 수많은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의 "친절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림픽은 '17일간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것'만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전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인 만큼 대회 이후 관광 등 다른 분야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특히 지난해 한-중간 사드문제가 터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는 등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런 점에서 평창은 위축됐던 관광산업 업계를 다시 활성화 시킬 발판이 됐다고 볼 수 있다. 평창을 통해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한국과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한데, 평창은 이 점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대회 초반에 변수로 등장했던 위생과 교통문제였다. 대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한 연수원에 머물던 용역직원들이 노로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되면서 불안을 야기했다.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됐지만 위생만큼은 예상하지 않았던 것이었기에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수송과 관련한 문제는 대회 기간 내내 아쉬운 요소로 남았다. 셔틀버스 등을 운행했지만, 시간표대로 운행되지 않아 혼란을 겪은 관람객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자원봉사자들과 셔틀버스 운전기사들에 대한 처우 논란 등도 일었고,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개회식을 앞두고 보이콧을 선언했다가 철회한 일도 있었다. 이는 인권문제와 연관돼, 우리 사회의 장기적인 해결과제 중 하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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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선수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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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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