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193cm)과 위안신웨(201cm)... 중국 국가대표 주전이자 세계 최정상급 센터인 위안신웨(오른쪽)는 2017~2018 중국리그 4강 플레이오프에서 장쑤 팀에 임시 임대 선수로 뛰고 있다. 상하이의 우승 길목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김연경(193cm)과 위안신웨(201cm)... 중국 국가대표 주전이자 세계 최정상급 센터인 위안신웨(오른쪽)는 2017~2018 중국리그 4강 플레이오프에서 장쑤 팀에 임시 임대 선수로 뛰고 있다. 상하이의 우승 길목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 국제배구연맹


중국 리그 별들의 전쟁이 다시 시작된다. 김연경 소속팀인 '상하이 광밍유베이'(아래 상하이)가 사실상 중국 국가대표팀이나 마찬가지인 장쑤에게 1차전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상하이는 24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에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팀인 장쑤와 2017~2018시즌 중국 리그 포스트시즌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갖는다. 이날 경기는 장쑤 홈구장에서 열린다.

지난 10일 상하이 홈구장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는 상하이가 대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다.

4강 PO는 2월 10일부터 3월 10일까지 정규리그 1위-4위, 2위-3위가 5전 3선승제로 치른다. 기간이 한 달이나 되는 이유는 중간에 중국 최대 명절인 설날 휴식기(2.11~23)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챔피언결정전은 3월 13일부터 4월 7일까지 7전 4선승제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정규리그 때까지만 해도 상하이(1위)가 장쑤(4위)에게 우세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상대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4강 PO 직전에 중대한 변수가 발생했다. 4강 진출 팀들의 선수 구성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리틀 중국 대표팀' 장쑤... PO 탈락 위기서 우승 후보 재부상

4강 PO를 이틀 앞두고 중국배구협회는 지난 2월 8일 자국 선수들의 임시 이적 명단을 전격 발표했다. 4강 팀들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구단에서 중국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거 임대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선수 구성 면에서 4강 PO 팀들이 정규리그와 사실상 다른 팀이 돼버렸다.

이런 규정은 이전 시즌에도 있었던 것이지만, 올 시즌 중국 리그는 역대 어느 시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핵심급 선수의 대이동이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정규리그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에서 가까스로 4강 PO 티켓을 따냈던 장쑤가 가장 큰 성과를 올렸다.

장쑤는 현 중국 국가대표 최장신 주전 센터인 위안신웨(23세·201cm·바이 선전)와 지난해 중국 국가대표 레프트로 활약한 리징(28세·186cm·저장)을 영입했다.

상하이의 4강 PO 상대인 장쑤는 이들까지 영입하면서 '사실상 중국 국가대표팀'이 돼버렸다. 장쑤는 기존에도 중국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장창닝(24세·193cm), 후이뤄치(28세·192cm), 궁샹위(22세·186cm) 공격 3인방과 세터 댜오린위(25세·182cm), 센터 왕천웨(24세·193cm)까지 있다. 리베로 천잔(29세·180cm)도 2014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중국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후이뤄치가 최근 은퇴하긴 했지만, '중국 여자배구판 레알 마드리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하이도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베이징의 주 공격수이자 중국 국가대표 주전 라이트인 쩡춘레이(30세·187cm), 저장의 주전 센터인 양저우(27세·190cm)를 데려왔다.

톈진도 베이징에서 2명을 영입했다. 중국 국가대표 레프트인 류샤오퉁(29세·188cm)과 세터 천신퉁(25세·179cm)이다. 랴오닝도 바이 선전의 주 공격수이자 중국 국가대표인 류옌한(26세·188cm)를 영입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의미 '반감'... 상하이 정규리그 우승 '신의 한 수'

PO 직전 선수 대이동을 바라보는 국내 배구팬들은 불편한 심경을 보이고 있다. '한국 김연경의 중국 리그 제패를 막기 위해 과도하게 영입전을 벌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보통 리그 우승 팀을 말할 때, 1년 동안 소속 팀원들이 흘린 땀의 결실로 거둔 성적이어야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중국 리그는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다른 팀의 핵심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소속팀의 주전 선수들이 벤치로 물러나게 됐다. 포스트시즌이 정규리그와 다른 새로운 리그라는 인상을 줄 정도다.

홈팬들 입장에서도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다시 적이 될 팀으로 돌아갈 선수들이기에 뒷맛이 씁쓸할 수밖에 없다.

물론 상하이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거머쥔다면, 가장 완벽한 우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정규리그 우승의 가치와 의미는 퇴색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하이가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다면, 큰 패착이 될 뻔했다.

김연경은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공로로 지난 2월 5일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가 발표한 2017~2018시즌 중국 정규리그 MVP와 베스트7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숱한 난관들을 모두 뚫어내고 위대한 승리 서사시를 써왔던 선수가 김연경이다. 중국 리그 포스트시즌 피날레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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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여자배구 올림픽 V리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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