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 최다빈이 연기를 마치고 있다.

▲ 감격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 최다빈이 연기를 마치고 있다. ⓒ 연합뉴스


혼신의 연기 펼치는 최다빈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 혼신의 연기 펼치는 최다빈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보다 더 애절했던 사모곡이 또 있었을까.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던 어머니도 하늘에서 기도하며 지켜봤을 법한,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연기였다.

'피겨 요정' 최다빈(18·수리고)은 21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7.77점(기술점수 37.54점, 구성점수 30.23점)을 기록해 개인 최고기록을 수립했다.

불과 2주전 단체전에서 이미 개인 최고기록(65.57점)을 한 번 세웠는데 2주 만에 또 다시 그 기록을 깬 것이다. 하지만 점수보다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프로그램 속에 담겨있던 최다빈의 마음이었다.

'어머니, 하늘에서 보고 계신가요' 최다빈의 마음 담긴 연기

개인전 데뷔 준비하는 최다빈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한국의 최다빈이 19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개인전 데뷔 준비하는 최다빈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한국의 최다빈이 19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올 시즌 최다빈은 18살이 감당해 내기에는 너무나 큰 일을 겪었다. 어머니가 지난해 6월 암으로 그만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어머니는 아프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이지만, 최다빈에게 있어 어머니는 더욱 각별했다. 피겨 선수생활을 시작한 이래 항상 어머니가 그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최다빈에게 있어 어머니는 매니저였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존재 그 자체였다. 아직 성인이 채 되지 않은 최다빈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시련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최다빈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Papa Can You Hear Me'를 올 시즌 쇼트 프로그램 곡으로 택했다. 이는 마치 운명과도 같았다. 최다빈이 어머니를 잃을 슬픔과 그리고 그를 향한 사랑을 너무나 잘 그려냈다. 구슬프면서도 가슴 시린 선율과 애절한 팔동작과 그리움을 달래는 모든 안무까지, 최다빈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약해 보이지만 최다빈은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매 시합마다 항상 기복없는 연기로 클린 연기를 펼쳐내왔다. 표현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딛고 매 시즌마다 조금씩 발전해오며 한국 피겨 사상 최초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 톱10에 진출해 한국 여자피겨가 평창에 2명의 선수가 참가할 수 있는 쿼터를 확보해왔다.

최다빈의 섬세한 연기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최다빈의 섬세한 연기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최다빈 '만족한 연기'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최다빈 '만족한 연기'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 그도 결국 이 프로그램을 연기하면서는 순간적으로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지난해 7월 국내에서 이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공개했던 올림픽 1차 선발전 때도, 그리고 이번 올림픽 개인전 연기를 마쳤을 때도 최다빈의 눈가는 촉촉이 젖어있었다. 지난달 평창 대표로 최종 확정된 후 그는 누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머니'라고 답했다.

분명 최다빈의 어머니도 딸의 무대를 평창의 하늘 아래에서 지켜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최다빈은 은반 위에서 그에 대한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해냈고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듯했다. '해냈어요, 보셨나요?'라고.

'올림픽 톱10' 가능성 현실화

최다빈의 올림픽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를 하고 있다.

▲ 최다빈의 올림픽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피겨 최다빈 '평창의 꿈'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의 최다빈이 8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피겨 최다빈 '평창의 꿈'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의 최다빈이 8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다빈이 쇼트프로그램에서 선전을 펼치면서 이제 관심은 올림픽 톱10에 진입할지에 대한 여부다. 이미 최다빈은 현재 9위 자리를 확보했기에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올림픽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이를 지켜내는 것이다.

만약 최다빈이 23일에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선전을 펼쳐 최종 순위 10위 이내를 기록한다면, '피겨여왕' 김연아(28)를 제외하고 한국 여자피겨 선수가 올림픽 톱10 진입을 해낸 최초의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그만큼 한국 여자피겨가 세계 상위권 수준으로 발돋움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직 기뻐하기는 이르지만 최다빈이라면 이를 해낼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항상 어떠한 상황에서도 긴장감을 극복해내고 정신력으로 깨끗한 연기를 해낸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선수권에서도 톱10 진입을 해냈기에 어려울 것은 없다. 관건은 자신이 얼마나 최선의 연기를 펼치느냐다.

[올림픽] 최다빈, 첫 올림픽 무대 성공적 11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최다빈이 연기를 펼친 뒤 주먹을 불끈쥐고 있다.

최다빈은 65.73으로 시즌베스트를 기록했다.

▲ [올림픽] 최다빈, 첫 올림픽 무대 성공적 11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최다빈이 연기를 펼친 뒤 주먹을 불끈쥐고 있다. 최다빈은 65.73으로 시즌베스트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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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최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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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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