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3루는 지난 시즌 내내 주인이 없었다. 황재균(현 kt)의 공백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시즌 동안 3루수로 출장한 선수만 무려 11명에 달했다. 그 중 주전 2루수와 유격수인 앤디 번즈와 문규현도 있었다. 2루수에 7명, 유격수에 6명만이 출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2배다. 심지어는 이대호와 전준우가 3루수로 가는 방안도 논의됐었다. 2017 시즌 3루수로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한 순으로 정리해보면, 김동한(441.2이닝), 신본기(294이닝), 황진수(213.2이닝) 순이었다.

이번 시즌의 경쟁 판도는 어떻게 될까? 우선 신본기는 유격수 경쟁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실 신본기의 원래 포지션은 유격수다. 그러나 신본기가 빠지더라도 롯데의 3루 후보는 넘쳐난다.

김동한은 수비에서의 강점이 있다. 롯데 야수들 중 2017 시즌 3루수 소화 이닝이 가장 많다. 그러나 공격력이 아쉽다. 타율이 0.236으로 떨어졌고 그에 따라 OPS가 0.685에 그쳤다. 반면 황진수는 공격에서 앞선다. 스위치히터라는 장점을 가진 황진수는 장타 생산력과 주력을 모두 갖췄다. 지난 시즌 117타수의 적은 표본이지만 장타율이 4할을 넘었다. 3루타 2개, 도루도 4개로 주루 능력도 보여줬다. 지난 시즌 후반, 롯데가 연승을 달리며 순위를 끌어올릴 때 선발 출장했던 선수도 황진수였다. 2015년 규정타석 타율 0.300을 기록한 적 있는 베테랑 정훈이 3루로 전향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실제로 롯데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3루 수비 훈련을 진행중인 영상도 공개됐다. 주전으로 활약한 바 있는 정훈인 만큼 경험에서는 가장 앞선다.

 김동한도 3루수 자리 확보에 도전한다.

김동한도 3루수 자리 확보에 도전한다. ⓒ 롯데 자이언츠


'다크호스'는 한동희다. 한동희는 롯데가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권으로 영입한 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진행중인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신인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유일한 선수다. 스프링캠프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한동희에 대한 기대감을 계속 높인다. 시즌 중에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기회를 잡는다면 충분히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다.

롯데 감독인 조원우 감독이 수비에서의 기본기를 중시하는 만큼, 공격보다는 수비에 능한 선수가 주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 시즌 롯데를 고생시킨 포지션이 3루수라면 올해는 포수 자리가 불안하다. 14시즌 간 롯데 안방을 지킨 강민호가 FA 자격으로 삼성 라이온즈 행을 택했기 때문이다. 롯데가 가진 어린 투수들의 성장에 있어 강민호가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 기정 사실인 마당에, 강민호의 이탈은 단지 20홈런 포수의 손실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어떤 포수가 오더라도 강민호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최대한 빨리 주전 포수를 찾아야한다.

 강민호의 공백을 롯데는 극복할 수 있을까.

강민호의 공백을 롯데는 극복할 수 있을까. ⓒ 롯데 자이언츠


지난 해 강민호가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포수 포지션에는 고작 4명의 선수만 뛰었다. 그러나 강동관이 1이닝, 나종덕이 14이닝만을 소화한 만큼 롯데 포수 자리를 경험한 선수는 강민호와 김사훈, 둘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강민호 다음으로 경험이 많은 포수는 김사훈이기는 한데, 공격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시즌 타율이 0.184, 볼넷 6개를 얻는 동안 삼진이 21개나 됐다.

롯데의 포수 자리가 무주공산이 됨에 따라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선수들이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나원탁과 나종덕에게 시선이 모인다.

나종덕의 경우에는 2017년 롯데에 입단했다. 차후 롯데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할 재능이 있다는 평을 받았지만 강민호라는 존재로 지난 시즌에는 주로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타율 0.211, 12홈런. 204타수에서 12홈런을 칠 정도로 펀치력은 있지만 정확성이 아쉬웠다. 19볼넷 82삼진의 비율도 보완해야 할 점이다.

 나종덕과 나원탁은 포수 자리를 노린다.

나종덕과 나원탁은 포수 자리를 노린다. ⓒ 롯데 자이언츠


나원탁은 FA 강민호의 보상선수로 삼성에서 이적해왔다. 나원탁은 애초에 2017 시즌 종료 후 군입대할 예정이었으나 롯데로 옮긴다는 소식을 듣고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군입대를 미뤘다. 그만큼 의지가 강하다. 나원탁도 1군 경험은 거의 없다. 지난 시즌에도 12경기에서 57.2이닝만 마스크를 썼다. 퓨처스리그에서 보여준 가능성에는 집중해볼만 하다. 2군에서 55경기에 출장한 나원탁은 149타수 45안타로 타율이 0.302, 장타율은 0.450이었다. 10사사구 23삼진도 괜찮은 편이다. 안중열도 부상에서 회복한다면 주전 포수 경쟁에 참여할 수 있고 주목도가 떨어지지만 강동관도 대기한다. 성이 같은 두 선수, 나원탁과 나종덕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역시 핵심은 수비다. 누구 하나 앞서나간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수비에서의 침착성과 적응력이 뛰어난 선수가 지속적인 기회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롯데 투수진을 이끌 '제 2의 강민호'가 나올 수 있을까. 롯데의 가오슝 스프링캠프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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