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로 돌아온 정성훈(사진 좌측)

KIA로 돌아온 정성훈(사진 좌측) ⓒ KIA 타이거즈


'무적 선수'가 된 정성훈의 행선지는 예상대로 친정팀 KIA 타이거즈였다. 지난해 11월 22일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LG는 베테랑 정성훈을 전격 방출했다. 2009시즌을 앞두고 FA로 LG 유니폼을 입었던 정성훈은 9시즌간 준수한 활약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아침에 LG를 떠나는 신세가 되었다.

2016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정성훈은 LG와 오랜 줄다리기 끝에 1년 총액 7억 원에 계약했다. 2017시즌 정성훈은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 6홈런 30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28로 녹슬지 않은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2018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계약해야 하는 처지의 정성훈에게 LG가 갑자기 방출 통보를 하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KIA 정성훈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IA 정성훈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017시즌 종료 후 FA 시장은 준척급 및 베테랑에 냉혹했다. 대어급 FA를 제외하면 FA의 권리를 행사하며 타 구단으로 이적한 선수는 없었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FA 자격을 취득한 채태인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지만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서였다.

통산 2135경기에 출전한 뒤 은퇴한 양준혁과 더불어 최다 출전 타이 기록을 보유한 정성훈의 현역 선수 생활은 타의에 의해 마감되는 듯했다. 하지만 KIA 김기태 감독이 광주제일고 후배 정성훈에 손을 내밀었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 및 내부 FA 김주찬과 계약을 마친 뒤 1월 18일 정성훈의 영입을 발표했다. 1999년 1차 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뒤 2003년 현대 유니콘스에 트레이드된 정성훈은 15년 만에 고향팀이자 친정팀 KIA로 복귀하게 되었다.

 KIA 김기태 감독

KIA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과 정성훈의 인연은 LG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시즌을 앞두고 LG 김기태 수석 코치는 감독으로 승격했다. 2012시즌 종료 뒤 정성훈은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다. 2012시즌에 타율 0.310 13홈런 53타점 OPS 0.910을 기록한 정성훈은 타 팀 이적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성훈은 LG 입단 동기 이진영과 더불어 각각 4년 총액 34억에 일찌감치 도장을 찍고 LG에 잔류했다. 정성훈이 예상보다 적은 금액으로 흔쾌히 잔류한 결정에는 김기태 감독의 공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태 감독은 취임 후 2시즌만인 2013시즌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성과를 일궈냈다. '형님 리더십'으로 불린 김기태 감독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베테랑에 대한 무한 신뢰였다. 정성훈은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과 함께 '베테랑 F4'를 구성해 LG의 정규 시즌 2위 및 플레이오프 직행에 공헌했다. 

 2000년대 초반 KIA 시절 정성훈의 모습

2000년대 초반 KIA 시절 정성훈의 모습 ⓒ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의 정성훈 영입은 자칫 모험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IA는 헥터, 팻딘, 버나디나 외국인 선수 3명과 전원 재계약한 반면 외부 FA는 영입하지 않아 2년 연속 동일한 선수 구성을 유지하는 듯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성훈 영입이 선수단에 미묘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또 다시 '동행'을 선택했다.

정성훈은 주전 1루수 김주찬의 체력 안배를 위한 백업이나 혹은 대타 요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3월 24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펼쳐지는 kt 위즈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에 정성훈이 출전할 경우 통산 2136경기로 최다 출전 단독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김기태 감독과 정성훈이 함께 우승 트로피를 안아 올리는 해피엔딩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KBO카툰] '26년' 김기태, 우승할 감독은 우승한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KIA 김기태 정성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