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4호골' 터뜨리는 손흥민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오른쪽)이 골을 넣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1-1로 맞선 후반 31분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2호 골이자 시즌 4호 골이다.

지난해 11월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오른쪽)이 골을 넣고 있다. ⓒ EPA/연합뉴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운명의 2월에 돌입한다. 토트넘은 현재 13승 6무 5패(승점 45)로 프리미어리그 5위에 올라있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 리버풀(승점 47)과는 2점 차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에 올라있으며 FA컵은 4라운드(32강) 재경기를 앞두고 있다.

2월은 토트넘의 올 시즌 농사를 사실상 좌우할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토트넘은 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홈)을 시작으로 5일에는 4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강호 리버풀(원정), 10일 아스널(홈)과의 '북런던 더비' 등이 잇달아 기다리고 있다. 또한 14일에는 유벤투스(이탈리아, 원정)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치러야 한다. 모두 토트넘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강팀들이다.

어느 하나 쉽지 않은 강팀들, 최악의 경우에는...

여기에 지난 FA컵 4라운드에서 4부리그 뉴포트 카운티에 고전 끝에 1-1 무승부에 그치며 리버풀-아스널과의 리그 일정 중간에 재경기까지 치르게 된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이다. 사령탑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으로서는 가뜩이나 힘든 일정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올 시즌 또다시 '빈손'으로 그치게 되거나 최악의 경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까지 놓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그동안 토트넘의 최대강점은 최전방의 해리 케인을 필두로 손흥민,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구성된 강력한 공격진이었다. 하지만 알리가 올 시즌 들어 주춤하고 에릭센도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케인과 손흥민에게 점점 체력적인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에릭 라멜라는 장기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아직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무사 시소코 역시 이번 시즌 리그 23경기에 나섰지만 1골 1도움에 그치며 부진하다.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카라바오컵 등 다수의 리그에 참가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토트넘으로서는 주전들의 뒤를 받쳐줄 백업 선수들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토트넘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의 희망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최근 파리 생제르맹으로부터 루카스 모우라의 영입을 목전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의 측면 공격수인 모우라는 이번 시즌 PSG가 네이마르와 킬리앙 음바페를 영입하면서 입지가 줄어든 상태였다.

맹활약 중인 손흥민, 이번에도 팀 구할까

모우라는 2선의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손흥민에게도 잠재적인 경쟁상대가 될 수 있지만, 적어도 올 시즌에는 손흥민의 활약상을 감안할 때 경쟁자보다는 '도우미'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넘나드는 손흥민에 비하여 모우라는 오른쪽 날개가 주 포지션에 더 가깝다. 모우라의 영입 자체가 케인과 손흥민에 지나치게 쏠린 공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에 가깝다. 오히려 손흥민보다는 라멜라나 시소코가 모우라의 영입에 따라 출전 기회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케인과 함께 어엿한 토트넘 공격진의 쌍두마차로 자리 잡은 손흥민은 팀의 2월 반등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무겁다. 손흥민은 올 시즌 32경기에 나서 11골 4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28일 뉴포트 카운티와 FA컵 32강에선 0-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교체 투입되어 37분 케인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는 활약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어느덧 EPL 3년 차를 맞이하며 점점 성장해가는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데뷔 시즌 8골(리그 4골), 2016-17시즌 21골(리그 14골)를 기록했으며 올 시즌까지 통산 40골로 역대 아시아 프리미어리거 최다골을 매일같이 새롭게 써나가고 있다. 손흥민의 활약이 곧 한국축구의 역사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가오는 맨유전은 양팀은 물론 손흥민에게도 또 한 번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홈 5경기 연속 득점 기록을 이어가며 2004년 저메인 데포가 세운 팀 기록과 타이를 이루고 있는 손흥민은 맨유전에서 골을 추가할 경우 14년 만에 토트넘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손흥민은 EPL 진출 이후 아직까지 맨유와의 경기에서는 골맛을 보지 못했다.

맨유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시티에 밀려 우승 경쟁에서 한발 밀려난 상태지만 최근 겨울 이적시장에서 대형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를 영입하면서 다시 한번 반등을 노리고 있다. 맨유는 올 시즌 16실점만을 내주며 첼시와 함께 EPL 최소 실점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토트넘으로서는 험난한 2월 일정의 첫 단추를 끊는 맨유전에서 손흥민이 상대의 견고한 수비를 극복하며 월드스타인 산체스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면 대반전도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강팀들을 상대해야 하는 2월 한 달간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손흥민이 진정한 '월드클래스'로 위상이 높아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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