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 20주년 콘서트 공연 실황과 멤버들의 심경 고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젝스키스 에이틴> 포스터

젝스키스 20주년 콘서트 공연 실황과 멤버들의 심경 고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젝스키스 에이틴> 포스터 ⓒ YG엔터테인먼트


고백하자면 젝스키스는 기자에게 있어 최고의 아이돌은 아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H.O.T.와 젝스키스 사이에서 갈팡질팡 했던 것 같은데 H.O.T. 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지난 2016년 MBC <무한도전-토토가2>를 통해 젝스키스가 18년만에 돌아왔을 때 내심 기뻤고, 방송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힌 적도 허다했다.

1980년대에 태어나 1990년대 말 학창시절을 보냈던 여성들에게 H.O.T.와 젝스키스는 어릴 적 한때 좋아했던 아이돌로만 남지 않는다. 그녀들에게 H.O.T.와 젝스키스는 추억 그 자체다. H.O.T.와 젝스키스에 얽힌 기억들은 제각각이지만, 어찌되었던 오빠들 덕분에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을 무사히 이겨낼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H.O.T.와 젝스키스에게 감사하다.

<무한도전-토토가2>를 통해 일찌감치 성공적인 복귀의 신호탄을 쏜 젝스키스는 방송을 위한 일회적인 결합에만 그치지 않고 양현석이 이끄는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 지난해 5집 앨범 발매와 함께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 18일에 개봉한 <젝스키스 에이틴>은 18년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고 고척스카이돔에서 콘서트를 연 젝스키스의 심경과 공연 현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의 시작은 지난해 9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주년 기념 콘서트 오프닝에서 출발한다. 젝스키스는 18년 만에 5집 앨범을 발매함과 동시에, 20주년 콘서트도 준비한다. 불철주야 앨범을 녹음하고 춤 연습을 이어가면서 몸은 천근만근 무거워짐에도 오랜만에 팬들과 만난다는 생각에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멤버들의 강조대로 젝스키스의 컴백은 그들을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 덕분에 가능한 기적이었다. 젝스키스가 컴백을 한 후 2년이 지나서야 <무한도전>의 스핀오프 버전의 설날특집 <토토가3-H.O.T.>을 통해 복귀 시동을 거는 H.O.T.도 그들을 아직 잊지 않고 기억하는 팬들이 있었기에 어렵게 컴백을 결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마치 콘서트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젝스키스 20주년 콘서트 공연 실황과 멤버들의 심경 고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젝스키스 에이틴> 포스터

젝스키스 20주년 콘서트 공연 실황과 멤버들의 심경 고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젝스키스 에이틴> 포스터 ⓒ YG 엔터테인먼트


과거 엄청난 인기를 구가 했던 스타라고 할지라도 적어도 강산이 2번 바뀌는 세월이 지난 후에도 변함 없는 인기를 누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18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온 젝스키스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고, 그들의 컴백과정과 공연현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되어 극장에 걸릴 정도로 잘 나가는 아이돌이다.

현재 영화 배급을 맡은 CJ CGV가 운영하는 SCREEN X(스크린X, 극장 좌우측 벽면까지 영상이 펼쳐지는 특별관) 상영관을 중심으로 상영하는 <젝스키스 에이틴>은 1월 말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3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면에서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반관에서 보는 것보다 5000원 더 비싼 스크린X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팬 입장에서는 콘서트에 현장에 와있는 것 같은 감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메인 스크린을 넘어 양쪽 벽면까지 영상이 펼쳐지는 스크린X 효과는 젝스키스의 공연 현황 장면이 나올 때 극대화된다.

<젝스키스 에이틴>은 지난 9월 고척돔에서 열린 콘서트 현황 외에도 젝스키스 멤버들의 일상과 연습 장면을 골고루 담아 리얼리티 TV를 보는 것 같은 재미도 안겨준다. 영화 특성상 <젝스키스 에이틴>은 한 때 젝스키스를 좋아했던 사람, 아직도 젝스키스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팬들이 주요 타깃층이다. 소수의 스크린X관에서 상영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개봉 일주일 만에 3만 관객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팬들을 중심으로 2차, 3차 관람까지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도 <젝스키스 에이틴>을 찾는 관객들은 좀 더 늘어날 것 같다.

과거 앨범만 내놓았다고 하면 수십만 장 판매는 기본이었던 20년 전을 생각하면, 3만 관객은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로 분류되는 <젝스키스 에이틴>이 소수의 특정 상영관에만 걸려 있음에도 3만 관객이 넘었다는 것은 의미있는 흥행 성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최근들어 작품성이나 의미면에서나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독립영화들이 연이어 기대 이하 성적을 거두는 씁쓸한 상황에서 젝스키스라는 유명한 스타를 앞세우고 있지만, 소수의 상영관에서 상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변함 없는 사랑 맏는 '젝스키스', 그 비결은

 젝스키스 20주년 콘서트 공연 실황과 멤버들의 심경 고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젝스키스 에이틴> 포스터

젝스키스 20주년 콘서트 공연 실황과 멤버들의 심경 고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젝스키스 에이틴> 포스터 ⓒ YG 엔터테인먼트


젝스키스 팬을 대상으로 제작한 영화이지만 <젝스키스 에이틴>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 완성도 모두 준수한 편이다. <젝스키스 에이틴>은 오랫동안 젝스키스를 응원하고, 기다려온 팬들의 눈높이에 철저히 부응하는 영화다.

특히 영화는 18년 만에 돌아온 젝스키스는 그들의 옛날 히트곡을 재탕하는 추억팔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과거 1세대 아이돌이 아니라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역 아이돌로 불리고 싶은 젝스키스는 20주년 콘서트에서 그들의 예전 히트곡보다 5집 엘범에 수록된 새로운 노래들을 알리는데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안무나 퍼포먼스 모두 2010년대 후반에 걸맞은 트렌드를 추구하고자 한다.

<젝스키스 에이틴>에 드러난 현재 젝스키스가 지향하는 정체성은 젝스키스가 2016년에 발표한 싱글앨범 '세단어' 가사이기도 한 "바로, 지금, 여기"이다. 정말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선 젝스키스는 다시는 팬들과 헤어지는 일이 없도록 바로, 지금, 여기에 펼쳐지는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젝스키스는 더 이상 팬들의 추억에서만 소환되는 과거형 아이돌이 아니라 동시대와 호흡하면서 치열하게 활동 중인 현재형 아이돌이다. 18년 만의 컴백에도 팬들의 변함없는 성원을 받는 젝스키스의 인기 비결을 알고자 한다면, 꼭 <젝스키스 에이틴>을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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