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 대 서울 삼성 경기. SK 김민수와 삼성 문태영이 볼을 다투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 대 서울 삼성 경기. SK 김민수와 삼성 문태영이 볼을 다투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삼성이 지난 16일 서울 SK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했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24일 오후 7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 나이츠와의 올 시즌 5번째 'S-더비'에서 86-7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2연패 위기에서 벗어났고, 6위 인천 전자랜드를 3.5경기 차로 추격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삼성은 이날 경기 시작 전, 안 좋은 소식을 접했다. 지난 20일 원주 DB전에서 레이업 시도 중 허벅지를 다친 문태영이 전치 4주 진단을 받은 것. 문태영은 만 39세 적잖은 나이지만, 올 시즌 36경기에서 평균 28분 57초를 소화하던 팀의 중심 선수다. 평균 11.9득점 4.4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꾸준한 실력도 과시 중이었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장민국까지 가세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던 찰나, 악재가 찾아들었다. 

'새깅 디펜스'와 '라건아' 라틀리프

삼성은 문태영이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슬퍼할 겨를이 없다.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선 남은 5~6라운드에서 최대한 승수를 쌓아야 한다. SK전은 더욱 중요했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마치고 맞붙었던 16일 패배를 무조건 갚아야 했다. 1패의 의미가 이전보다 훨씬 커진 5라운드였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새깅 디펜스'를 들고 나왔다. 외곽슛을 내주더라도 골밑의 무게감을 더하는 수비 전술이었다.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라틀리프와 김동욱, 장민국 등이 SK의 골밑 득점을 최대한 봉쇄했다. 김태술과 이동엽, 이관희 등 가드진도 강한 압박 수비를 통해 안정감을 더했다.

수비가 효과를 보면서, 공격도 활기를 띠었다. 그 중심에 한국 국적을 취득한 '라건아' 라틀리프가 있었다. 1쿼터는 불안했다. 교체 투입된 라틀리프의 슛은 잇달아 림을 돌아 나왔다. 4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다. 2쿼터부터 폭발했다. 속공에 앞장서며 득점을 올렸고, 김민수의 슛을 블록슛한 뒤 화끈한 덩크슛을 터뜨렸다. 김동욱과 픽앤롤로 손쉬운 득점을 만들었고,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까지 성공했다.

라틀리프는 지난 16일 부상 복귀 이후 최다 출전 시간인 34분 55초를 뛰면서, 28득점 16리바운드를 올렸다. 공격 리바운드만 6개를 따냈다. 58경기 연속 더블더블 작성. 이날도 삼성 승리 중심에는 '라건아' 라틀리프가 있었다.

돌아온 장민국, 승부를 결정지은 3점슛

삼성은 강한 수비로 SK를 당황하게 했고, 라틀리프의 골밑 장악으로 승리에 다가갔다. 그리고 장민국이 쐐기를 박았다. 장민국은 199cm 장신 포워드이면서 정확한 외곽슛을 자랑하는 선수다. 그가 지난 17일 병역을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김준일과 임동섭의 입대로 높이가 낮아진 삼성에겐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장민국은 전역 하루 만인 18일 안양 KGC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14분 6초를 뛰며 5득점을 올렸다. 20일 DB전에선 11분 4초를 소화하며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빼어난 활약은 없었지만, 경기 감각이 회복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 확실했다. 

SK전을 앞두고 주전 포워드 문태영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장민국은 올 시즌 5번째 'S-더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1쿼터부터 3점슛을 터뜨렸다. 부드러운 슛터치를 자랑하면서 페이드어웨이슛까지 성공했다. 수비에서는 라틀리프, 김동욱 등과 함께 골밑의 무게감을 더했다.

장민국은 2, 3쿼터에 침묵했다. 1쿼터 5득점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라틀리프에게 집중된 공격 탓이지 기회가 많지 않았다. 자신감이 없는 모습도 보였다. 외곽슛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주저했다. 김동욱이 속공 상황에서 절묘한 패스를 전했지만 우물쭈물하다 기회를 놓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장민국은 영웅이 됐다. 4쿼터 막판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경기 종료 3분 22초를 남기고서부터 드라마가 시작됐다. SK 안영준이 3점슛을 통해 동점을 만들자 김동욱이 3점슛으로 응수했다. 김민수가 3점슛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고, 곧바로 김동욱이 3점슛을 터뜨리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SK 최부경이 라틀리프의 반칙을 얻어내며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하면서 1점 차로 따라붙었다.

이때 장민국이 나섰다. 1쿼터 이후 잠잠하던 장민국은 경기 종료 1분 35초를 남기고 3점슛을 터뜨렸다. 점수 차가 4점으로 벌어졌다. 45.3초를 남기고 장민국의 3점슛이 또 터졌다. 7점 차로 벌리는 쐐기포였다. 3점슛 4개 포함 14득점 6리바운드.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등장하는 '클러치 슈터'로 손색없었다.

이제 17경기 남았다. 6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 전자랜드를 따라잡기 위해선 1경기도 소홀할 수 없다. 남은 경기 모두를 챔피언 결정전처럼 임해야 한다. 삼성이 이날 같은 찰거머리 수비, 부활한 라틀리프, 돌아온 장민국 등을 앞세워 기적적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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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VS서울 SK S-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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