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순위 경쟁을 잠시 잊고 팬과 선수들이 함께 즐거운 축제를 만들었다.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개최된 '2017-2018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인터넷 예매가 순식간에 끝날 정도로 올스타전에 대한 배구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매우 컸다.

양 팀 선수들과 감독들, 심판들은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경기장을 찾은 5천여 명의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시즌 중에 쉽게 볼 수 없는 선수들의 끼가 발산됐고, 감독들은 딱딱한 이미지를 내려놓았다.

이날만큼은 승패보다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는지가 더 중요했다. 선수들이 함께 안무를 선보이는가 하면, 배구팬이 선수를 대신해 서브를 넣는 진풍경이 나오기도 했다. 그 어느 시즌보다 뜨거운 V리그의 열기는 올스타전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맘껏 끼를 발산한 선수들, 지루할 틈이 없었다

 21일 오후 의정부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2017-2018 V리그 올스타전' K스타-V스타 경기에서 V스타 오지영(한국도로공사)이 득점 후 몸을 흔들고 있다.

21일 오후 의정부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2017-2018 V리그 올스타전' K스타-V스타 경기에서 V스타 오지영(한국도로공사)이 득점 후 몸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1, 2세트는 V-스타의 '쌍둥이' 이재영-이다영의 무대였다. 이다영은 다양한 퍼포먼스로 주목을 받았고 특히 신진식, 이도희 감독과의 댄스타임이 일품이었다. 이재영은 판정 번복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성권 주심에게 다가가 춤을 선보였지만 최주심은 경고를 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2세트 종료 이후에 진행된 플로터 서브 컨테스트에서는 김수지, 이나연, 배유나 세 선수가 결선에 진출, 11점을 기록한 김수지가 플로터 서브퀸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서브퀸 컨테스트 우승은 시속 87km를 기록한 문정원의 몫이었다.

뒤이어 남자부 선수들이 출전하는 파워어택 컨테스트, 서브킹 컨테스트가 차례로 열렸다. 파워어택 컨테스트에서는 스파이크로 공을 가장 높게 튕긴 알렉스(12m)가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고, 서브킹 컨테스트에서는 펠리페(최고시속 122km)가 1차 시기에서 서브를 실패한 가스파리니를 제치고 서브킹이 됐다.

3세트 첫 번째 작전타임 이후에는 선수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K-스타 최태웅 감독과 V-스타 신진식 감독이 코트에 들어와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연출됐다. 최태웅이 토스한 볼을 신진식이 상대 코트로 꽂으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K-스타 파다르는 3세트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자신을 대신해 배구팬에게 서브를 시도하게 하는 진풍경이 나왔고 이 팬은 서브 득점에 성공해 많은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21일 오후 의정부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2017-2018 V리그 올스타전' 스파이크 서브 킹 컨테스트에서펠리페(한국전력)가 강 스파이크 서브를 넣고 있다.

21일 오후 의정부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2017-2018 V리그 올스타전' 스파이크 서브 킹 컨테스트에서 펠리페(한국전력)가 강 스파이크 서브를 넣고 있다. ⓒ 연합뉴스


4세트에서는 K-스타 유광우가 선심들과 부심에게 서브를 맡겼다. 선심으로 변신한 유광우는 V-스타의 득점 때 K-스타의 득점을 선언했고, V-스타의 비디오 판독 요청에도 판정이 바뀌지 않아 폭소를 자아냈다. 결국 총점에서 앞서던 K-스타가 듀크의 마지막 득점으로 올스타전의 마침표를 찍었다. K-스타와 V-스타가 두 세트씩 승리했으나 총점에서 앞선 K-스타가 승리를 가져갔다.

MVP는 여자부 이다영(20표), 남자부 정민수(12표)에게 돌아갔다. 이다영은 1, 2세트 모두 흥겨운 춤과 세레머니로 관중들을 즐겁게 했고 정민수는 세레머니와 더불어 시즌 중에 선보일 수 없는 스파이크까지 뽐내며 올스타전을 즐겼다.

올스타전 마감, 이제 후반기 준비하는 V리그... 여전히 알 수 없는 순위 경쟁

 21일 오후 의정부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도드람2017-2018 V리그 올스타전 K스타-V스타 경기에서 V스타 선두들이 득점 후 이도희 감독(현대건설)과 춤을 추고 있다.

21일 오후 의정부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도드람2017-2018 V리그 올스타전 K스타-V스타 경기에서 V스타 선두들이 득점 후 이도희 감독(현대건설)과 춤을 추고 있다. ⓒ 연합뉴스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올스타전은 이제 끝났다. V리그는 꿀맛 같은 휴식기를 마치고 24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순위 경쟁이 여전히 치열한 만큼 전반기보다 1승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봄배구로 갈 수 있는 팀들과 그렇지 못한 팀들이 결정되는 시기가 다가온다.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의 수성 여부와 예측할 수 없는 3위 경쟁이 관건이다. 1위 현대캐피탈과 2위 삼성화재의 승점 차는 7점으로, 분위기만 보면 현대캐피탈이 더 좋은 상황이다. 3위 경쟁에서는 3위 한국전력과 6위 우리카드의 승점 차가 8점에 불과해 언제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오는 24일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4위 대한항공과 2위 삼성화재의 남자부 후반기 첫 경기가 여러모로 중요한 이유이다.

여자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2위 IBK기업은행(승점 38)과 3위 현대건설(승점 36)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4위 KGC인삼공사(승점 27)는 봄배구 희망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많은 승점을 챙겨야 하고, 5위 흥국생명(승점 19)과 6위 GS칼텍스(승점 18)의 분발도 필요하다. 여자부 후반기 레이스는 오는 25일 한국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의 경기로 스타트를 끊는다.

관중도, 시청률도 증가하며 해를 거듭할수록 V리그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올시즌에는 남자부뿐만 아니라 여자부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반환점을 돌고 봄배구로 다가가는 V리그가 이 분위기를 후반기에도 이어갈 수 있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배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