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키타카로 전성기를 보낸 바르셀로나

FC 바르셀로나는 2015-2016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FC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예상을 뒤엎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거칠 것 없이 전진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에게 2018년은 또 다른 '트레블' 해가 될 수 있을까.

FC 바르셀로나(아래 바르사)의 무패행진이 끝날 기미가 안보인다. 스페인 라리가의 거함이자 유럽축구의 공룡인 바르사는 이번 시즌 최강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중이다. 지난해 8월 있었던 스페인 슈퍼컵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1·2차전 합계 1-5로 패하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이후 치러진 모든 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리그에서는 레알을 3-0으로 완파했고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만난 유벤투스와 승부에서는 1승 1무의 기록을 남겼다. 약팀과의 대결에서도 강하고 강팀과 경기에서도 강한 빈틈없는 면모를 과시 중이다.

아직 시즌을 절반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이 기세라면 '트레블(리그+컵대회+챔피언스리그 우승)'도 노릴만한 수준이다. 물론 변수는 많다. 주축 선수들이 비슷한 시기에 부상으로 신음할 수도 있다. '트레블'의 절대적 요소 중 하나인 행운이 따르지 않으면 트로피를 모두 쟁취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불행이 한꺼번에 겹치는 상황을 미리 상정하고 시즌을 준비할 수는 없다. 즉, 현재 흐름상 바르사의 모든 대회 제패는 꽤나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리그 성적: 부동의 선두 지키고 있는 바르사

바르사가 올 시즌 호평을 받고 있는 중심에는 단연 리그 성적이 있다. 지난 시즌 3년 만에 리그 타이틀을 뺏긴 바르사는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풀듯 순위표 최상단에서 계속 머물고 있다. 현재 18경기에서 승점 48점(15승 3무)을 챙겼다.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승점 차는 9점으로 여유롭다. 한 때 바르사의 자리에 도전했던 발렌시아 CF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2승 3패로 부진하며 3위까지 밀려났다. 무엇보다도 라이벌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레알이 승점 32점(9승 5무 3패)로 부진하고 있다.

리그 38라운드 중 이제 18라운드까지 진행됐지만 선두 바르사의 리그 우승이 확정적이란 의견이 많다. 라리가는 최상위권 팀과 중하위권 그룹의 전력 차가 큰 편에 속한다. 선두권 그룹이 바르사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중하위권에 약진이 필요한데 그럴 공산은 작다. 또한 중하위권의 발전은 추격자 클럽들의 승점 쌓기에도 해가 된다. 현실적으로 남은 일정에서 바르사가 경쟁 상대에게 모조리 패하고 의외의 클럽에게 2~3회 이상 발목이 잡혀야만 추락이 가능하다. 단, 여기에는 추격자 그룹이 무너지지 않고 쾌속질주를 해야하는 조건도 있다.

 지난 7일 입단한 필리페 쿠티뉴의 모습.

지난 7일 입단한 필리페 쿠티뉴의 모습. ⓒ FC 바르셀로나


이미 높은 위치에 있는 바르사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필리페 쿠티뉴라는 날개를 달았다. 쿠티뉴는 바르사의 약점을 메울 수 있는 선수다. 현재 바르사는 측면 공격 자원의 부진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노쇠화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쿠티뉴는 이 문제를 일거에 소거할 수 있는 자원이다. 리버풀 시절 쿠티뉴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를 오가면서 만점 활약을 했다. 지난 여름부터 바르사가 쿠티뉴를 강력히 원했던 이유다.

리버풀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선 쿠티뉴는 규칙상 바르사 유니폼을 입고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출장할 수 없다. 바르사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리그 운영 측면에서는 쿠티뉴가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낫다. 긴 부상의 터널 끝에 오스만 뎀벨레도 전력에 복귀했다. 전반기 대성공의 기반인 4-4-2 포메이션부터 클럽 전통의 4-3-3 포메이션까지 모두 가동할 수 있게된 바르사다.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이미 절대 강자

바르사는 스페인 국왕컵의 절대 강자다. 바르사의 리그 우승 횟수는 24회로 33회의 레알에게 밀려 2위지만, 국왕컵에서는 29번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최근 있었던 세 번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 3연패를 달성하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올 시즌도 출발이 좋다. 레알 무르시아와 32강전에서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고도 1·2차전 합계 8-0의 완승을 거뒀다. 16강 상대는 라리가의 복병 셀타비고다. 일단 1차전 셀타비고 원정길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셀타비고 원정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만든 무승부란 결과는 만족할 만하다. 2차전이 '원정 팀의 지옥' 캄프 누에서 열리는 만큼 8강 진출이 유력한 바르사다.

바르사의 국왕컵 4연패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마드리드의 두 클럽이다. 먼저 레알은 존재 자체가 부담인 클럽이다. 올 시즌 부진하고 있지만 언제든 살아날 수 있는 팀이기에 맞대결 결과는 전혀 예측불과다. 또한 바르사는 비교적 최근인 2011년과 2014년 결승전에서 레알에게 패하며 눈물을 흘린 경험이 있다. 최근 디에고 코스타의 합류 이후 가파르게 경기력이 상승하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경계 대상이다. 올 시즌 아틀레티코은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하지 못했고 리그 타이틀도 바르사가 가져갈 공산이 크기에 국왕컵 트로피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

빡빡한 국왕컵 일정도 무시 못 할 변수다. 타 리그보다 늦게 시작하는 라리가지만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휴식기도 가진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후반기 일정이 타이트하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서 주중에 국왕컵 경기까지 소화하는 일정은 선수들에게 부담이다. 국왕컵 경기는 단판이 아니기에 체력 소모가 크다. 로테이션 멤버들의 활약이 중요한 바르사다.

챔피언스 리그: 16강부터 만만치 않지만

트레블의 완성이자 꽃은 역시 빅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다. 많은 클럽들이 리그와 자국 컵 대회 동반 우승으로 '더블'을 종종 달성하고는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막혀 트레블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바르사에게도 이번 시즌 트레블 달성에 있어 최대 난관은 챔피언스리그다.

챔피언스리그는 말 그대로 챔피언들의 리그다. 각 리그의 챔피언과 챔피언급 팀들이 참가하는 대회기에 난이도 자체가 가장 높다. 바르사가 현재 유럽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챔피언스리그 참가 팀끼리는 전력의 차이가 크지 않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방심은 커녕 전력으로 대회에 임해도 쉽게 우승할 수 없는 대회가 바로 챔피언스리그다.

아스필리쿠에타 첼시가 골을 넣고 좋아하는 아스필리쿠에타

골을 넣고 좋아하는 첼시 FC 선수들의 모습. ⓒ 첼시 페이스북


16강 상대부터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 바르사다. 8강행 티켓을 두고 다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는 바르사를 수차례 곤경에 빠뜨린 팀이다. 2011-2012 시즌 준결승에서 바르사는 경기를 압도하고도 1무 1패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2008-2009 시즌에는 주심의 무수한 오심 덕에 첼시를 꺾고 결승전에 안착했다. 2000년대 들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4번 만났던 두 팀은 두 번씩 웃고 웃었다. 첼시가 바르사를 상대로는 전력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준 역사가 있어 결과 예측이 어렵다.

첼시를 격파해도 바르사에게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남는다. 2012-2013 시즌 바르사에게 굴욕을 선사한 유프 하인케스가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복귀했다. 바르사 축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의 수장으로 막강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두 클럽 다 8강 진출이 유력하다. 바르사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클럽들의 생존 가능성이 높다.

'챔피언스리그 DNA'가 가득한 레알과 네이마르 영입으로 새로운 왕조 구축을 원하는 파리 생제르망이 16강에서 맞붙는 것은 호재다. 두 팀 모두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가까운 클럽이기에 맞대결로 반드시 한 팀이 16강에서 탈락하는 점은 바르사의 어깨를 다소 가볍게 한다. 다만 양 팀의 승부에서 승리한 팀은 16강부터 거함을 꺾은 자신감으로 남은 대회를 임하게 되는 점은 달갑지 않다.

바르사는 그 어렵다는 트레블을 두 번이나 성공한 유일한 클럽이다. 올 시즌 발베르데 감독이 이식한 새로운 전술이 안정적으로 팀에 안착했고 중심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다. 겨울 이적 시장도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바르사에게 세 번째 트레블이 허황된 꿈이 아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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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트레블 가능성 쿠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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