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에서 전 경기에 출전했던 야수는 김재환(두산), 손아섭(롯데), 이정후(넥센), 그리고 박해민과 구자욱(이상 삼성) 총 5명에 불과했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컨디션 또는 체력 저하, 부상 등 다양한 변수를 맞이하지만 다섯 명의 야수는 변수에 굴하지 않고 모든 경기에 나섰다.

그 중 한 명, '삼성의 중심'이 된 구자욱은 전 경기 출전과 함께 21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2016년 허리 부상으로 인해 한 달 이상 전력에서 이탈, 108경기 출전에 그치며 아쉬운 시즌을 보냈으나 지난해에는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서 아쉬움을 덜어냈다.

 이제 이승엽은 없다. 구자욱의 책임감이 더욱 커진 이유이다.

이제 이승엽은 없다. 구자욱의 책임감이 더욱 커진 이유이다. ⓒ KBO


'데뷔 첫 20홈런' 구자욱, 그래도 100% 만족할 수 없었던 시즌

2015년 11개, 2016년 14개의 홈런을 기록한 구자욱은 지난해 데뷔 이후 한 시즌 최다 홈런(21개)을 기록했다. 팀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3번 타자로 활약했고, 타격폼 변경으로 나름 재미를 본 시즌이었다.

또한 붙박이 우익수로서 첫 시즌을 보낸 구자욱은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줬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1242.1이닝을 소화하면서 5개의 실책으로 오히려 앞선 두 시즌(2015년 13개, 2016년 7개)보다 적은 실책을 기록했다. 강한 어깨를 발휘하면서 주자를 잡아내는 상황도 여러 차례 연출했다.

테이블세터보다는 3번 타자로 나설 때가 많은 만큼 팀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장타가 나와주길 기대했고, 구자욱은 이에 응답했다. 2루타는 39개로 나성범(NC, 42개), 박건우(두산, 40개)에 이어 리그에서 김주찬(KIA)과 함께 세 번째로 많았고 10개의 3루타로 가장 많은 3루타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구자욱으로선 100% 만족하기 어려웠던 시즌이었다. 2015년 0.349, 2016년 0.343이었던 타율이 0.310까지 떨어지면서 3푼 이상 하락했다. 삼진 개수도 2015년 79개, 2016년 68개에서 지난해 138개로 껑충 뛰었다. 두 시즌보다 많은 타석에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삼진 개수가 증가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2015년 0.57, 2016년 0.81이었던 BB/K(사사구/삼진)가 0.46으로 감소하면서 펀치력에 비해 선구안에서는 뚜렷한 과제를 남겼다.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한 시즌을 건강하게 보내는 것만큼이나 좋은 선구안 또한 구자욱이 더 좋은 타자로 거듭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이다. 이 또한 구자욱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지난해 부상 없이 144경기 전 경기를 소화했다.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부상 없이 144경기 전 경기를 소화했다.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없는 타선, 구자욱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강민호의 영입, 야수 구성 변화 등에도 올시즌 구자욱의 자리는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올해도 3번은 구자욱의 몫이다. 이승엽이 빠진 중심 타선은 구자욱-러프-강민호로 구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FA 이적을 통해 팀에 합류한 강민호가 가세하면서 이승엽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좌타 거포를 찾기 어려운 팀 사정을 고려했을 때 구자욱의 책임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구자욱의 한방이 없으면 타선의 짜임새에도 영향이 있다.

김한수 감독은 지난 8일 임대기 구단주 겸 대표이사 취임식 이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구자욱이) 새로운 폼에 더 적응을 하지 않겠나. 야구에 욕심이 많은 친구다. 자기계발이 더 중요한 시기이고, 자기만의 무언가를 찾아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라고 밝히며 활약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아직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올해로 1군 무대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2015년 한국시리즈, 지난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등 큰 무대를 경험했으나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더 많은 선수이다.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면서 좀 더 완벽해진 구자욱의 2018년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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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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