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우리 프로그램의 기획의도 자체가 성별의 차이에서 오는 다양한 차별들을 조명해보자는 것입니다. 이번 성소수자 특집도 그중 하나죠."

EBS TV '까칠남녀'가 지난 25일 선보인 성소수자 특집 1부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상파이자 '교육'을 전면에 내세운 EBS가 그동안 쉬쉬해오던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등 단어를 거침없이 내보냈기 때문이다.

방송 후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은 EBS 사옥 앞에서의 집회를 예고했으며, '까칠남녀' 홈페이지에는 제작진을 응원하는 목소리와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뒤섞이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논란이 될 것을 예상은 했지만 제작진의 개인 전화번호까지 알아내서 인신공격이 이어져 연휴 중에 힘들기는 했다"고 털어놨다.

 EBS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 방송 중 한 장면

EBS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 방송 중 한 장면 ⓒ EBS


제작진은 그러면서도 "사회의 그늘에 가려있던 성소수자들을 초대해서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툭 터놓고 얘기해보자는 취지의 방송이었다"며 "여러 차례 모니터링도 거쳐 방송 내용 자체는 문제가 될 게 없었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또 "방송 내용에 대해 지적하면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이슈를 다뤘다는 자체만으로 욕하고, 방송 자체를 원천봉쇄하려는 시도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제작진은 1월 1일 방송 예정인 2부도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BS 역시 제작진의 기획의도와 명분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까칠남녀'의 정체성 자체가 정면돌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관련 이슈를 다룰 예정"이라며 "다행히 트위터 등에서 해시태그 달기 운동 등으로 우리 프로그램을 응원해주는 목소리도 크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예정된 학부모 단체의 집회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등 현명한 대처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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