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7년도 어느덧 끝나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2017년도 개봉작을 돌아보며 각 분야별 1위를 통해 박스오피스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1. 2017년 '유일한' 천만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 쇼박스


올해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의형제>와 <고지전>을 연출했던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다.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세계에 알린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와 함께한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8월 2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일에만 78만4803명의 관객을 기록했으며 개봉 이튿날 100만 관객을, 3일 차에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일찌감치 천만 영화 페이스를 선보였다. 개봉 4일 차인 8월 5일에는 하루에만 무려 112만3443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영화는 8월 13일, 개봉 12일차에 67만 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 793만 관객을 모았다. 종전에 2017년 한국 박스오피스 1위였던 <공조>의 781만 관객을 뛰어넘어 2017년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택시 운전사>는 개봉 19일 만이었던 지난 8월 20일 오전에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개봉 12일 만에 천만 관객 달성한 <명량>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었다. 그러면서 송강호는 주연으로 <괴물>과 <변호인>에 이어 세 번째 천만 관객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되었다.

<택시운전사>는 최종 관객 1218만6356명(영진위 공식통계 기준)을 동원하며 958억5403만9649원의 극장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올해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에서 모두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2. 2017년 '상반기 1위' <공조>

 영화 <공조>의 한 장면

영화 <공조>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2017년 상반기 1위를 차지했던 건 현빈과 유해진 주연의 <공조>였다. 1월 18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첫 주에 같은 날 개봉한 조인성 주연의 <더킹>에 밀리며 2위로 시작했다.

하지만 1월 26일 개봉 9일 만에 <더 킹>을 밀어내고 일일 관객 1위를 기록했다. 설 연휴 시작인 1월 27일에는 격차를 더 벌리며 1위로 치고 나갔고, 1월 29일에는 79만7994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공조>는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최종 781만7459명을 동원하며 637억8181만8326원의 극장수입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2017년 관객동원 2위이기도 하다.

<공조>에서 생애 처음으로 악역은 선보였던 김주혁은 이 작품으로 제1회 서울 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김주혁이 수상 사흘 뒤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3. '외화' 1위 <스파이더맨 : 홈 커밍>

 영화 <스파이더맨 : 홈커밍> 중 한 장면

영화 <스파이더맨 : 홈커밍> 중 한 장면 ⓒ 월트디즈니코리아


올해 외화 최고 흥행작은 마블 스튜디오의 <스파이더 맨 : 홈커밍>이 차지했다. 7월 5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평일임에도 첫날 54만5259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진입했다. 개봉 4일 차인 7월 8일 토요일에는 하루 동안에만 109만875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017년 처음으로 일일 관객 100만을 넘긴 작품이 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7월 14일에는 500만 명을 돌파하였는데, 이는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 최고 흥행 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스파이더맨3>의 493만 관객을 넘어선 기록으로 <스파이더맨 : 홈커밍>은 국내에서 스파이더맨 시리즈 최고 흥행작에 올라섰다.

<스파이더맨 : 홈커밍>은 최종 725만910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591억2928만1820원을 벌어들였다. 이 기록은 2017년 국내 박스오피스 3위에 해당한다.

참고로  제작비 1억75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여한 <스파이더맨 : 홈커밍>은 전 세계 8억 8016만 달러를 벌어 들였는데, 이 기록은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 최고 흥행작인 <스파이더맨3>의 8억9087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기록이다.

4. 역주행으로 '청불 1위'에 올라선 <범죄 도시>

 영화 <범죄도시> 중 한 장면

영화 <범죄도시> 중 한 장면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올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서 1위를 차지한것은 마동석, 윤계상 주연의 <범죄도시>이다. 영화는 10월 3일에 개봉했는데  같은날 개봉한 <남한산성>과 전주 1위였던 <킹스맨 : 골든 서클>에 이어 3위로 출발했다. 하지만 10월 6일에 100만 관객 돌파와 함께 <킹스맨 : 골든 서클>을 꺾고 2위로 올라섰다.

영화는 입소문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10월 8일에는 <남한산성>을 누르고 마침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였다.

이후 2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범죄도시>는 최종 687만330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매출은 562억6376만1249원으로 2017년 4위에 올랐다.

5. 오프닝 최고 기록과 역대 최고의 '독과점' 선보인 <군함도>

 영화 <군함도> 스틸컷

영화 <군함도>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는 7월 26일에 개봉해 종전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던 <미이라>의 개봉 첫날 스코어인 87만2965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개봉해 1200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의 첫날 스코어인 87만2673명과 역대 박스오피스 1위인 <명량>의 첫날 스코어 68만2701명을 가볍게 넘어선 수치이다.

하지만 <군함도>의 이런 기록은 첫날 전국 2758개 스크린 중 80%에 육박하는 2027개의 스크린을 확보하며 1만174회라는 경이적인 상영 횟수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역대 최고 스크린 수는 개봉 당일 1991개의 스크린에 걸렸던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였는데, <군함도>가 최초로 2000개가 넘는 스크린 장악하며 '역대 최악의 스크린 독과점'을 기록했다.

경이적인 오프닝 기록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호불호가 갈리며 갈수록 힘을 내지 못했다. 가뜩이나 그 다음주에 개봉한 <택시운전사>가 흥행몰이를 하며 손익분기점(700만 관객)조차 넘기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군함도>의 최종 스코어는 관객 658만8316명에 매출 504억7484만8968원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2017년 국내 박스오피스 5위에 해당한다.

6. 2017년 애니메이션 1위 <너의 이름은.>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이름은.> 스틸컷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이름은.> 스틸컷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올해 애니메이션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한 것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다. 1월 4일 자막판으로만 개봉한 이 영화는 365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이로써 미야지카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제치고 역대 일본영화 중 국내 최다 관객 동원작에 올라섰다.

영화의 수입사 '미디어캐슬'은 <너의 이름은.>이 300만 관객을 돌파하자 지난 1월 말 전격 더빙판 제작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당시 미디어캐슬 측은 더빙판 남녀주인공을 대규모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겠다고 했었고, 오디션은 '베테랑 성우를 비롯해 신인, 지망생을 망라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며 오디션 현장 중계로 투명성을 더할 예정이다'라고도 밝혔었다. 

하지만 공개 오디션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연예인 더빙으로 만들어지면서 성우와 팬들에 싸늘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7월 13일에 개봉한 <너의 이름은.>의 더빙판은 수입사의 무책임한 행태에 따른 반감과 더빙 퀄리티에 대한 우려가 합쳐지면서 개봉 전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결국 더빙판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는 반응과 함께 자연스레 흥행 성적으로 직결되었다.

<너의 이름은.>은 재개봉 첫날 221개 관에서 상영되어 고작 1928명(관객 점유율 3.8%)밖에 불러들이지 못했다. 더빙판은 관객 2만 명도 동원하지 못하고 막을 내리고 말았다. <너의 이름은.>의 최종 스코어는 관객 367만3876명, 매출 295억6400만9156원이었다.

참고로 <너의 이름은.>은 일본에서 무려 '12주 박스오피스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250억 엔을 벌어들였고, 전 세계 3억5529만 달러의 극장수 입을 기록했다.

7. '최장기간 1위'를 차지한 <꾼>

 영화 <꾼>의 한 장면

영화 <꾼>의 한 장면 ⓒ 쇼박스


올해 박스오피스 '최장수 1위'를 차지한 작품은 1218만 관객을 동원했던 <택시운전사>가 아니라 현빈 주연의 <꾼>이었다.

11월 22일에 개봉한 <꾼>은 극장가 비수기에 박스오피스를 장악하며 22일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 기록은 <택시운전사>가 보유한 21일 연속 1위보다 하루 더 긴 기록이다.
<꾼>은 401만743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313억906만1795원의 극장수입을 기록했다.

8. 다큐멘터리 최다 관객 1위 <노무현입니다>

 영화 <노무현입니다> 포스터

영화 <노무현입니다> 포스터 ⓒ 영화사 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차지했다. 5월 25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10일 만에 다큐멘터리 사상 최단 기간 1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기록은 다큐멘터리 최다 관객 동원작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최종관객수 480만1천873명)가 18일 걸렸던 100만 돌파 속도를 8일이나 앞지른 것이다. 당시엔 '다큐멘터리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우는 것이 아닌가'란 기대를 가지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6월부터 신작 영화인 <원더우먼> <미이라> 등 블록버스터들의 등장으로 점점 순위가 떨어졌고, 최종 185만4787명을 동원했다. 영화의 매출은 145억5451만5612원을 기록했는데, 제작비가 6억 원에 불과했던 걸 감안하면 '초대박'을 기록한 셈이다.

9. 하루 최다 관객을 동원한 <신과 함께 - 죄와 벌>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 포스터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2017년 하루 최다 관객 동원작은 지난 20일에 개봉하여 연말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는 <신과 함께 - 죄와 벌>이다.

현재 개봉 일주일 만에 500만 명의 관객을 돌파한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24일 하루에만 125만2910명을 불러모았다. 이 기록은 올해 최고 흥행작인 <택시운전사>의 일일 최다관객 수(112만3910명)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크리스마스에도 121만 관객을 동원하며 이틀 연속 1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위력을 떨쳤다.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연말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 1987 >이 개봉했음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면서 올해 또 한 편의 천만 관객 동원작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박스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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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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