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傭兵)

사전적 의미는 '지원한 사람에게 봉급을 주어 병력에 복무하게 함. 또는 그렇게 고용한 병사'라는 군사용어다. 하지만 KBO리그에서는 일부 매체와 방송에서 외국인 선수를 지칭하며 자연스레 사용하는 단어다.

KBO리그 규약을 찾아보면 '용병'이라는 단어는 없다. '외국인 선수'가 공식 용어다. '외국인 선수 고용 규정', '외국인 선수 계약서' 등이 KBO리그 규약에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과거 군사문화의 잔재 탓인지 프로스포츠에서 '용병'이라는 단어는 흔히 사용된다. 특히 스토브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 재계약 여부와 시상식에서의 수상 여부에 '용병'이라는 단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장수 용병', '효자 용병' 등도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것은 20년 전인 1998년이다. 당시에는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를 통해 외국인 선수를 선발했다.

3년 전인 2014년 외국인 선수 연봉상한선 제도가 폐지되기 전까지 연봉은 30만 달러로 제한된 바 있다. KBO리그 각 팀들이 메이저리그 출신의 외국인 선수와 공식적으로1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에 계약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용병'은 부정적 어감을 내포한 단어다. 팀에 대한 소속감보다는 돈에 좌지우지되며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품고 있다.


그런 의미의 '용병'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외국인 선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시즌만 해도 메이저리그 통산 1,443경기에 출전한 경력을 지니고 7월말 LG 트윈스에 영입된 로니는 8월말 퇴출되었다.

타율 0.278 3홈런 12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22로 기대에 미치지 못해 2군행을 지시받자 로니는 불복하고 팀을 이탈해 무단 귀국했다. 하지만 로니와 같이 무책임한 외국인 선수의 사례는 최근에는 오히려 드물다.


두산 에이스였던 니퍼트는 2011년부터 7시즌 동안 185경기에 출전해 94승 4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8로 외국인 투수 최다승을 기록했다. 비록 두산 베어스와의 8년째 재계약에는 실패했지만 그를 '용병'이라 지칭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 니퍼트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역시 재계약에는 실패했지만 6시즌 동안 넥센 히어로즈의 에이스였던 밴헤켄, 창단 후 5시즌 동안 NC 다이노스의 마운드를 지킨 해커 역시 '용병' 취급을 받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무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연봉 계약을 하고 활약하는 선수가 '용병'이라면 KBO리그의 모든 프로야구 선수가 '용병'이다. 단순히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용병'이라 불리는 것은 차별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다.

'용병'이라는 표현 속에 외국인 선수에 대한 차별이 자연스레 내재화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다가오는 2018년에는 '용병'이라는 적절치 않은 단어가 프로스포츠를 다룬 기사에서 퇴출되길 희망한다.

[관련 기사] [체크스윙] 니퍼트-밴헤켄-해커, 재취업 가능성은?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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