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골든글러브의 주인공 지난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서건창, 양의지, 김재호, 김재환, 최형우, 김주찬, 김태균, 최정. 1루수 부문을 차지한 테임즈와 투수 부문을 차지한 니퍼트는 이날 불참했다.

지난 '2016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자료사진) ⓒ 연합뉴스


오는 13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다. 올해는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선수는 모두 85명이다. 지난해의 45명과 비교하면 많이 늘어난 수치다. 이유는 후보 선정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투수는 규정 이닝 이상이거나 10승 이상, 30세이브, 30홀드 이상 중 한 가지를 충족시키면 후보에 선정된다. 야수와 포수는 해당 포지션에 720이닝(팀 경기수 x 5이닝) 이상 수비로 나선 모든 선수가 후보가 될 수 있다. 지명타자는 지명타자 타석을 297타석(규정타석의 2/3)이상 채운다면 후보가 될 수 있다. 개인 타이틀을 획득한 선수는 자동적으로 후보에 오른다.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선수들은 모두 각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주축 선수들이다. 때문에 각 팀들은 주축 선수들의 골든 글러브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골든글러브 후보에서 제외되어야 할 선수들이 있다. 바로 두산 김재환과 KIA 헥터다.

'금지 약물 복용' 적발 전력... 골든글러브 후보로 적절치 않다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SK의 경기. 9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두산 김재환이 환호하고 있다.

두산 김재환(자료사진) ⓒ 연합뉴스


이번 시즌 두산과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김재환과 헥터는 각각 두산과 KIA의 대체 불가능한 선수다. 김재환은 이번 시즌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0.340 185안타(2위) 35홈런(3위) 115타점(3위) 출루율 0.429(3위) 장타율 0.603(3위) OPS 1.032(3위)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상위권에 올라 있다. WAR 7.39로 좌익수 부분 1위에 올라있다. 김재환의 활약과 함께 두산은 한국 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성적만 본다면 김재환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유력하다. 하지만, 김재환은 과거 금지 약물 복용으로 적발된 적 있는 선수다.

2011시즌이 끝나고 파나마 야구월드컵에 출전한 김재환은 폐막 후 도핑테스트에서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금지약물 복용으로 받았던 징계가 끝난 후에는 '봉인이 해체됐어요'라는 말을 하며 자신의 잘못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때문에 김재환은 현재까지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외야수 부분 골든글러브 후보에는 버나디나, 최형우, 박건우, 손아섭, 나성범, 이명기, 이정후 등 쟁쟁한 선수들이 올라있다. 정정당당하게 승부한 선수들을 제쳐두고 김재환에게 시상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KIA 헥터가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헥터(자료사진) ⓒ 연합뉴스


KIA의 에이스 헥터 노에시 역시 과거 금지 약물 복용이 적발된 바 있는 선수다. 헥터는 이번 시즌 30경기에 출전하여 1번의 완투를 포함하여 201.2이닝을 소화하며 20승 5패 평균자책점 3.48 149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닝과 승수는 1위에 올랐으며 평균자책점은 6위 탈삼진은 7위에 올랐다. 헥터는 양현종과 원투 펀치로 활약하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역시 성적만 본다면 헥터도 골든글러브 수상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헥터 역시 지난 2006년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 시절 경기력 향상 물질(PED)을 복용하였고 2007년 50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헥터의 경우 외국인 선수고 한국에서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헥터 또한 명백히 금지 약물을 복용한 선수다.

골든글러브는 해당 시즌에 정정당당하게 활약하며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선수들을 뽑는 자리다. 그런데, 금지 약물을 복용한 선수를 시상한다면 그것은 골든 글러브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김재환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번 시즌에는 이런 사례를 방지해야 한다.

김재환과 헥터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자신이 일하는 회사나 공부하는 학교에서 동료가 부정확한 방법으로 자신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게 되거나 더 좋은 성적을 받게 된다면 가만히 있을 수 있을 것인가? 골든글러브는 최고의 선수들을 뽑는 자리다. 이런 시상식에 금지 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선수가 후보가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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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김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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