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기장 앞 러시아 국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적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국가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소식이 알려진 7일 오전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주경기장 앞에 설치된 참가국 국기봉에서 러시아 국기(왼쪽)가 펄럭이고 있다.

▲ 주경기장 앞 러시아 국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적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국가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소식이 알려진 7일 오전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주경기장 앞에 설치된 참가국 국기봉에서 러시아 국기(왼쪽)가 펄럭이고 있다. ⓒ 연합뉴스


러시아가 역사상 최초로 도핑 파문으로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흥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6일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대표팀의 평창행을 불허하며 가로 막았다. 다만 개인 자격으로서만 참가가 가능하며 평창에서는 중립국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입어야 하며,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를 듣게 된다.

러시아는 동계올림픽에서 노르웨이, 캐나다, 독일 등과 함께 5강을 형성해 온 국가다. 피겨, 봅슬레이, 루지, 아이스하키 등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이 가운데 인기 종목이 두 개나 끼어있는 탓에 일각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흥행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과연 흥행 문제가 모두 러시아대표팀의 징계 때문인지 또는 예상 만큼 큰 영향이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또한 과연 러시아 도핑 사태만으로 평창 흥행이 결정된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평창 흥행문제는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흥행 문제 영향, 러시아보다 NHL 불참이 더 컸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흥행과 관련된 우려는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흥행 논란과 관련된 시초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불참하면서부터였다. NHL은 리그 일정 중단으로 인해 금전적인 손해와 선수들의 부상 등을 이유로 평창행을 거절했다. 하지만 IOC로부터의 대우에 불만족스러웠기에 이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종목이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종목이지만, 전통적으로 동계올림픽 스케줄을 살펴보면 폐막식 당일까지 아이스하키 결승전이 이어진다. 그만큼 아이스하키의 위상이 얼마나 높은 지 알 수 있다. 그 중에서 세계 최고리그를 자랑하는 NHL이 빠진다면 더욱 타격이 클 것이다.

러시아가 빠진다면 흥행에 차질이 아예 없다고 부정할 수는 없다. 일례로 이번 징계 결정이 내려지자 러시아는 평창 올림픽을 중계하지 않겠다며 포기를 선언했다. 또한 러시아 관광객들이 평창 방문을 포기하는 등 관광수익에 있어 차질이 생길 수는 있다.

하지만 아이스하키의 규모나 인기 정도를 봤을 때 평창 흥행에 더 큰 타격을 준 것은 NHL의 불참이 더욱 컸다. 만약 흥행을 기대했다면 NHL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 전 IOC와 평창 조직위 등 관련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불참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했어야만 했다.

NHL 실사단 평창 방문...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는  지난 2016년 10월 27일 오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 사무소 대회의실에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실사단의 한 관계자가 인터뷰하고 있다. NHL 실사단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선수 출전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 NHL 실사단 평창 방문...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는 지난 2016년 10월 27일 오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 사무소 대회의실에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실사단의 한 관계자가 인터뷰하고 있다. NHL 실사단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선수 출전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 연합뉴스


깨끗한 올림픽의 '모범'으로 남길 기회

이번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최악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화려한 개회식을 앞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부정적인 방법을 앞세워 성적에 급급한 러시아의 모습만 있었을 뿐이다.

러시아는 이번 징계로 오히려 더욱 적반하장의 태도로 나서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주요 SNS에서는 'NoRussiaNoGames(러시아가 없으면 올림픽은 없다)'라는 문구를 내세워 IOC의 징계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스포츠에서 도핑은 '공정성'을 위한 첫 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다. 부정하게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분명 다른 국가와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뻔뻔하고 이기적인 태도로만 일관하고 있다.

평창은 소치에 이어 바로 다음 올림픽이다. 직전 올림픽의 부정부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깨끗한 올림픽으로 남을 수 있는 기회다. 또한 훗날 올림픽 역사에서도 평창이 공정했던 대회로 남을 수 있다.

공정성은 스포츠의 기본이다. 그렇기에 이번 러시아 도핑 조작은 결코 묵인할 수 없는 일이었다. 흥행과 정의, 선택의 몫은 개인에게 달려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결정으로 평창이 명예로운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를 살리는 것은 평창의 손에 달려있다.

진정한 흥행을 위한다면 '숙박 문제' 해결해야

결국 대회 흥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최국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 올림픽을 60여 일 앞둔 현재까지도 평창은 여러 장애물을 두고 있다. 가장 큰 것이 '숙박 요금' 문제다. 비상식적인 비용을 제시하는 이른바 '한탕주의' 장사로 인해 올림픽에 방문하고자 계획하던 손님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언론에서도 수차례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고 보도했다. 기자는 지난달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릴레이 특집 기사를 작성하면서 숙박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강원도청 측과 통화한 바 있다. 당시 도청 측 관계자는 "주민 설명회 등을 통해 일반 성수기 요금 기준으로 맞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람객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여전히 단체 관람객만 받고자 하는가 하면,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바가지 요금'을 제시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스포츠 대회는 무엇보다 홈 이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것은 흥행 여부에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문제가 올림픽 개막 직전까지도 발생한다면, 평창의 흥행은 정말 참패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올림픽 개최를 통해 관광수익과 홍보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과연 지금으로서는 이런 것을 기대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 든다. 관련 기관들은 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며 서로의 책임을 떠넘기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태도가 있어야만 흥행을 바랄 수 있다. 하지만 평창은 아직까지 이러한 준비가 너무나 미흡해 보인다.

올림픽에 있어서 흥행은 분명 중요한 관건이다. 그러나 그것을 이번 러시아 도핑 문제만으로도 따지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 아직 개최국 내부의 상황을 본다면 평창 흥행을 외국의 한 국가의 불참으로만 몰고 가기에는 더욱 의문이 든다.

이미 IOC의 결정으로 러시아는 평창에서는 설 수 없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를 해결해 얽힌 실타리를 풀어야 한다. 정말 평창의 흥행을 원한다면 무엇을 잡아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분주하게' '하나된 열정 (Passion. Connected.)'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64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 개최에 성공한 평창은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전 세계인을 맞이할 막바지 준비로 분주하다. 7일 오후 개막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전선 작업이 한창이다.

▲ '분주하게' '하나된 열정 (Passion. Connected.)'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64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 개최에 성공한 평창은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전 세계인을 맞이할 막바지 준비로 분주하다. 7일 오후 개막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전선 작업이 한창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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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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