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이번엔 '호타준족 외야수' 민병헌이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 외야수 민병헌과 4년 총액 80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6일 내부FA 손아섭을 98억 원에 잔류시킨 롯데는 또 한 명의 FA 거물로 꼽히던 외야수 민병헌을 영입하는 데 성공하면서 강민호 이적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 했다. 롯데가 2명의 FA 외야수와 계약하는 데 투자한 돈만 무려 178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경찰 야구단 복무 기간을 포함해 12년 동안 활약한 민병헌은 통산 타율 .299 933안타 71홈런 444타점5 78득점 156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민병헌은 최근 5년 연속 3할 타율과 4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꾸준함이 돋보이는 호타준족형 우타 외야수다. 민병헌의 가세가 롯데의 전력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민병헌-전준우-손아섭으로 이어지는 최강 외야라인 구축

 두산 베어스 외야수 민병헌이 28일 롯데 자이언츠와 4년 80억 원에 FA 계약을 발표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민병헌이 28일 롯데 자이언츠와 4년 80억 원에 FA 계약을 발표했다, ⓒ 연합뉴스/롯데자이언츠


흔히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진짜 남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민병헌은 이 속설을 몸으로 증명한 대표적인 선수다. 덕수정보고를 졸업하고 2006년 두산에 입단한 민병헌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장타력까지 갖춘 대형 외야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민병헌은 이종욱 김현수 임재철 정수빈 등과의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대주자 및 대수비 요원을 전전하다가 2010 시즌이 끝나고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경찰 야구단에서 퓨처스리그 타격왕을 차지하는 등 자신감을 끌어 올린 민병헌은 2013년부터 전혀 다른 타자로 성장했다. 전역 첫 해 타율 .319 9홈런 65타점 27도루를 기록하며 두산의 준우승을 견인한 민병헌은 2014년에도 타율 .345 12홈런 79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한 2015, 16 시즌에도 3할 타율과 두 자리 수 홈런, 70개 이상의 타점을 기록하며 두산 공격의 첨병으로 활약했다.

사실 민병헌은 매년 꾸준한 활약을 펼쳤으면서도 소위 '몬스터 시즌'을 보낸 적은 없다. 민병헌의 프로필에 골든 글러브나 개인 타이틀 수상 경력이 없는 이유다. 하지만 민병헌이 야구에 눈을 뜬 2013년부터 올해까지 두산은 5년 동안 4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그 중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팀 공헌도가 높고 팀을 위한 내실 있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바로 민병헌이다(사실 3할에 두 자리수 홈런, 70타점이면 충분히 화려한 성적이지만).

 지난 5월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1회초 무사 1점 홈런을 친 두산 민병헌이 득점하고 있다.

지난 5월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1회초 무사 1점 홈런을 친 두산 민병헌이 득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병헌은 이번 FA시장에서도 LG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등 여러 팀들의 구애를 받았다. 하지만 강민호 이적 후 타선의 약화를 우려한 롯데에서 80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했고 경찰 야구단 시절을 제외하면 한 번도 서울을 떠난 적이 없는 민병헌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롯데는 민병헌의 가세로 민병헌, 전준우, 손아섭으로 이어지는 KBO리그 최강의 외야진을 보유하게 됐다.

민병헌은 테이블 세터와 중심타선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외야 세 자리를 모두 맡을 수 있는 다재다능한 외야수다. 잠실 야구장을 벗어나는 만큼 더 많은 장타도 기대할 수 있다. 두산 시절에는 김현수와 김재환의 존재로 좌익수로 나서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민병헌이 풀타임 좌익수와 상위 타선 한 자리를 맡아 준다면 롯데는 전준우, 민병헌, 손아섭, 이대호로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상위타선을 구성할 수 있다(물론 손아섭도 좌익수 수비가 가능한 외야수다).

반면에 두산은 민병헌의 이탈로 외야 한 자리에 큰 구멍이 뚫리게 됐다. 물론 두산에는 정진호, 조수행, 김인태 같은 백업 외야수들이 많지만 '발 빠르고 장타를 칠 수 있는 우타 외야수' 민병헌의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 시즌의 박건우, 김재환 같은 깜짝 스타가 등장해 주지 않는다면 두산은 민병헌의 이탈을 그리워하며 내년 시즌을 보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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