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상하이 광밍유베이)

김연경 선수(상하이 광밍유베이) ⓒ 인스포코리아


멈출 수도 없다. 말릴 수도 없다. 김연경과 상하이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김연경 소속팀인 상하이는 지난 25일 홈 구장에서 펼쳐진 2017~2018시즌 중국 리그에서 개막 이후 7전 전승을 이어갔다. 현재 중국 리그 14개 팀 중 유일한 '전승-무패'의 팀이다.

상하이는 이날 강호 저장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1라운드 리턴 매치에서 또다시 승리한 것이다. 지난 4일 저장과 1차전에서도 3-2로 승리했었다.

저장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자 챔피언결정전 준우승팀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했던 리징(27세·186cm), 왕후이민(26세·184cm), 주웨차우(23세·187cm) 삼각편대가 여전히 건재하고, 조직력이 좋은 팀이다.

리징은 지난 시즌 중국 리그 득점왕이자 올해 중국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왕후이민도 2014년 세계선수권에서 중국 국가대표 백업 레프트로 뛴 바 있다. 센터진도 모두 190cm 이상의 장신들이다. 양저우(26세·190cm)는 지난 시즌 블로킹 부문 전체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도 김연경(30세·192cm)이 합류한 상하이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올 시즌 2번 만나 모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조 1위-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 급상승

김연경은 올 시즌 7경기 중 5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현재 득점과 서브 2개 부문에서 중국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에서도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도 중요한 순간에 상대 공격을 걷어올리는 디그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서브 리시브에서도 전체 8위에 올라 있다.

김연경 합류가 상하이의 전력 급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완성형 레프트'로서 진가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상하이는 강호 저장에게 2전 전승을 거두면서 B조 1위는 물론, 포스트시즌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도 매우 커졌다.

2라운드(상하위 스플릿)는 1라운드 같은 조에 속했던 팀들과는 다시 경기를 치르지 않고, 1라운드에서의 승패와 승점을 2라운드 순위 계산에 그대로 합산하기 때문이다.

상하이가 1라운드 남은 경기에서도 전승할 경우, 2라운드 상위 리그에서 6승(승점·세트득실·점수득실 포함)을 확보한 채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B조 4위 안에 들 가능성이 있는 팀(상위 리그 진출 팀)과의 경기는 최대한 세트를 빼앗기지 않고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5시즌 동안의 결과를 살펴보더라도, 1라운드 각 조 1위 팀은 모두 포스트시즌 4강 PO에 진출했다. 반면, 조 2위 팀은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

경기 거듭할수록 '우승 후보 품격' 업그레이드

 '김연경 강 스파이크'... 2017~2018시즌 중국 여자배구 리그

'김연경 강 스파이크'... 2017~2018시즌 중국 여자배구 리그 ⓒ 인스포코리아


승리보다 더 값진 것이 있다. 상하이 선수들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우승 후보로서 갖춰야 할 경기력과 조직력, 팀원들의 화합 등이 탄탄해지고 있는 점이다.

강호들과 경기에서도 세트를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두고 있다. 상하이는 B조 강호로 꼽히는 저장과 1차전에서 3-2로 어렵게 승리했다. 그러나 이날 2차전에서는 3-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지난 18일에는 또 다른 강호 톈진에게도 3-0으로 이겼다. 톈진은 중국 리그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 팀이다. 지난 2015~2016시즌 우승까지 총 10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물론, 상하이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가기까지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세터와 김연경의 호흡도 여전히 미완이다. 김연경이 좋아하는 '높고 빠르면서 네트에 가까운' 토스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반격 상황에서 파이프 공격 활용 빈도도 적고 매끄럽지 않다. 수비 이후 2단 연결 상황에서도 득점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김연경의 어깨 상태가 불편해 보이는 것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또한, 2라운드 상위 리그에서 만나게 될 A조 강호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장쑤, 랴오닝, 바이 선전의 경기력과 기세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A조 장쑤·랴오닝·바이... '강하지만 해볼 만하다'

지난 25일 A조 경기에서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팀인 장쑤가 1위 랴오닝에게 3-2로 승리했다. 1차전의 1-3 패배를 만회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서 위용을 되찾고 있다.

센터진이 막강한 바이 선전도 광둥에게 3-1로 승리하며 6연승을 이어갔다.

A조는 현재 랴오닝이 6승 1패(승점 19점), 바이 6승 1패(17점), 장쑤 4승 1패(11점), 광둥 3승 4패(10점)로 1~4위를 달리고 있다. 장쑤는 다른 팀보다 2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푸젠, 쓰촨, 허난은 5~7위로 처져 있다.

B조는 상하이 7승 무패(승점 20점), 톈진 4승 1패(12점), 베이징 4승 2패(12점), 저장 3승 3패(10점) 순이다. 이어 산둥, 허베이, 윈난대학이 5~7위를 달리고 있다.

장쑤, 랴오닝, 바이는 2라운드 상위 리그에서 만나게 될 최대 강적들이다. 그러나 상하이도 이들과 해볼 만한 경기력을 갖춰가고 있다.

B조 '약체' 아니다... 전력 균형 위해 매년 '조 재편성'

간혹 B조에 약한 팀들이 몰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 리그는 2개 조의 전력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매년 '직전 시즌의 최종 순위'를 기준으로 지그재그 방식으로 조를 새롭게 편성한다.

그에 따라 올 시즌은 A조에 지난 시즌의 1위(장쑤), 4위(쓰촨), 5위(랴오닝), 8위(바이 선전), 9위(푸젠), 12위(허난), 신규 팀(광둥)이 편성됐다.

B조는 2위(저장), 3위(톈진), 6위(상하이), 7위(베이징), 10위(산둥), 11위(윈난대학), 신규 팀(허베이)이 배정된 것이다.

상하이는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가 2명이 뛰었음에도 정규리그 6위로 마감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실패했다. 올 시즌은 자신들도 믿기지 않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는 28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간) 홈 구장에서 약체 윈난대학을 만난다. 김연경과 상하이의 '유쾌한 반란'은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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