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조커이자 뛰어난 연기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히스 레저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런 그의 뒷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 <아이엠 히스 레저>가 오는 10월 19일 개봉한다. 오늘은 <아이엠 히스 레저>의 개봉에 앞서 그의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한다.

히스 레저의 어린 시절

 영화 <아이 앰 히스 레저> 스틸 이미지

영화 <아이 앰 히스 레저> 스틸 이미지 ⓒ 오드 AUD


히스 레저는 1979년 4월 4일 호주 서부에 위치한 퍼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의 남자 주인공인 히스클리프에서 따왔다고 한다. 아버지는 킴 레저는 레이서이자 채광 엔지니어였으며, 어머니 샐리 벨은 프랑스어 교사였다. 둘은 히스가 10살 때 이혼했다. 히스 레저는 체스에 재주가 있었는데, 10살 때 호주 서부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운동신경도 뛰어났던 히스는 11살 때 Kalamunda Hockey Club 소속의 하키 선수로 뛰었는데, 히스의 아버지가 바로 1990년부터 1992년까지 그 하키클럽의 회장이었다.

그는 U-17 하키팀에 선발되며 많은 이들이 하키 선수가 될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연기를 선택했다.

히스 레저의 박스오피스

 히스 레저의 인생 캐릭터 '조커'

히스 레저의 인생 캐릭터 '조커'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히스 레저는 사실 흥행작이 많은 편은 아니다. 히스 레저 작품 중에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그가 조커로 출연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던 <다크 나이트>이다. 북미에서만 5억 3485만 달러, 전 세계 10억 달러가 넘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영화는 2008년 최고 흥행작에 올랐었다. 두 번째로 흥행한 작품은 2000년 작 <패트리어트>이다. 극 중 멜 깁슨의 장남으로 출연했었는데, 영화는 북미에서 1억 1133만 달러 전 세계 2억 1529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주연작으로 한정하면 절친 제이크 질렌할과 함께 했던 이안 감독의<브로크백 마운틴> 이다. 영화는 북미에서 8304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전 세계 1억 7806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의 할리우드 데뷔작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는 3천만 달러를 들여 북미 3817만 달러, 전 세계 5347만 달러의 극장수입을 거뒀다. 3천만 달러가 투여된 그의 마지막 작품<파르나소스 박사의 상상극장>이 북미 흥행수익 768만 달러로 흥행에 참패했지만 다행히 북미 외 지역에서 선전하며 전 세계 618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히스레저의 박스오피스 Top5 (통계 출처: 모조)

히스레저의 박스오피스 Top5 (통계 출처: 모조) ⓒ 구건우


히스 레저의 친구들 - 제이크 질렌할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상대배우로 나왔던 제이크 질렌할은 절친이자 히스레저의 딸 마틸다의 대부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상대배우로 나왔던 제이크 질렌할은 절친이자 히스레저의 딸 마틸다의 대부이다. ⓒ CJ Entertainment


히스 레저는 생전에 폴 베타니, 크리스찬 베일 등 함께 영화에 출연했던 동료 배우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가수들과도 ㅠ친하게 지냈었다. 그는 오랜 친구인 가수 엔파 포스터 존스의 'Cause An Effect'와 벤 하퍼 'Morning Yearning'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해주기도 했었다.

히스 레저의 절친으로 제이크 질렌할을 빼놓을 수가 없다. 제이크 질렌할과 히스 레저는 지난 2005년 거장 이안 감독의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을 통해 훌륭한 연기 호흡을 맞춘 적이 있으며, 2008년 히스 레저가 사망하기 전까지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왔다. 실제로 그는 히스 레저의 외동딸 '마틸다 레저'의 대부이기도 하다. (대모는 부시 필립스)

2016년 제이크 질렌할은 피플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히스 레저의 죽음은 나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줬다"고 회상했다.

질렌할은 "영화를 촬영할 때 사람들을 만나는 것, 영화를 준비할 때 해야 하는 것들 등에 대해서 많은 부분에 변화를 준 사람"이라고 히스 레저의 영화에 대한 애정과 자신에게 끼친 영향 등에 관해 이야기 했다.

한편 히스 레저는 <다크 나이트>에서 제이크의 누나 매기 질렌할과 연기한 적이 있다.

출연할 뻔한 영화들

히스 레저는 1999년에 개봉한 액션 영화 <분닥 세인트>에 출연제의를 받았었다. 실제로 히스 레저는 영화 속 맥마너스 형제들 중 한 명을 맡아 참여하려 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히스 레저와 닮은 형제역의 배우를 구하는 데 실패했고 결국 출연이 무산되었다. 해당 영화는 600만 달러의 저예산 영화였고, 북미에서 고작 3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친 작품이다. 하지만 나름 비디오 시장에서 선전했고, 11년 뒤에 속편이 나오기도 했다.

히스 레저는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속 주인공 피터 파커가 될 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슈퍼히어로물에 관심이 없다며 거절했고 그 역할 토비 맥과이어에게 돌아갔다. 영화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3편까지 제작이 되었다.

2003년 작 주윤발 주연의 <방탄승>에서 '카'역을 제안을 받았지만 히스 레저는 거절했고 그 역할은 숀 윌리엄 스코트에게 돌아갔다. 5200만 달러가 투여되었던 <방탄승>은 전 세계 3771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치며 흥행 참패에 참패했다.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은 2004년 작 <알렉산더>의 주인공으로 히스 레저를 원했지만, 히스 레저가 고사했고, 최종 주인공에 낙점된 인물은 콜린 패럴이었다. <알렉산더>의 제작비는 무려 2억 4천만 달러였는데, 전 세계 흥행기록은 1억6천만 달러로 흥행에 대참패를 거두고 말았다. 재미난 점은 나중에 콜린 패럴이 히스 레저가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을 촬영 중에 사망하자 다시 한번 그를 대신한 적이 있다.

히스 레저는 바즈 루어만 감독의 2008년 작 <오스트레일리아>에 출연에 근접했었다. 하지만 그의 인생작 <다크 나이트>에 출연하기 위해 하차하게 된다. 결국, 해당 역할은 휴 잭맨에게 돌아갔다. 사실 히스 레저는 감독의 전작 <물랑 루즈>에서 이완 맥그리거가 맡았던 크리스티앙 역에 거론되었었다. 결국, 히스 레저는 니콜 키드먼과 연기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두 번의 기회가 모두 무산되었다.

그밖에 히스 레저는 <크래쉬>에서 라이언 필립이 맡았던 역할을 거절한 적이 있으며, <카지노 로얄>에서 제임스 본드 역으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에 출연하기 위해 출연협상을 하기도 했었으나 최종 그의 역할은 폴 베터니에게 돌아갔다.

연인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아내로 나왔던 미셸 윌리엄스는 히스 레저와 약혼을 하기도 했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아내로 나왔던 미셸 윌리엄스는 히스 레저와 약혼을 하기도 했었다. ⓒ CJ Entertainment


히스 레저는 생전에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와 훈내나는 외모로 숱한 염문을 뿌렸었다. 1997년 18살이던 시절 히스는 호주에서 촬영된 미드 <Roar>의 주인공 코너 역을 맡았는데, 당시 다이애나 여왕을 연기한 18살 연상의 리사 제인과 사랑에 빠졌고 그녀와 함께 미국으로 향하게 된다. 미국으로 건너간 히스는 조쉬 하트넷 등을 물리치고 영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 캐스팅 되며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는 영화의 여주인공 줄리아 스타일스와 실제 연인 관계가 됐다. 줄리아 스타일스와 헤어진 뒤 9살 연상의 여배우 헤더 그레이엄과도 잠시 교제를 했었다.

그리고 2004년 작 <네드 켈리>에서 상대역을 맡았던 나오미 왓츠와 사귀면서 많은 화제를 낳았었다. 나오미 왓츠 또한 그보다 11살 연상이었다. 그리고 그녀와 결별 후 2004년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난 미셸 윌리엄스와 사랑에 빠졌고 그들은 2005년 10월 귀여운 딸 마틸다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약혼까지 했었던 두 사람은 히스 레저가 <다크나이트>의 촬영을 앞두고 파혼하고 만다. 미셸과 헤어진 뒤 레저 모델 헬레나 크리스텐슨과 젬마 워드 그리고 세릴 브리티, 메리 케이트 올슨 등과도 잠시 교제했었다.

잘못된 루머

히스 레저는 자살했다? 히스 레저가 2008년 1월 22일, 뉴욕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약물 중독으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히스 레저 사망에 대해 자살설이 많이 나돌았었다. 우리나라에선 2014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히스 레저가 조커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우울증을 앓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소개한 적이 있었다. 실제 히스레저가 6주간 방에서 조커의 입장에서 일기를 쓰고, 어느 정도 자학을 하며 조커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동화하려고 했던 건 맞지만, 자살은 사실이 아니다. 히스 레저가 사망한 지 한 달 후, 뉴욕시 검시관 엘렌 보라코브 대변인은 "히스 레저가 진통제, 신경안정제, 수면제, 알레르기약 등 6가지의 처방 약을 한꺼번에 복용해 급성중독으로 사망했다."라고 공식 발표했었다. 자살이 아닌, 우발적 약물 과다복용(accidental drug overdose)에 의한 사망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1년 후 다시 한번 논란이 된 바 있는데 보험사가 히스 레저의 사인이 사고사가 아닌 '자살일 수 있다'고 여겨 레저의 딸 마틸다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에게 분노샀고, 결국 보험사는 마라톤협상 끝에 생명 보험금 1,000만 달러를 마틸다에게 지급했다. 히스 레저의 사망 원인이 자살이 아님을 보험사도 인정한 것이다.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가 간호사로 위장하는 장면에서 명찰에 히스 레저의 딸 이름인 '마틸다'가 쓰여 있다는 내용의 루머가 있었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영화에는 마틸다가 아닌 '하비 덴트'라고 선명히 적힌 명찰이 클로즈업까지 되어 나오기까지 한다.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패럴 덕에 완성된 <파르나소스 박사의 상상극장>

 4인1역으로 촬영을 마친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4인1역으로 촬영을 마친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 (주)성원아이컴


히스 레저의 마지막 작품인 <파르나소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촬영이 절반도 찍지 못한 상태에서 히스 레저가 사망하는 바람에 영화가 일시 중단이 되었었다. 배우 교체 등이 대두되었지만, 결국 감독이 주인공의 모습이 계속 변한다는 설정으로 바꾸고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패럴을 추가 캐스팅하여 완성되었다. 결국, 4인 1역이라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3명의 배우는 출연료를 전액 히스 레저의 딸인 마틸다에게 기부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는 혹평 세례를 받았고, 흥행성적도 그리 좋지 못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히스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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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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