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1위 KIA를 뒤집지는 못했다. 그러나 많은 두산팬들은 현장에서 박수를 보냈고, 포스트시즌에서의 선전을 기원했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2로 패배하며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한국시리즈 직행은 실패했지만 2위까지 올라와서 KIA의 선두 자리를 위협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시즌을 보냈다.

고비의 순간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은 두산은 또 한 번 '미라클 두산'의 힘을 발휘하며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시즌 전 우승후보에서 전반기를 5위로 마감하고, 어렵게 1위 자리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해봤다.

 3일 경기 패배로 두산은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했다. 그래도, 많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시즌이었다.

3일 경기 패배로 두산은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했다. 그래도, 많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시즌이었다. ⓒ 유준상


우승후보의 예상치 못한 추락, 선두권과 멀어졌던 전반기의 두산

냉정하게 말해서, 두산의 전반기는 고비의 연속이었다. KIA와 NC가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는 사이 두산은 중위권에 머무르며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은 주전 야수들과 '판타스틱4' 선발진의 부진이 굉장히 뼈아팠다.

주전 야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에 울상을 지었다. WBC 출전으로 인해 예년보다 빨리 시즌 준비에 들어갔던 선수들은 몸상태도 좋지 않았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친 상태였다.

그러나 가장 아쉬웠던 대목은 역시 선발 투수들의 부진이었다. 지난해 70승을 합작한 판타스틱4는 장원준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난해보다 컨디션이 안 좋았다. 지난해 18승을 기록한 보우덴은 올시즌 3승밖에 거두지 못했고, 유희관 역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음에도 만족스러운 시즌은 아니었다.

선발진에서 밀리다보니 KIA와 NC보다 뒤처지는 건 당연했다. 우승 후보였던 두산의 전반기 최종 순위는 5위였고, 이젠 가을야구마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두산이 곧 반등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후반기를 맞이하면서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13경기 차 극복한 디펜딩 챔피언, PO 직행으로 기분좋게 정규시즌 마무리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숨을 고른 두산은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쭉쭉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4위에 이어 3위 자리까지 탈환한 두산은 8월 중순 NC와의 잠실 2연전을 모두 쓸어담고 NC의 2위 자리를 빼앗았다. 더 놀라웠던 것은 그 이후의 페이스였다.

6경기 차가 벌어졌던 두 팀의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산술적으로 3경기 차를 뒤집는 데에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6경기 차면 사실상 KIA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두산은 KIA의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었고 조금씩 격차를 좁혀갔고,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마침내 9월 24일, 잠실 kt전을 승리로 장식한 두산은 KIA와 함께 공동 1위에 등극했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 5위 두산과 1위 KIA의 승차는 무려 13경기였고, 이 승차가 사라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두 달여에 불과했다.

비록 지난 달 27일 kt전에서 패배하며 매직넘버를 KIA에게 넘겨줬고, 결국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게 됐지만 야구장을 찾은 두산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미 13경기 차를 극복한 것만으로도 후반기의 두산은 '미라클 두산'이었다.

후반기에 보여준 기적, 이젠 'KS 3연패' 바라보는 미라클 두산

두산은 후반기 성적만 놓고보면 KIA나 NC에 비해 훨씬 좋았다. 이젠 좋은 흐름을 가을야구에서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미라클 두산'의 첫 관문은 플레이오프이다.

플레이오프까지 2주간의 시간이 남아있고, 이 기간 동안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실전 감각 점검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워낙 단기전 경험이 많은 팀이라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알아서 잘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꿈꾸는 '미라클 두산'의 2017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 그 이야기는 계속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