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가 마지막까지 류현진에게 나쁜 기억을 안겨주고 말았다.

LA 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이닝 6피안타(3피홈런)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경기는 1,3,4,5번타자가 홈런 4개를 합작한 콜로라도가 9-1로 승리하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더욱 가까이 갔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선발진에 포함되기 위한 마지막 시험무대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으며 5승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한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22호 홈런을 친 추신수는 2010년과 2015년에 올린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웠다(타율 .261).

 류현진은 올 시즌 쿠어스필드에서 10.13의 끔찍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

류현진은 올 시즌 쿠어스필드에서 10.13의 끔찍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 ⓒ MLB.com


끝내 이겨내지 못한 쿠어스필드 등판의 부담

다저스는 브루클린을 연고로 하던 1953년 155경기에서 105승을 올리며 프랜차이즈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LA로 연고를 옮긴 후에는 경기 수가 더 늘어났음에도 1962년과 1974년에 올린 102승이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이었다. 올 시즌 159경기 만에 기록한 시즌 102승이 더욱 값지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하는 30일 콜로라도전에서 승리하면 LA로 연고를 옮긴 후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다저스에게 중요한 것은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이 아닌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이 때문에 다저스는 무릎이 좋지 않은 크리스 테일러 대신 커티스 그랜더슨을 1번 중견수에 배치하고 좌익수에는 노장 안드레 이디어가 들어갔다. 반면에 와일드카드 경쟁이 끝나지 않은 콜로라도는 주전들이 모두 선발 출전했다.

포스트 시즌 선발 경쟁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경기인지 잘 알고 있는 류현진은 경기 초반부터 시속 151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전력 투구했다. 류현진은 까다로운 테이블 세터 찰리 블랙몬과 D.J. 르메휴를 땅볼로 막아냈지만 '천적' 놀란 아레나도에게 솔로 홈런, 마크 레이놀즈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3점을 먼저 허용했다. 류현진의 시즌 20번째와 21번째 피홈런이 순식간에 나온 것이다.

류현진은 2회에도 선두타자 이안 데스몬드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2사까지 잘 잡았지만 블랙몬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블랙몬은 이 홈런으로 1번 타순에서만 101타점을 기록하는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류현진은 피홈런 후 르메휴와 아레나도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2사 1,3루의 위기를 추가로 맞았지만 트레버 스토리를 삼진으로 잡으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류현진은 3회 마운드에 올라오지 못했다. 3회초 류현진의 첫 타석에서 대타 트레이시 톰슨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결국 류현진의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은 2이닝 6피안타3피홈런1볼넷1탈삼진5실점이라는 악몽으로 끝났다. 홈런 3개를 얻어 맞으며 하루 만에 평균자책점이 0.3이나 상승했으니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등판이었다.

이로써 류현진의 올 시즌 쿠어스필드 성적은 3경기 10.2이닝17실점12자책 평균자책점 10.13이 됐다. 만약 쿠어스필드 등판을 제외하면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18까지 떨어진다. 와일드카드 티켓 획득이 유력한 콜로라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해 디비전시리즈에 올라오면 류현진은 로스터에서 제외될 확률이 매우 높다. 이제 류현진은 마음을 비우고 오는 10월7일부터 시작되는 디비전 시리즈의 로스터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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