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두산과 4위 롯데 모두 현재로선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팀이다. 두산은 12일 NC전에서 승리하며 3위 NC와의 승차를 2.5경기까지 벌렸고, 4위 롯데는 5위 SK와의 승차가 5경기까지 벌어지면서 이제는 3위 NC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달리 단기전임을 감안하면, 소위 말해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더불어 결정적인 순간에 기용할 수 있는 '히든카드' 역시 단기전에선 굉장히 큰 무기가 된다. 가을야구가 유력한 나머지 두 팀 1위 KIA와 3위 NC 역시 나름대로의 히든카드를 갖고 있지만, 두산과 롯데 두 팀의 '히든카드' 조수행과 나경민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두산과 롯데 두 팀 모두 PS 진출이 유력하다. 가을야구에서는 일명 '스페셜리스트'의 역할이 중요한데, 조수행과 나경민 역시 그런 면에서 두 팀에게 꼭 필요한 선수이다.

두산과 롯데 두 팀 모두 PS 진출이 유력하다. 가을야구에서는 일명 '스페셜리스트'의 역할이 중요한데, 조수행과 나경민 역시 그런 면에서 두 팀에게 꼭 필요한 선수이다. ⓒ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팀에게 꼭 필요한 히든카드, 두산 조수행-롯데 나경민

2위 두산의 야수진은 10개 구단 전체에서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주전과 백업 야수들의 격차가 크지 않은 편이다. 모든 야수들을 포스트시즌에 기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엔트리 구성에 있어서 김태형 감독으로선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그 많고 많은 야수 중에서 조수행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에게 반드시 필요한 선수이다. 최근 두산 타선은 뛰는 야구보다는 2루타 이상의 장타로 점수를 뽑는다. 오재원, 허경민, 민병헌 등 발이 빠른 선수는 많은데 정작 1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팀 내에서 박건우 딱 한 명에 불과하다. 2000년대 후반 두산 야구와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하지만 단기전에서, 특히 경기 후반 접전 상황이라면 발 빠른 주자가 상대 투수와 야수진을 흔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두산에서 대주자로 기용될 만한 야수가 많지 않아 조수행의 역할은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도루 개수가 3개에 불과하지만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조수행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올시즌 69경기에 출전해 36타수 10안타 타율 0.278 2타점을 기록하며 많은 타석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비 못지않게 타격에도 어느 정도 소질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12일 NC전에서도 7회말 대수비로 나와 8회초 임창민을 상대로 안타를 기록해 이 날 대역전극의 발판을 만들었다.

조수행이 조용하게 자신의 역할을 보여줬다면, 나경민은 이미 지표를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90경기에 출전해 116타수 30안타(1홈런) 타율 0.259 11타점을 기록했고, 베이스를 20번이나 훔치며 도루 부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풀타임 주전 야수가 아닌데도 도루 개수가 20개라는 것은 그만큼 자신에게 기회가 올 때마다 놓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도루 개수가 많다고 해서 성공률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총 23번 시도해 도루에 실패한 횟수는 단 세 번으로, 도루 성공률은 무려 0.870에 달한다. 팀의 반등에 있어 다른 타자들 못지않게 나경민의 몫도 굉장히 컸다.

후반기에는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기(0.244)보다 높은 타율(0.289)은 물론이고 지난 7월 26일 한화전에서는 데뷔 이후 첫 홈런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등장 자체만으로도 상대 투수에게 위협이 된다.

2위 굳히기에 들어가야 하는 두산과 안정감 있는 정규시즌 마무리를 원하는 4위 롯데 모두 1승의 중요성이 커졌다. 포스트시즌뿐만 아니라 잔여 경기에서도 이들의 존재감이 빛날 수 있다.

'히든카드' 스페셜리스트의 중요성, 그리고 단기전

'막강한 투-타 밸런스'를 보여준 삼성 왕조를 떠올려보면, 그 당시에도 스페셜리스트가 있었다. 바로 강명구 전력분석원이다. 주루 하나만큼은 그를 능가할 선수가 없었다. 통산 111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강명구는 중요한 순간에서 매번 결정적인 주루 플레이로 팀 승리를 도왔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 강명구는 팀에 없어선 안 되는 선수였다.

올시즌 KIA가 트레이드로 영입한 유재신 역시 넥센 시절 팀의 대표적인 스페셜리스트였고 LG의 황목치승도 올시즌 빠른 발로 인상적인 장면을 몇 차례 만들어냈다. 어느 정도 호성적을 기록하는 팀에겐 꼭 그런 선수가 한 명 이상 존재하고 있다.

'단기전' 포스트시즌에서는 단 한 번의 선수 기용이 승부를 가르기도 한다. '해결사' 노릇을 해야하는 거포도, 경기를 이끌 탄탄한 선발진도 필요하지만 어쩌면 스페셜리스트가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화려한 가을을 꿈꾸는 두산과 롯데, 조수행과 나경민의 빠른 발을 기대하고 있다.

*자료출처 = KBO 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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