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은 생일날 빅리그에 재콜업돼 안타와 타점,득점을 추가하는 활약을 펼쳤다.

황재균 선수 ⓒ MLB.com


9월 5일(이하 한국 시각)은 마이너리그의 정규 시즌이 종료되는 날이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새크라멘토 리버캣츠)과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로체스터 레드윙스)는 정규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치게 됐다.

최지만(뉴욕 양키스 산하 스크랜턴/윌크스-바레 레일라이더스)의 경우는 현재 뛰고 있는 트리플A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게 되어 아직 일정이 남아있다. 박병호는 트윈스에서 기존 40인 보호선수에 자리를 만들어 그를 부르게 될 경우를 기다려봐야 하고, 역시 40인 보호선수에 포함되지 않는 최지만은 마이너리그 포스트 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콜업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일단 황재균은 양도 지명(Designed for Assignment) 선수가 된 후 다른 29개 팀의 웨이버 공시까지 모두 클레임 없이 통과하면서 계약이 리버캣츠로 이관된 소식을 들은 뒤 자신의 진로에 대해 결정을 내렸다. KBO리그 복귀를 선언한 황재균은 5일 팀의 마지막 경기에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팬과 만남의 시간이 있는 팀 이벤트 행사에는 참석하면서 시즌을 마쳤다.

황재균은 KBO리그에서 FA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고향 팀이었던 롯데 자이언츠를 포함하여 10팀과 모두 자유로운 협상을 할 수 있다.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최형우(KIA 타이거즈, 1983년생)가 4년 100억 원에 계약했고, 고향 팀 선배인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1982년생)가 해외 생활을 마치고 복귀할 때 4년 150억 원 계약을 체결한 점을 감안하면, 더 젊은 황재균(1987년생)이 4년 100억 원 이상의 규모는 충분히 가능성이 보인다.

박병호(1986년생)는 김현수나 황재균과는 달리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KBO리그에 복귀할 경우 이전 소속 팀이었던 넥센 히어로즈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2년의 보장 계약이 더 남아있기 때문에 윤석민(현 KIA 타이거즈)의 경우처럼 이적의 대가를 해당 구단에 지불하고 데려와야 하는데, 넥센의 구단 재정을 감안하면 이 또한 어렵다.

황재균 이외에 올 겨울 자신의 진로를 새롭게 찾아야 하는 선수들로는 김현수(필라델피아 필리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그리고 최지만 등이 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경우 건강했다면 5년 누적 750이닝을 넘기고 올 겨울 옵트 아웃을 행사할 수 있었겠지만, 규정 이닝 진입이 2013년 한 번에 불과했고 어깨 부상으로 2년을 쉬었기 때문에 사실상 옵트 아웃은 불가능해졌고, 2018년 겨울에 FA 자격을 얻게 됐다.

2년 동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김현수, 험난한 진로 예상

 김현수로서는 KBO리그 복귀와 빅리그 재도전 여부에 상관없이 꾸준히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수 선수 ⓒ MLB.com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첫 해에는 스프링 캠프에서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는 바람에 개막전 좌익수 자리를 룰5 드래프트 지명자인 좌투우타 외야수 조이 리카드에게 뺏기기도 했다.

당초 팀에서는 김현수가 마이너리그 경기에 출전하여 타격감을 가다듬기를 바랐으나, 김현수는 계약 조항에 삽입되어 있던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리하여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남아있긴 했으나 이후 벅 쇼월터 감독이 출전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

그래도 2016년에는 리카드와 어느 정도 플래툰 시스템을 이루면서 절반의 출전 기회를 얻기는 했으며, 포스트 시즌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겨울에 선수 보강을 마친 오리올스 외야수 자리는 2017년 더 험난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김현수는 출전 기회가 더욱 줄어들었고, 결국 오리올스는 그에게 출전 기회를 더 주기 위한 명목으로 필리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러나 필리스는 선수단 세대 교체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팀으로, 특히 외야 자리는 유망주들이 거의 자리를 잡아가던 중이었다. 1988년생인 김현수가 자신보다 젊은 주전급 유망주들과 한 팀이 되었다는 것부터가 주전 자리를 쉽게 잡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김현수는 올 겨울 FA 시장에서 다른 팀들이 앞다투어 데려갈 정도의 성적은 기록하지 못했다. 아니, 어느 정도 준척급 성적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출전 기회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FA 시장에서 새로운 팀을 찾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지난 번의 계약처럼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받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이대호와 황재균이 그랬던 것처럼 스프링 캠프에 초청 선수로 참가할 수 있는 스플릿 계약을 하게 되면 다른 팀과 계약은 할 수 있겠지만 메이저리그 진입은 어려울 수도 있다. 만일 그 때도 제대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최지만처럼 수 차례 양도 지명 선수가 되어야 하는 운명을 겪을 수도 있다.

어느 나라든 갈 수 있는 오승환, KBO리그 즉시 전력 활용은 불가능

 오승환은 하나의 세이브만 더 추가하면 빅리그 통산 40세이브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오승환 선수 ⓒ MLB.com


대학 출신의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FA 자격을 얻어 일본 리그에 진출했다. 이후 다시 FA가 되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올 시즌이 끝나면 KBO리그 10팀, NPB 12팀 그리고 메이저리그 30팀과 모두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첫해인 2016년에는 카디널스의 기존 마무리투수 트레버 로젠탈의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불펜에서 가장 위력적이었던 오승환이 마무리투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2017년에도 주전 마무리로 시작했지만 이후 오승환이 흔들리자 카디널스는 다시 로젠탈에게 마무리를 맡기려고 했다.

그런데 로젠탈이 다시 부상으로 신음하게 되면서 카디널스는 누가 확실하게 마무리라고 못 박지 않고 집단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마무리 기회를 가장 많이 얻는 선수가 오승환이며, 팀내 세이브 1위를 유지하고는 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오승환은 올 시즌 FA가 되면 진로가 여러 방향으로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겨울 트레버 호프먼 상 후보에 언급되는 모습이었다면 당연히 FA 시장에서 주가가 크게 올랐겠지만, 지금은 그만큼의 위력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록 1라운드 조기 탈락이었지만 스프링 캠프 기간에 한국에 와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참가했던 후유증도 있었다.

이 때문에 오승환은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 앤드류 밀러(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켄리 잰슨(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등 특급 구원투수들에 준하는 계약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준척급 구원투수를 원하는 다른 팀들의 오퍼는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대 중반의 나이(1982년생)로 인하여 오승환은 선수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리그 문을 두드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오승환이 아시아에 있는 리그로 올 경우, 그의 기량이 아닌 다른 문제 때문에 각 팀들이 계약을 하겠다고 쉽게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원인은 2015년 겨울에 있었던 사건 때문이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 출신 선수들이 해외 원정 도박에 연루된 사건이 있었는데, 이로 인하여 임창용은 KBO리그 정규 시즌 경기의 절반에 해당되는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고, 삼성에서 임의탈퇴 처리된 뒤 고향 팀 KIA 타이거즈에 입단하여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안지만은 당시에는 증거 불충분으로 징계가 없었지만, 이후 다른 사건에 연루되어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때 오승환도 연루되어 임창용과 같은 KBO리그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임창용이야 고향 팀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당장 징계가 발효됐지만, 문제는 오승환이 한신 타이거즈에 있을 때 이 사건이 터져서 오승환은 KBO리그 팀과 계약할 때까지 KBO리그 징계가 보류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오승환과 계약을 할 KBO리그 팀은 일단 전반기에는 징계가 발효되는 오승환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각오하고 계약해야 한다. 이 때문에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없는 오승환에게 선뜻 다년 계약을 제안하는 팀이 나올지도 의문이다. 이 사건과 관련되어 일본에서도 이미지가 실추되어 일본 팀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리그 PS 출전 예정인 최지만, KBO리그는 2년 유예 기다려야

 3경기 연속 장타를 기록한 최지만(출처: LAA 구단 SNS)

3경기 연속 장타를 기록한 최지만(출처: LAA 구단 SNS) ⓒ LA 에인절스


최지만은 김현수나 오승환 그리고 황재균과는 또 다른 입장에 있다. KBO리그의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파 선수 유예 조항에 의거하여 마이너리그 팀의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2년이 지나야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지만은 올 시즌이 끝나면 일단 메이저리그에서 다른 팀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리그 경력이 일정 기간 지나서 FA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최지만은 일단 스플릿 계약을 체결한 뒤 스프링 캠프 초청 선수로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리는 경우의 수가 가장 유력하다.

최지만은 일단 트리플A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이미 다 보여줬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 풀 타임으로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최지만처럼 40인 보호선수까지 들어갔다가 풀 타임 메이저리거가 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격수 이학주가 탬파베이 레이스의 40인 로스터까지 진입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는 불행하게도 트리플A 경기에서 수비 도중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시즌을 접는 바람에 안타깝게 콜업을 받지 못했다. 이후 이학주는 귀국을 결심했고, KBO리그 드래프트에 나올 수 있는 2년 유예기간을 독립리그에서 보내고 있다.

남자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할 경우 진로에 고민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군 복무 문제다. 이대은(경찰청)의 경우는 프리미어 12에 참가하여 우승에 기여한 공로로 특별히 퓨처스리그는 뛸 수 있게 배려를 받아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이학주는 십자인대 파열로 인하여 면제를 받았기 때문에 독립리그를 전전하고 있는 것이다.

1991년생인 최지만의 경우도 이러한 군 복무 문제가 진로와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에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아시안 게임이 열리는데, 추신수(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혜택)처럼 아시안 게임 대표팀 금메달에 기여하여 혜택을 받는 방법이 있는데, 사실상 이때가 최지만으로서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대은이야 프리미어 12에 참가하기 전 일본 리그에서 뛰었기 때문에 그나마 관심을 어느 정도 받았지만, 최지만처럼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경우는 국가 대표로 부름은 커녕 관심을 받기도 힘들다. 게다가 최지만은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타코마 레이니어스 시절인 2014년 도핑 테스트에서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던 약 때문에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적이 있어서 이미지 문제로 대표팀 선발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

올 겨울 FA를 맞이하는 선수들 중 현재 황재균만 KBO리그 복귀를 밝히며 진로를 정한 상태다. 김현수와 오승환은 아직 메이저리그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최지만은 마이너리그 포스트 시즌까지 마쳐야 향후 계획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향후 진로를 어떤 리그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KBO리그 FA 시장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기에 이들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MLB 메이저리그야구 코리안리거소식 예비FA선수들 선수진로문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