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세계의 배구 강국들을 상대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오는 5일부터 10일까지 일본 도쿄와 나고야에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 2017 월드 그랜드 챔피언스컵에 참가할 예정이다. 작년 리우 올림픽 성적을 기준으로 북미의 미국, 남미의 브라질, 유럽의 러시아, 아시아의 중국이 각 대륙을 대표해 참가하고 일본은 개최국, 한국은 와일드 카드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한다.

4년에 한 번씩 대회가 열리고 세계랭킹 1, 2, 4, 5, 6위 팀이 참가하는 수준 높은 대회지만 그랜드 챔피언스컵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 비하면 그 권위가 썩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참가팀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낮은 한국(10위) 역시 '여제' 김연경을 비롯한 주력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며 성적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쌓는 데 중점을 뒀다.

 2016-2017 V리그 MVP 이재영은 리우 올림픽 이후 1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2016-2017 V리그 MVP 이재영은 리우 올림픽 이후 1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 한국배구연맹


세계선수권 대회 예선을 위한 '모의고사'

여자배구 대표 선수들은 V리그 일정이 끝난 후 휴식의 달콤함을 느낄 틈도 없이 곧바로 대표팀에 소집돼 월드그랑프리 대회와 아시아 선수권대회 일정을 소화했다. 당연히 주축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엄청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국가대표 부동의 센터 양효진은 급기야 아시아선수권대회 카자흐스탄전에서 경기 도중 허리통증으로 코트에서 쓰러지며 대표팀에서 중도하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배구협회와 홍성진 감독도 뒤늦게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관리에 대해 돌아보게 됐고 한국에게는 이벤트 대회의 성격이 짙은 그랜드 챔피언스컵에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다. 레프트 김연경과 박정아, 라이트 김희진과 김미연, 센터 양효진, 세터 염혜선, 이소라 김해란 리베로가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대신 이재영, 정시영, 전새얀, 유서연, 하혜진, 최수빈, 이재은, 이고은이 새로 합류했다. 센터 김수지는 팀의 리더로서 이번 대회에도 참가한다.

이번 대회 새로 가세한 선수 7명의 가장 큰 특징은 1987년생 이재은 세터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의 선수가 모두 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어린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유서연은 1999년생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주겠다는 홍성진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사실 새로 합류한 7명의 선수 중에서 소속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이재은 세터와 2016-2017 V리그 MVP 이재영, 그리고 인삼공사의 레프트 최수빈 정도 밖에 없다. 그나마 이재영도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풀타임 활약은 쉽지 않은 상황. 현실적으로 한국은 세계의 강호들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의 강호들이 대거 출전하는 그랜드 챔피언스컵에 참가하게 된 것은 대표팀에 선발된 어린 선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세계적인 선수들 앞에서 기죽지 말고 하나라도 배운다는 자세로 대회에 임한다면 대표팀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개인의 기량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이 이번대회에서 김연경을 비롯한 주력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이유는 오는 20일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일종의 실전 같은 전지훈련인 셈이다. 이번 그랜드 챔피언스컵에 출전하는 홍성진호가 배구 강국들과의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과를 얻어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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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그랜드 챔피언스컵 홍성진 감독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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