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공식 홈페이지의 황재균 프로필 갈무리.

샌프란시스코 공식 홈페이지의 황재균 프로필 갈무리.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저리그 정규 시즌의 마지막 달인 9월은 다른 시기와 비교하여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우선 웨이버 트레이드는 가능하지만, 미국 동부 시각으로 9월에 이적하는 선수는 포스트 시즌에 출전할 수 없다. 또한 마이너리그 정규 시즌은 9월 5일(이하 한국 시각)에 종료된다.

마이너리그 정규 시즌이 끝나면, 대부분의 팀들은 40인 로스터 안에 포함되어 있는 관심 유망주들의 기량을 점검할 또 다른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가용 로스터가 25명에서 40명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마이너리그에 있던 유망주들을 불러 현장에서 직접 기량을 점검할 수 있으며 유망주들에게 메이저리그 체험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마이너리그에서 대기하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가나다 순으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최지만(뉴욕 양키스) 그리고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3명으로 이들은 올 시즌 주로 각 구단 산하 트리플A 팀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3명 모두 올 시즌 스프링 캠프를 초청 선수 자격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최지만과 황재균은 몇 차례 콜업을 받아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한 적이 있다. 3명 중 유일하게 다년 계약이 되어 있는 박병호는 아직 올해에는 메이저리그 경기 기록이 없다.

지명 할당 황재균, 다음 시즌에는 어디에서?

황재균은 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 팀인 새크라멘토 리버캣츠에서 뛰었다. 자이언츠는 올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로 일찌감치 포스트 시즌의 꿈을 접었다. 이 때문에 트리플A에 있는 유망주들을 대거 콜업하여 다음 시즌 전력 구상에 참고할 수도 있다.

황재균의 올 시즌 마이너리그 95경기에 출전했다. 0.287의 타율(345타수 99안타)을 기록했으며 OPS도 7할 대 후반으로 준수하다. 특히 9월 1일 홈 경기에 출전하여 첫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기록하는 등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최근에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황재균은 올해 두 차례 콜업을 경험했다. 메이저리그 18경기에서 타율 0.154에 OPS 0.459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공격에서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자리를 잃었던 파블로 산도발을 자이언츠가 재영입하면서 황재균은 자리를 내줘야 했다.

그러나 자이언츠로 돌아온 쿵푸 판다 산도발과 라이더 존스도 공격력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재균에게 끝내 기회는 오지 않았다. 황재균은 트리플A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했던 날 지명 양도 공시(Designed for Assignment)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꼭 자이언츠에서 더 이상 기회가 없더라도 황재균 개인의 진로에 있어서 이번 9월은 중요하다. 일단 10일 안에 다른 구단이 영입 제의가 있으면 다른 팀으로 옮길 수 있다. 다만 9월에 이적할 경우 포스트 시즌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잠시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한 영입이 될 수도 있다.

영입 제의가 없을 경우 리버캣츠에 남아야 한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시즌이 거의 끝나가기 때문에 황재균의 올 시즌은 사실상 마무리되어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월드 시리즈가 끝난 다음 날부터 열리는 FA 시장에서 황재균은 새로운 팀을 찾아봐야 하는 입장이다.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계속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KBO리그에서 FA 자격을 얻었던 황재균이기 때문에 KBO리그 복귀를 선택할 경우 고향 팀 롯데 자이언츠를 포함하여 10팀과 모두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하며 메이저리그에서도 30팀과 모두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하다.

기본적 실력은 인정 받은 최지만, 양키스에서 기회 있을까
최지만은 뉴욕 양키스 산하 스크랜턴/윌크스-바레 레일라이더스에서 뛰고 있다. 마이너리그 83경기 0.292 타율에 OPS 0.927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15개에 69타점을 기록하는 등 트리플A에서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준 상태다.

성적만 보면 다른 팀에서는 콜업을 해도 문제가 없는 성적인데, 문제는 최지만이 있는 구단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역사와 전통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양키스라는 사실이다. 30개 구단 중 월드 챔피언을 가장 많이 차지한 팀이며 주전 라인 업에 있어서도 한때 초호화 멤버들로 꾸렸던 시절도 있었다.

게다가 최지만은 양키스의 40인 로스터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40인 로스터는 비록 마이너리그 경기에 출전하더라도 메이저리그 신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보호선수 명단이라 콜업 우선권이 있는데, 최지만은 그 우선권에서는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양키스는 올 시즌도 포스트 시즌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보스턴 레드삭스에 4경기 반 차 뒤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이지만 와일드 카드 레이스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어 포스트 시즌 진출이 유력한 상태다.

이렇게 될 경우 양키스의 결정은 둘 중 하나다. 현재 전력으로 계속해서 포스트 시즌에 도전하거나 예비 전력 보강 차원에서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콜업하여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해 줄 수도 있다. 다만 이 콜업 전력도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들이 우선권이 있다.

현재 양키스 1루수는 그렉 버드와 체이스 헤들리 등이 맡고 있다. 버드는 25경기 타율 0.154를 기록하고 있고, 헤들리는 123경기 9홈런 5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타율 0.273). 성적만 놓고 보면 최지만을 40인 로스터에 넣고 다른 선수를 40인 로스터에서 빼야 하는데 양키스가 어떤 선수를 대상자로 선택할 것인지 알 수 없다.

7월에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이 확정된 선발투수 마이클 피네다처럼 장기 부상 선수를 60일 부상자 명단에 등록하는 방법도 있다. 60일 부상자 명단에 있는 선수들은 40인 로스터에 포함하지 않고도 메이저리그 신분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포스트 시즌에라도 복귀가 불투명한 선수들은 60일 부상자 명단으로 옮기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

다만 양키스에서 최지만을 활용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40인 로스터에서 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일단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최지만은 팀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콜업을 받아서 9월에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면 향후 개인 진로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직 콜업 소식 없는 박병호, 올해 다시 볼 수 있을까

미소 짓는 박병호 메이저리그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지난 9월 2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8월 오른손 중지 수술을 받아 시즌을 마감했다. 비시즌 기간에 한국에서 훈련과 휴식을 취하며 몸을 만들어 내년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계획이다.

▲ 미소 짓는 박병호 메이저리그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지난 9월 2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8월 오른손 중지 수술을 받아 시즌을 마감했다. 비시즌 기간에 한국에서 훈련과 휴식을 취하며 몸을 만들어 내년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계획이다. ⓒ 연합뉴스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A 팀인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뛰고 있는 박병호는 올해 아직까지 메이저리그 경기 기록이 없다. 마지막 출전은 지난 해 여름이었으며 마이너리그 옵션이 적용된 이후 부름을 받은 적이 없다.

사실 지난 해에는 마이너리그 옵션이 적용된 계기 중 하나가 타격을 하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손목 통증이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팀과 상의 끝에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이후 팀에서는 박병호가 조기 귀국하여 한국에서 재활 치료를 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겨울 FA 시장을 통해 전력 보강을 하는 과정에서 박병호는 지명 양도(Designed for Assignment)되어 40인 로스터에서 빠졌다. 결국 스프링 캠프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했지만 끝내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으며 40인 로스터에 들지도 못했다.

이 때문에 우선 콜업 순위에서 밀린 박병호는 다른 선수들이 콜업되는 동안 부름을 받지 못하고 묵묵히 트리플A에서 뛰었다. 개막 때에는 투수를 13명으로 시작한다는 명목 하에 자리에서 밀렸고, 이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기회가 멀어지기도 했다.

이후 박병호는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후반기에 3할 대 타율을 보이면서 지나치게 아웃이 많았던 점도 개선되었다. 트윈스는 지명타자 렉스 그로스먼이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으며, 케니스 바르가스 역시 마이너리그 옵션을 다 써가는데 성적이 신통치 않아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

트윈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6경기 반 차 뒤진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를 마크하고 있으며, 와일드 카드 레이스에서는 양키스에 1경기 뒤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와일드 카드 3위 LA 에인절스와 1경기 반 차를 보이고 있는데, 시즌이 끝날 때까지 2위 자리를 사수하면 포스트 시즌 진출이 가능하다.

포스트 시즌 도전을 위해서 트윈스는 취약 자리 보강을 위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박병호도 지난 해에 한 차례 마이너리그 옵션이 적용되었고, 언젠가 3번을 모두 소진하게 되면 마이너리그로 내려야 할 때 25인 로스터에 남겨둘 수가 없다.

장기적인 계획을 놓고 봤을 때 올해 콜업을 하지 않으면 옵션 소진 기회를 한 차례 미룰 수 있겠지만, 현재 트윈스의 구단 프런트는 박병호를 영입했던 그 사람들이 아니다. 지난 해 박병호를 영입했을 시점에 있었던 구단의 주요 인물들 중 현재 남아있는 사람은 폴 몰리터 감독 밖에 없다.

성적 뿐만 아니라 구단 사정까지 고려해야 하는 확장 로스터 관리

사실 확장 로스터 관리는 선수 개인의 성적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구단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의 사정들이 고려되어 확장 로스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상위권 팀들은 포스트 시즌에 대비한 전력 점검 차원에서 주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있는 선수들을 복귀시켜 컨디션 점검의 기회를 주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확장 로스터 시기가 되더라도 마이너리그에 있는 선수들을 당장 콜업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메이저리그가 포스트 시즌이 있듯이 마이너리그도 지역에 따라 리그가 나뉘어 있고, 이에 따른 포스트 시즌이 9월에 열린다. 구단 산하 마이너리그 팀들 중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팀이 있으면 콜업하고 싶은 선수를 즉시 부르지 못할 수도 있다.

최대 40인까지 로스터를 확장할 수 있지만, 이 규정이 무조건 40명의 선수를 꽉 채워서 팀을 운영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각 팀의 재량에 따라 마이너리그나 부상자 명단 선수들 중 15명을 불러서 40명을 채워도 되고 굳이 꼭 채우지 않아도 된다. 굳이 메이저리그까지 불러 올려서 기량을 점검하고 싶은 선수가 없을 경우 팀에서는 굳이 로스터를 40명까지 채우지 않는다.

상위권 팀의 경우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게 되면 40명 중에서 선수들을 또 골라내야 한다. 포스트 시즌에는 정규 시즌과 마찬가지로 25명만 데리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를 포스트 시즌에 데려가는 경우는 많지만 마이너리그 특급 유망주를 포스트 시즌에 데려가는 모험을 하는 팀은 거의 없다.

마이너리그 옵션의 경우 한 번 콜업하면 그 시즌에 몇 번이고 불러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데, 그 한 시즌을 마이너리그 옵션 소진 1회로 본다. 팀에서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유망주들의 경우 부상 선수의 자리를 메우는 콜업과 달리 계획적인 콜업을 하는 이유가 마이너리그 옵션이 총 3번의 시즌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확장 로스터 시기라고 무조건 콜업을 하지는 않는다.

박병호와 최지만 그리고 황재균의 경우는 3명 모두 팀에서 드래프트로 지명하여 장기적으로 키우는 유망주와는 다른 선수들이다. 최지만과 황재균의 콜업도 부상으로 공백이 생겼을 경우 이뤄졌던 경우가 많았다.

박병호의 경우 트윈스와 다년 계약으로 묶여 있다. 그런데 올 시즌 팀의 구상에서도 빠져 있었고, 그러한 구단의 생각을 바꿀 만한 성적이라고 보기에도 부족했다. 로비 그로스먼과 미겔 사노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을 때 박병호가 아니라 잭 그라니트, 미치 가버 등이 우선 콜업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팬들의 입장에서는 3명의 선수를 모두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보고 싶은 소망이 클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들어가기 위한 문은 너무나 좁다. 그 문을 들어가기 위해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구단이 생각하고 있는 플랜에 들어가야 기회를 충분히 보장 받을 수 있다.

황재균은 9월 1일 부로 지명 양도 공시되어 현실적으로 올해 더 이상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다시 보기 힘들어졌다. 과연 박병호와, 최지만은 9월 확장 로스터 시기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까? 마이너리그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그들의 운명은 각 구단의 결정에 따라 달렸다.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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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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