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수성이 위태롭던 KIA 타이거즈가 주초 2연승으로 한숨을 돌렸다.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1로 승리해 이날 패한 2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2.5경기차로 벌렸다.

이날 경기 KIA의 마운드 운영은 변칙적이었다. 선발 투수로는 불펜 요원인 심동섭이 2012년 이후 1929일 만에 등판했다. 그는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심동섭은 25일 대전 한화전과 26일 마산 NC전에 연투한 뒤 3일을 쉬고 선발 등판했기에 사실 정상적인 일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김윤동이었다. KIA가 3-0으로 앞선 7회말 무사 1, 2루 위기에서 김윤동이 등판했다. 그는 8회말이 종료될 때까지 실점을 하지 않고 호투를 이어갔다.

9회초 종료 시점까지 KIA는 5-0으로 넉넉하게 앞섰고 김윤동은 8회말까지 24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전날 등판했었고 31일부터 2위 두산과의 2연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교체가 예상됐다. 

하지만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윤동은 3피안타 1볼넷으로 1실점했다. 무사 1루에서 이어지누 강한울의 중전 안타 때 1루 주자 이원석을 3루에서 아웃 처리하지 못했다면 승패의 향방은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김윤동은 경기를 종료시키며 시즌 11번째 세이브를 거뒀지만 9회말에만 32개의 공을 던졌다. 이날 경기에서 그는 무려 3이닝 동안 56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김윤동은 29일 대구 삼성전에도 등판했었다. 8회말 시작과 함께 등판했지만 0.1이닝 동안 1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김윤동은 삼성과의 주초 2연전에서 연투하면서 도합 3.1이닝 75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 KIA 김윤동 최근 4경기 등판 일지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지난 주말에도 김윤동은 연투하며 많은 공을 던졌다.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는 3-3 동점이던 8회말 2사 1루에서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8회말 실점을 막고 9회초 공격에서 승부를 내고자하는 의도의 투입이었다.

하지만 김윤동은 등판 직후 이용규에 볼넷, 오선진에 3점 홈런을 허용했다. 동점의 균형이 무너지며 3-6으로 벌어졌고 KIA는 그대로 무릎을 꿇어 6연패에 빠졌다. 이날 김윤동은 0.1이닝 동안 15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다음날인 26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 김윤동은 또 다시 등판했다. KIA가 3-1로 앞선 3회말 1사 만루를 만들어 놓고 선발 임기준이 조기 강판되자 김윤동이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그는 만루 위기를 극복하며 3회말을 종료시킨 뒤 5회말까지 던졌다.

김윤동은 2.2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지만 불펜 투수로는 부담스러운 44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이날 KIA는 8-7로 신승하며 6연패에서 탈출했다. 

25일과 26일 연이틀 등판한 김윤동은 합계 3이닝 59구를 던졌다. 25일부터 30일까지로 범위를 한정하면 김윤동은 최근 6일간 이틀 연투 두 번으로 4경기에 등판해 도합 6.1이닝에 무려 134개 투구 수를 기록했다. 혹사가 우려되는 투구수다.

김윤동의 경우 긴 휴식 후 등판 시 부진한 경우가 잦고 연투 시 좋은 피칭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투수인만큼 필승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출장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지금처럼 1경기에서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게 하고 긴 휴식을 주는 방식은 효율적인 기용이라 보기 어렵다.


KIA는 최근 10경기에서 3승 7패 승률 0.300에 그치며 선두를 위협받고 있다. KIA 김기태 감독은 2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반응과 달리 최근 김윤동 기용을 포함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마운드 운용을 보면 쫓기는 팀의 당혹감과 초조감이 여실히 전달된다. 잔여 기간 동안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기 위해서는 현재 가용 전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최적의 기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동행 야구'다.

(관련 기사: '위기자초' 김기태 야구, KIA 우승의 최대 걸림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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