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우승이 유력시되던 KIA 타이거즈가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2위 두산 베어스에 1.5경기차로 쫓기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KIA가 3승 7패 승률 0.300로 주춤한 사이 두산이 8승 1무 1패 승률 0.889로 승차를 급격히 줄였다.

지난 주 KIA는 5경기에서 1승 4패에 그쳤다. 특히 믿었던 에이스 양현종이 주 2회 등판해 전패한 것이 뼈아팠다.

22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양현종은 5.1이닝 9피안타 2사사구 4실점(3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패스트볼 구속이 143km/h 전후에 그친 가운데 변화구의 비중을 늘렸지만 피안타가 많았다.

이날 양현종은 리그 최고 투수답지 않은 모습도 보였다. KIA가 0-2로 뒤진 5회 초 무사 1, 2루에서 손아섭의 번트 타구를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이어 최준석을 초구에 짧은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주자들을 묶었지만 1사 후 이대호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 밀어내기로 실점했다. 상대 4번 타자와의 대결에서 에이스가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밀어내기를 허용한 장면은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6회초에도 1사를 잡는 동안 2개의 2루타를 허용해 4점째를 빼앗긴 양현종은 마운드를 내려왔다. 4회초부터 7회초까지 4이닝 연속 실점으로 경기 운영도 좋지 않았다. KIA는 경기 후반 3점을 추격했지만 양현종의 4실점을 만회하지 못해 3-4로 무릎을 꿇었다.

양현종은 27일 NC 다이노스전에도 선발 등판했다. 4일 휴식 후 등판이었지만 패스트볼 구속이 146km/h에 달해 전력투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6회말까지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고 KIA는 4-2로 리드했다. 모처럼 팀 2연승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7회말 2사 후 양현종이 3연속 피안타와 폭투를 묶어 2실점해 4-4 동점이 되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김성욱의 땅볼 타구가 3루수 이범호의 정면으로 향했다.

동점으로 이닝 종료를 예감한 순간 타구는 이범호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 외야로 흘러나갔다. 2루 주자 박민우가 득점해 4-5로 역전되었다. KIA는 끝내 재역전에 실패했고 이날 117구를 던지며 승리가 목전이던 양현종은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 KIA 양현종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올 시즌 양현종은 17승 5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 중이며 다승 단독 1위에 올라있다. 3승만 추가하면 대망의 2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KBO리그 사상 마지막 국내 좌완 20승 투수는 1995년 20승 5패를 거둔 이상훈(LG)이다. 양현종이 20승을 달성할 경우 22년 만에 국내 좌완 20승 투수가 탄생하게 된다.

아울러 1999년 20승 7패를 기록한 정민태(현대) 이후 양현종은 21세기 사상 첫 국내 투수 20승에 올라서게 된다. 양현종의 정규 시즌 MVP 획득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다. 

양현종의 시즌 막판 승수 쌓기가 중요한 이유는 KIA의 정규 시즌 우승 때문이다. KIA는 115경기를 치러 29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2위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당연하지만 많이 이기는 수 밖에 없다. 양현종은 향후 5-6회 정도의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데 그 가운데 3승 이상을 거둬야만 20승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시즌 막판 KIA의 순위 싸움이 어려워져 양현종의 등판 간격이 좁혀질 경우 20승 달성 여부는 둘째 치고 체력 저하로 포스트시즌에서 제 모습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과연 양현종은 개인 첫 20승과 KIA의 정규 시즌 우승,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그의 어깨에 많은 것이 달려있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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