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나타난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시즌 리그 평균 팀 타율은 .286(2할8푼6리)로 2016년(.290, 2할9푼), 2014년(.289, 2할8푼9리)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그런 와중에도 올시즌 영건 투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10승째를 달성한 박세웅(롯데)을 비롯해 장현식(NC), 함덕주(두산), 임기영(KIA) 등 예년보다 많은 영건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내고 있다.

 박세웅, 장현식, 함덕주. 젊은 투수들 가운데서도 최근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박세웅, 장현식, 함덕주. 젊은 투수들 가운데서도 최근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타고투저 현상에도 자신의 기량 맘껏 펼치는 영건 투수들

선두 KIA부터 최하위 kt까지 영건 투수들의 활약이 반갑지 않은 팀은 단 한 팀도 없을 것이다. 외국인 투수, 에이스급 투수의 활약 못지않게 각 팀들이 바라는 것은 영건 투수들의 호투이다.

선두 KIA에서는 단연 임기영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올시즌 18경기에 등판해 7승 5패 ERA 3.27을 기록하고 있고, 팀의 4선발 고민을 해결했다. 후반기 4경기에서 3패를 기록하며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KIA가 믿고 있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두산과 NC에서도 영건 투수들의 활약이 빛난다. 2위 두산의 경우 함덕주, 김명신이 눈에 띈다. 특히 함덕주는 올시즌 5선발로 투입되면서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고 특히 후반기에는 5경기 동안 4승 ERA 3.08을 기록해 2~3선발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산과 순위를 맞바꾼 NC에선 장현식과 이민호 두 우완 투수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장현식의 호투는 선발진에게 큰 힘이 된다. 올시즌 23경기 95이닝 7승 6패 ERA 4.55를 기록, 최근 등판이었던 13일 두산전에서는 8.1이닝 2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가을야구를 바라보는 NC에게 장현식의 호투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중위권 경쟁이 한창인 팀들도 젊은 투수들의 호투가 반갑다. LG는 김대현, 넥센은 최원태와 김성민, SK는 김주한이 대표적인 투수들이다. 중위권 팀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롯데도 선발 박세웅과 김원중을 비롯해 불펜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는 박진형, 김유영 등 연일 젊은 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 삼성, kt 세 팀도 마찬가지이다. 한화에서는 좌완 김범수와 이충호가 경험을 쌓고 있고, 장필준, 최충연, 최지광, 김승현 등 젊은 우완 투수들이 사자군단의 미래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손꼽힌다. '마무리' 김재윤을 비롯해 류희운, 엄상백, 정성곤, 주권 등이 공을 뿌리는 kt의 투수들도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준비에 있어서도 영건 투수들 활약은 반가울 따름

올시즌이 끝난다고 2017년의 야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이 기다리고 있다. 영건 투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조건이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차 이하'이기 때문이다.

영건 투수들의 활약은 기술위원회나 선동열 대표팀 감독에게 호재이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안정된 선발진을 꾸리는 것이 필요한데, 4~5선발을 꾸릴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다. WBC를 비롯한 국제대회에 나간 경험이 있는 투수들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아무리 KBO리그에서 호투를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국제 대회에서의 활약까지 보장할 순 없다. 선동열 감독도 여전히 마운드 구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일 코칭스태프 선임이 끝났고, 오는 28일 42인 예비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28인 최종 엔트리를 완성해 대회에 출전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대회인 만큼 뚜렷한 성과가 나와야 한다. 특히 올해 3월에 열린 WBC에서 한계를 드러낸 마운드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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