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이 프랑스에서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영입했다. 아스널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올림피크 리옹에서 활약했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26)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진은 라카제트가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 2017.7.6 [아스널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이 프랑스에서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영입했다. 아스널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올림피크 리옹에서 활약했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26)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진은 라카제트가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 2017.7.6 [아스널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이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를 영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아스널은 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올림피크 리옹 소속이던 라카제트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인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아스널은 라카제트의 이적료로 5260만 파운드(약 785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3년 메수트 외질을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영입하면서 지불한 4240만 파운드(약 632억 원)을 뛰어넘는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가 된다.

아스널의 이번 이적시장에서 라카제트의 영입은 여러 가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아스널은 지난 수년간 리그 우승을 위해서 유럽 정상급 스트라이커를 영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아스널은 티에리 앙리라는 걸출한 월드클래스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던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구가했다. 앙리는 아스널에서 총 228골(리그 175골)을 넣으며 지금도 깨지지않은 아스널 역사상 최다득점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앙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아스널도 EPL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이후 로빈 판 페르시가 아스널 출신 득점왕의 계보를 이었지만 잦은 부상으로 전성기가 짧았다. 판 페르시는 아스널에서의 오랜 무관에 염증을 느끼고 맨유로 이적하면서 결말은 좋지 않았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올리비에 지루, 알렉시스 산체스, 대니 웰벡 등 여러 공격수 자원이 있었지만 골결정력에 대한 아쉬움을 완전히 지우기에는 2% 부족했다.

'제 2의 앙리'로 기대를 모으는 라카제트는 아스널이 오랜만에 영입한 대형 공격수 자원이다. 프랑스 리그 올랭피크 리옹에서 275경기에 출전해 129골을 기록했고 특히 지난 시즌에는 28골을 뽑아내며 한 시즌 개인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 슈팅 대비 득점 성공률은 무려 35.9%로 이는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통틀어서도 최상위권의 기록이었다. 명실상부한 프랑스리그 최고의 공격수라고 할만한 성적이다. 원톱은 물론 4-2-3-1에서 2선 공격수로도 어떤 자리에서든 뛸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또한 라카제트는 아스널 특유의 '프렌치 커넥션'을 보여주는 영입이기도 하다. 프랑스인인 아르센 벵거 감독이 부임한 이후 아스널은 유독 프랑스 국적이나 프랑스 리그 출신 선수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스널-벵거 명예회복, 라카제트가 '해결책' 될까

아스널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앙리를  필두로, 파트리크 비에이라, 로버트 피레스, 실뱅 윌토르, 가엘 클리시, 미티유 플라미니, 프랑시스 코클랭, 올리비에 지루, 로랑 코시엘니, 마티유 드뷔시 등이 모두 아스널을 거쳐갔거나 지금도 건재한 프란치 커넥션의 일원들이다. 비록 성공사례는 아니지만 박주영도 프랑스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한때 아스널에 입단할 수 있었을 만큼 프랑스 출신에 대한 벵거의 선호도는 매우 높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FA컵 우승으로 체면을 세웠지만 정작 리그에서는 챔피언스리그 티켓조차 확보하는데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교체설이 끊이지 않았던 벵거 감독은 일부 팬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구단의 재신임을 받아 다시 한번 계약을 연장했다. 하지만 외질, 산체스 등 핵심 선수들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며 다음 시즌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었다. 아스널은 라카제트의 영입과 과감한 투자로 전력 보강에 대한 일부의 우려를 다소나마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적설이 거론되는 산체스와 지루의 공백을 대비한 보험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라카제트의 영입으로 입지가 가장 미묘해진 것은 지루다. 라카제트와 지루는 프랑스 국가대표 선후배간이기도 하다. 대표팀에서는 현재 지루가 주전급이고 라카제트가 백업에 가깝지만 다음 시즌 아스널에서는 상황이 역전되어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라카제트가 주전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지루는 이미 지난 시즌 산체스와의 주전경쟁에서 밀려 출전시간이 줄어드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라카제트까지 영입되면서 지루의 입지가 더 불안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현지에서는 지루의 이적설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으며 에버턴, 웨스트햄은 물론이고 모국인 프랑스 리그 복귀설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아스널로서도 산체스와 외질의 재계약에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지루마저 놓치게 된다면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지루가 비록 폭발력과 스피드가 부족하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의 포스트플레이와 제공권 능력을 대체할만 한 선수가 없는 실정이다. 중요한 순간 교체로 들어가 한 방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데도 지루만한 카드가 없었다.

프로필상 공식신장 175cm, 73kg의 라카제트는 사실 체격적인 면에서는 고전적인 의미의 원톱 공격수에 어울리는 선수는 아니다. 몸싸움에 약한 선수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프랑스리그보다 더 치열한 EPL 수비수들의 거친 수비와 견제에 적응할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하는데다 제공권에서는 확실한 한계가 있다. 물론 세르히오 아게로(맨시티)처럼 단신형 원톱 공격수로도 EPL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활약을 보인 경우는 찾기 드물다.

다음 시즌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는 아스널과 벵거 감독에게 있어서 라카제트의 활약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카제트를 받쳐줄 수 있는 기존 자원들과의 재계약이나 추가 영입 여부도 더 지켜봐야 한다. 라카제트는 과연 벵거 감독의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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