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산 타선은 올해 KIA 타선 못지 않게 무서웠지만 올 시즌 두산 타선의 위력은 지난해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 요인 중 하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오재일의 부진이다.

올 시즌 초반 오재일은 1할대 타율에 머무르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선구안도 좋지 않았고 오재일 특유의 한방도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오재일의 활약이 '반짝'에 그쳤을 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랬던 오재일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최근 10경기에서 .415(4할1푼5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지난해의 위용을 다시 되찾으려고 한다. 오재일이 살아나면서 승패와 관계없이 두산 타선의 흐름도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오재일이 살아나면서 타선의 흐름도 좋아졌다.

오재일이 살아나면서 타선의 흐름도 좋아졌다. ⓒ 두산 베어스


최근 10G 안타 17개 중 장타만 9개, 오재일의 장타력이 살아났다

지난해 27개의 홈런을 때리며 어마어마한 힘을 과시했던 오재일은 조용하게 올 시즌을 시작했다. 4월까지 단 한 개의 홈런에 그쳤고, 타율은 .195(1할9푼5리)였다. 5월 16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때렸으나 .224(2할2푼4리)의 타율로 여전히 타격감은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시기였다. 그러나 6월 중순을 기점으로 오재일의 위력이 발휘됐다.

지난 6월 13일 LG전에서 안타를 기록한 오재일은 그 이후 거의 경기마다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유지했다. 이날 이후 오재일은 총 9번의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2할 초반에 머물렀던 타율을 2할 중반까지 끌어올렸고, 7월에 접어들면서 2할7푼대까지 진입했다.

지난 7일 NC전에서는 홈런 한 개를 포함해 3안타를 때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팀 내 또 한 명의 좌타 거포인 김재환도 연타석 홈런포를 터뜨리는 등 좌타 거포들의 활약 속에 값진 승리를 거뒀다. 이 날 승리로 3연승을 기록한 두산은 6위 LG와의 승차를 1.5경기 차로 벌렸고, 4위 넥센과의 승차를 1경기 차로 유지했다.

오재일의 활약이 더욱 가치있는 것은, 시기적으로 팀 타선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민병헌과 양의지가 빠지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줄어들었고, 백업 선수들이 이들의 공백을 100% 메울 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기존에 타선에서 힘을 보태던 주전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6월 중순 이전까지 부진했던 오재일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타선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오재일이 기록한 안타 개수는 17개로, 흥미로운 것은 이 중 9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라는 점이다. 홈런은 2개뿐이었지만 2루타가 무려 7개였다. 2루타가 많다는 것은 장타력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굳이 많은 홈런이 아니더라도 2루타 이상의 장타도 오재일에겐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주축 타자들이 빠진 상황에서 오재일의 한방은 매우 중요하다.

주축 타자들이 빠진 상황에서 오재일의 한방은 매우 중요하다. ⓒ 두산 베어스


지난해와 정반대의 페이스, 7월에 제대로 터뜨릴까

지난해와 올해 오재일은 정반대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월까지 21경기 동안 .394(3할9푼4리)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연일 맹타를 몰아쳤던 오재일의 방망이가 살짝 식었다.

5월(.327, 3할2푼7리), 6월(.308, 3할8리), 7월(.267, 2할6푼7리) 총 세 달간 타율에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줬고, 옆구리 부상까지 겹쳐 6월 한 달간 4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타격감도 떨어졌고 몸상태도 완전하지 않았다.

올해는 다르다. 1할대의 타율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타율을 끌어올렸고, 7월 4경기에서 17타수 8안타(1홈런) 타율 .471(4할7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타격감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오재일의 볼넷 비율은 10.6%로 재작년(13.2%)나 작년(14.1%)에 비해선 낮지만 삼진 비율도 15.5%로 이전 두 시즌에 비해 낮다. 전년도(16%)와 비슷한 수치이다. 이제 막 시즌 중반에 다다랐고 오재일이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다.

지난해 3번~7번 타순을 오갔던 오재일은 올해 5번~8번을 오가며 고정된 타순 없이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타순을 가리지 않고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선수, 후반기 두산 타선의 키를 쥐고 있는 타자는 오재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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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프로야구 KBO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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