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파이터 삼남매가 17일 싱가포르에서 동반 승리에 도전한다.

UFC 웰터급의 김동현, 밴텁급의 곽관호, 여성 밴텀급의 김지연은 오는 17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UFN 111대회에 나란히 출전한다. 한국인 파이터 3명이 같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지난 2015년11월 UFC 서울대회 이후 1년 7개월 만이고 해외 무대로 범위를 좁히면 2013년 3월 UFC 일본대회 이후 4년 3개월 만이다.

코리안 파이터의 맏형 김동현은 싱가포르 대회에서 승리를 챙기면 UFC 통산 14승으로 일본의 오카미 유신을 넘어 아시아인 최다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해 11월 UFC 데뷔전에서 패한 곽관호는 옥타곤 첫 승에 도전하고 여성 파이터 김지연은 옥타곤 데뷔전을 치른다. 세 선수 모두 승리를 해야 하는 명분은 충분한 셈이다.

겁없는 신예 상대로 아시아 최다승에 도전하는 스턴건

 김동현이 싱가포르 대회에서 승리하면 UFC에서만 14승을 기록하게 된다.

김동현이 싱가포르 대회에서 승리하면 UFC에서만 14승을 기록하게 된다. ⓒ UFC.com


김동현은 국내에 UFC라는 단체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지난 2008년부터 UFC에서 활동했다. 연패를 당하거나 경기 내용이 지루한 파이터는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도 냉정하게 퇴출시켜 버리는 UFC에서 김동현은 햇수로 10년째 활동하고 있다. 그 점 만으로도 파이터로서 김동현의 가치와 업적은 한국 종합 격투기 역사상 단연 최고로 꼽아도 부족하지 않다.

김동현은 타이틀 전선의 문턱에서 카를로스 콘딧, 데미안 마이아, 타이론 우들리 같은 강자들의 벽에 번번이 막히긴 했지만 수 년 동안 UFC에서 가장 치열하다는 웰터급에서 상위 랭킹을 유지해 왔다. 오히려 김동현을 제물 삼아 타이틀 전선에 뛰어들려 했던 많은 파이터들이 김동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한 바 있다. 네이트 디아즈, 에릭 실바, 존 해서웨이, 타렉 사피딘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번 싱가포르 대회에서 또 한 명의 젊은 파이터가 김동현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11승1패의 준수한 전적을 자랑하는 콜비 코빙턴이다. 레슬링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미국 국적의 코빙턴은 현 UFC 웰터급 챔피언 우들리를 비롯해 미들급의 요엘 로메로, 라이트 헤비급의 글로버 테세이라 등이 소속된 명문 아메리칸 탑팀 소속이다. 최근 3연승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 웰터급 랭킹에는 들어오지 못했다.

코빙턴은 그 동안 김동현이 UFC에서 쌓아온 경력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승리할 거라 호언 장담하고 있다. 이미 많은 파이터들에게 절망을 안겨 주었던 김동현의 뛰어난 그래플링이 자신에게는 통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현지 도박사들도 지난해 12월 사피딘전에서 고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를 따낸 김동현보다는 3연승 행진 중인 코빙턴의 승리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김동현은 지금까지 격투기 데뷔 후 단 한 번도 자신보다 랭킹이 낮은 선수와 격돌해 패한 적이 없다. 패기를 앞세워 달려드는 젊은 파이터를 상대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오카미 유신을 넘어 아시아 UFC 파이터 최다승에 도전하는 김동현이 코빙턴의 기세와 자신감을 한낱 꿈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곽관호-김지연, 나란히 옥타곤 데뷔 첫 승 도전

 옥타곤 데뷔 첫 승을 노리는 곽관호(왼쪽)에게 4연패 중인 러셀 돈은 매우 적당한 상대다.

옥타곤 데뷔 첫 승을 노리는 곽관호(왼쪽)에게 4연패 중인 러셀 돈은 매우 적당한 상대다. ⓒ UFC.com


국내 단체 TFC와 괌의 격투 단체 PXC에서 밴텀급 챔피언을 지낸 곽관호는 지난해 11월 UFC에 진출했다. 하지만 중소단체 두 곳을 석권하며 패배를 모르고 질주하던 곽관호는 UFN99대회에서 브렛 존슨에게 만장일치 판정으로 패했다. 격투기 데뷔 후 곽관호가 당한 첫 번째 패배였다. 9전 전승 6KO에 빛나는 타격가 곽관호도 UFC 레벨의 레슬링과 그래플링 앞에서는 경험부족을 드러냈다.

UFC 데뷔전 패배 후 와신상담하던 곽관호는 이번 싱가포르 대회에서 옥타곤에서의 첫 승을 위한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었다. 상대는 하와이 출신 파이터 러셀 던. 하와이의 여러 중소 단체에서 챔피언을 지낸 21전 경력의 던은 지난 2014년부터 UFC에서 활동했다. UFC 진출 후 2연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4연패의 늪에 빠지며 UFC 레벨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곽관호에게 최근 4연패에 빠진 던은 옥타곤 첫 승의 제물로 삼기에 더 없이 좋은 상대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곽관호가 던조차 꺾지 못한다면 앞으로 UFC 잔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단 승리를 가장 우선시 해야겠지만 이왕이면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현지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김지연은 함서희, 전찬미에 이어 세 번째로 옥타곤에 오르는 한국인 여성 파이터다. 중학교 시절 격투기에 입문했다가 복싱으로 전향해 PABA 슈퍼 페더급 동양 챔피언까지 오른 김지연은 2011년 종합 격투기로 돌아와 6년 만에 UFC 입성에 성공했다. UFC에 진출하기 전에는 딥 쥬얼스 밴텀급과 글래디에이터 패더급 챔피언을 지냈다. 복싱 동양 챔피언 출신답게 뛰어난 타격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김지연의 옥타곤 데뷔전 상대는 체코의 루치에 푸딜로바. 6승2패의 전적을 가진 푸딜로바는 지난 3월 UFC에 데뷔해 스웨덴의 리나 랜스버그에게 만장일치 판정으로 패한 바 있다. 6승2무의 전적을 가진 김지연이 전혀 주눅들 필요가 없는 상대라는 뜻이다. 무패의 전적으로 UFC에 진출하게 된 김지연이 UFC 여성 체급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밴텀급에서 승전보를 올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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